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회계사 – 9.62% 이자 주는 I Bonds 로 인플레 이겨볼까?

인플레이션, 작년 봄까지만 해도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던 문제였습니다. 연 2% 정도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8% 대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그건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골치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인플레가 이렇게 심할 때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요. 아마 금리 올리는 걸 제일 먼저 하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투자나 소비를 줄여서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볼 테니까요. 미국 연준도 당연히 이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는 걸 시작으로 5월에는 0.5% 포인트 그리고 다시 지난6월 15일엔 0.75% 포인트나 올리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1.5% 포인트나 인상시킨 거죠.

이렇게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아주 난감한 입장에 빠지게 되고 맙니다.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어진다는 뜻이니까요.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늘어날 테니까 투자를 줄이려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주식 값은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채권 쪽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에 대한 수요는 줄어 들 수 밖엔 없습니다. 새로 나오는 채권을 사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낮은 이자를 주는 이미 발행된 채권을 사려고 하겠습니까. 당연히 채권 값은 떨어지겠죠.

부동산이라고 해서 금리 인상에서 자유로운건 아닙니다. 부동산을 살 땐 돈을 빌려서 사는게 대부분인데 금리가 오른다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늘어난다, 그 결과 부동산 투자를 꺼리게 될 거고 값 또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뜻이 되겠죠.

주식은 물론 채권도 아니고 부동산도 아니라면 그럼 투자 할 곳이 없는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성공 투자의 비결은 다들 잘 알고 계신 것 처럼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겁니다. 그래서 값이 떨어질 때 조금씩 사두는 예컨대 Dollar Cost Averaging 같은 방법을 이용하는 건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장기 투자를 하는 분들한테나 적용되는 애기겠죠.

그런데 연방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중에는 I Bonds 라는 것과 TIPS 란 게 있습니다. 두가지 모두 인플레이션 프로텍션이란 베네핏이 있는 채권들이죠. 그래서 인플레가 걱정된다면 이런 채권들을 이용하는게 방법일 수 있습니다.

I Bonds 나 TIPS 모두 인플레이션 헤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운용면에선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사겠다 하기 전에 먼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I Bonds 는 현재 9.62% 이자를 쳐주고 있습니다. 이 이자율은 어떻게 계산됐을까요. 그건 기본이자에다 반년치 인플레이션 곱하기 둘을 해서 나온 겁니다. 그런데 지난 5월 기본 이자는 0% 였고 반년치 인플레이션이 4.81% 였기 때문에 여기에다 2를 곱해서 계산된 거죠.

이걸 사면 적어도 돈 가치는 지킬 수 있다 그런 뜻이 되겠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9.62% 이자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I Bonds 이자율은 5월과 11월 그러니까 6개월마다 바뀌기 때문입니다.

TIPS 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방법은 I Bonds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자율을 조정해 주는 대신 원금에다 물가상승을 반영시켜 주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0.5% 이자를 주는 TIPS 를 1000 달러 어치 샀는데 인플레가 2% 였다 그러면 원금에다 20 달러를 얹어준 다음 거기다 0.5% 이자율을 적용해서 5달러 10센트 이자를 주는 식이죠.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I Bonds 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내주는 대신 찾을 때 원금과 함께 내줍니다. 하지만 TIPS 는 일년에 두번 꼬박꼬박 이자를 지불해 줍니다. 그래서 국채를 산 다음 이자를 받아서 쓰겠다는 분들에게는 I Bonds는 적합해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구입일 기준으로 일년 간은 못 찾는다 그리고 5년 안에 찾을 때는 3개월 치 이자를 제한다 이런 제한까지 있으니까 사기 전에 곰곰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지만 TIPS 에는 그런 제한은 없습니다. 그래서 원할 때 언제라도 찾을 수 있습니다.

얼마를 살 수 있느냐 그리고 어떻게 사느냐 이것도 다릅니다. I Bonds 는 일년에 일인 당 1만 달러까지 연방 재무부를 통해서 살 수 있을 뿐입니다. 택스 리펀드가 있다 그래서 이 리펀드를 가지고 산다 그럴 때는 추가로 5천 달러까지 더 살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TIPS 는 5백만 달러까지 살 수 있으니까 금액 제한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세컨더리 마켓 그러니까 금융시장에서 사고 팔 수도 있고 아니면 ETF 나 뮤추얼 펀드를 통해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환금성이란 측면에서도 I Bonds 보다는 훨씬 유용하도고 볼 수 있습니다.

세금 문제도 다릅니다. I Bonds는 이자를 정기적으로 주지 않고 찾을 때 한꺼번에 준다 그렇게 말씀 드렸죠. 세금도 그래서 찾을 때 내면 됩니다. 그러나 TIPS를 샀다면 원금에 반영된 물가상승분과 이자를 매년 소득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이자는 받았으니까 그렇다 쳐도 원금에 붙은 팬텀 인캄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면에선 I Bonds 보다는 불리한 점이죠. 그래서 TIPS를 사겠다면 IRA 나 401k 같은 은퇴계좌를 통해서 사는 걸 고려해 볼 만 합니다. 하지만 I Bonds 라면 이런 은퇴계좌를 이용할 수도 없고 또 그래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I Bonds 자체가 찾을 때까지 세금이 유예되는 그런 구조니까요.

I Bonds 를 학자금으로 썼다 그럴 때는 세금 면제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다만 고소득자다 그러면 헤택을 못 받는다는 점 그리고 TIPS 수익으로 교육자금으로 썼다 그럴 때는 소득이 많든 적든 아무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 두가지엔 유의를 해야 할 겁니다.

이 두 채권은 발행 주체가 모두 연방 정부입니다. 그래서 원금을 개런티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솔깃한 점입니다. 하지만 TIPS 를 세컨더리 마켓에서 팔았다 그럴 때는 그런 보장은 없습니다. 팔 당시의 이자율이 얼마냐에 따라 값이 결정되기 때문이죠.

궁금한 건 이 둘 중 어느게 더 나으냐 그겁니다. 하지만 한마디로 어느게 더 낫다 아니다 말하기는 힘듭니다. 어떤 목적으로 쓸거냐에 따라 유용성이 있냐 없냐가 결정될 테니까요. 그래서 양자택일 대신 둘 다 이용해 보는 방법은 없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채권으로 돈을 불려 보겠다 그러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I Bonds 나 TIPS 모두 인플레 대비용이지 장기 수익을 올리는 데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기 수익을 올리는게 목적이다 그런 분들이라면 주식 쪽으로 가는게 더 나을 겁니다. 물론 그럴 때는 투자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식의 분산투자로 가는게 좋겠죠. 투자목적과 자신의 상황과 형편에 맞춰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9.62% 이자 주는 I Bonds 로 인플레 이겨볼까?|작성자 시원 톡톡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