박현철 회계사 – 노후 대책으로 은퇴 이민 어떨까?

한달 노후 생활비 얼마쯤 필요할까요. 사는 곳이 어디냐 그리고 씀씀이가 어떠냐, 이런 것들에 따라서 다 다르겠지요. 하지만 한국에선 200만원에서 300만원 그리고 미국이라면 한 5천달러 쯤 있어야 될 거다 이렇게 보는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들어오는 돈이 이만큼 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출 항목에서 줄일 수 있는건 없을까 아마 그걸 제일 먼저 살펴 봐야할 겁니다. 하지만 줄인다 이게 말은 쉽지만 실제론 줄이기 어려운 비용들도 있습니다. 의식주와 관련된 비용, 특히 주거비가 그런 비용일 것 같습니다.

모기지다 렌트다 해서 대부분 fixed 되어 있는게 현실이니까요. 어쨌든 주거비로 1800 달러 쯤 쓰는게 미국 실정이라고 합니다. 생활비의 1/3 이상을 주거비가 차지한다 그런 얘기죠. 그래서 돈 걱정 않고 노후 생활을 즐기고 싶다 그러면 이 주거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걸 제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어떻게 해야 주거비를 줄일 수 있을까요. 모기지가 아직 남았다 그러면 그걸 갚아 버리는 방법이 있겠죠. 하지만 이건 여분의 돈이 있을 때만 가능한 얘기고 그런 여유가 없다 그럴 땐 집 사이즈를 줄이거나 아니면 집 값이 싼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는 수 밖에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꼭 살고 있는 나라 안에서만 집 값이 싼 지역을 찾아야 하는건 아닐 겁니다. 외국도 고려해 볼 만 합니다. 기후가 따뜻하고 물가도 싸고 무엇보다도 affordable 한 housing 옵션이 가능한 나라들이라면 검토해 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백인들은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 그리고 중남미 국가 중에선 파나마, 코스타리카, 에쿠아도르 같은 나라들을 선호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동양인들은 아시아 쪽, 예컨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선 멀지만 한국과 가깝다는 장점도 있고 음식이나 문화도 낯설지 않은데다가 인종 차별 이런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런 나라들이라고 해서 물론 어느 곳이나 다 생활비가 엇비슷한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과 지방 도시 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 처럼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도시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태국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태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 방콕이죠. 그 다음 두번 째로 큰 도시는

치앙마이란 곳이고요. 그런데 이 두 도시의 규모나 물가 수준이 엄청나게 차이가 있습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

방콕의 렌트비는 치앙마이보다 배 이상 그리고 렌트를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수준 이건 40% 이상 높다고 합니다. 이건 제가 주관적으로 판단한게 아니라 Numbeo 라고 전세계 생활 물가지수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는 곳이죠. 여기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겁니다.

그래서 비교를 시작한 김에 이 Numbeo 의 데이타를 가지고 LA 와 방콕 그리고 LA 와 치앙마이의 물가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그것도 한번 살펴 봤습니다. LA 에서 월 6,600 달러 정도의 생활비를 쓰는 사람이 태국에서 비슷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얼마 정도의 돈이 필요할까요.

방콕에선 $3.065 정도, 치앙마이라면 $2,081 정도면 비슷한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나오네요. 월 6,600 달러를 가지고 LA 에서 누릴 수 있던 삶을 태국에선 1/3 또는 절반 정도만 갖고도 가능하다 그런 얘기죠.

그러나 이건 단순히 숫자만 보고 하는 얘기만은 아닙니다. 방콕과 치앙마이에서 한달 살기를 서너 번 직접 해보면서 내린 결론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건 저의 개인적 경험입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다 적용할 수 있는 얘기다 그럴 순 없겠죠.

그리고 미국 생활비의 1/3 아니면 절반 정도의 돈을 갖고 비슷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태국 밖에는 없다 그런 얘기도 아닙니다. 물가나 인건비는 태국 외에도 필리핀이나 베트남 아니면 말레이시아 이런 곳에서도 다 낮으니까요.

그래서 숫자만 갖고 판단하는 대신 직접 이런 나라들을 방문해서 정말 살 만한지 스스로 검증해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 설고 낯선 땅에서 노후를 보내겠다면 생활비 말고도 살펴봐야 할 게 많이 있지 않겠습니까? 예컨대 치안 문제는 어떤지, 덥다 덥다 그러는데 과연 견딜 만한 건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자 문제와 헬스케어 시스템은 어떤지 이런 것들이겠죠.

그리고 동남아나 중남미 국가 중에선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를 허락하지 않거나 여러가지 제한을 두는 곳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부동산을 구입한 후 거기서 살 생각이다 이렇게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문제도 잊지 말고 살펴 보셔야 합니다.

어쨌든 은퇴를 외국에서 할 생각이 있다 그럴 땐 적어도 두서너 달은 그곳에서 직접 살아 보면서

경험을 해 본 다음 결정하는게 좋을 것이다 이렇게 어드바이스를 드리는 걸로 오늘 칼럼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출처] 노후 대책으로 은퇴 이민 어떨까?|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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