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회계사 – 401k 롤오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401k 모르시는 분, 별로 안 계실 겁니다. 대부분 큰 회사라면 이 플랜을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1978년 이전엔 얘기가 달랐습니다. 그전까진 우리나라로 치자면 퇴직금같은 그런 팬션이 일반적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펜션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드뭅니다. 펜션은 퇴직 직원의 은퇴 생활비를 보장해 주는 Defined Benefit 플랜, 우리나라에선 확정급여형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런 플랜이라서 회사 입장에선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떄문입니다.

그러나 확정기여형 플랜, Defined Contribution 플랜은 다릅니다. 플랜에 돈을 넣는건 기본적으로 직원들 책임이고 회사는 직원이 넣은 돈 얼마까지에 한해서 매칭이나 또는 일정 비율을 넣어주는 그런 시스템이니까 회사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DC 플랜 중의 하나인 401k가 인기를 끄는 것이죠.

직장을 그만 뒀다면 꼭 롤오버를 해야 하는 걸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회사를 관두면 꼭 꺼내야 한다 그렇게 규정이 되어 있지 않다면 남아 있어도 됩니다. 다만 그게 최선인지 그건 살펴 봐야할 겁니다.

제일 먼저 따져 봐야 할 건 수수료가 비싸지는 않은지 그리고 자신의 투자 목적과 상황에 맞는 투자 옵션들을 제공하는지 바로 그 문제들일 것 같습니다. 수수료도 적당하고 투자 옵션들도 다양하다, 그래서 회사 플랜에 큰 불만이 없다 그렇다면 남아 있어도 무방할 겁니다만 아니라면 물론 롤오버를 해야겠죠.

그런데 401k 플랜이라고 해서 다 똑 같은 건 아닙니다. 큰 규모의 회사라면 뭐라고 할까요, 규모의 경제 그러니까 economies of scale 의 결과로 401k 유지 비용이 아주 적게 들 겁니다. 당연히 직원들이 부담하는 fee 도 낮게죠.

하지만 작은 규모의 회사라면 어떨까요. 그런 회사들의 플랜 fee 도 낮을까요? 그렇지 않다는게 여러 조사기관들 얘깁니다. 소규모 회사들 401k 플랜들의 average fee는 연 1.42%, 거기다 계좌 관리비 같은 것도 따로 내야 하니까 결코 적은 금액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이 fee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있다고 봅니다. 대부분 401k 플랜의 경우 투자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하다 바로 그 문제입니다. 왜냐? 플랜에서 제공하는 메뉴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들자면 카페테리아 음식처럼 몇가지 투자 옵션만을 제공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투자 목적이나 상황이 달라져서 투자를 바꿔봐야겠다 그러고 싶어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그런 위험이 있습니다.

401k 에 있는 돈은 채권자들이 건드리지 못하지만 IRA는 다르다 이걸 걱정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롤오버 IRA는 401k에 있을 때처럼 계속해서 보호 받는다고 법에 명문화 되어 있으니까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남아 있는게 허락된다 해도 따져 볼 게 하나 더 있습니다. 퇴직한 다음 HR이나 플랜 담당자들과 얘기하는게 쉬울지 바로 그겁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겠지만 퇴사한 직원들을 second-class citizen 처럼 취급한다는 불평도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IRA로 롤오버 했을 때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투자 옵션이 넓어진다는 것, 그리고 한군데로 몰아서 은퇴 기금을 관리할 수 있다는 걸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겠죠.

Fee 도 아마 줄어들 겁니다. 특히 인덱스 펀드나 ETF 같은 데 투자하는 DIY 투자자라면 아주 저렴하게 투자관리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커미션 부담도 없고 또 관리 수수료도 아주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디다 투자를 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지 자신이 없다면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 RIA 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죠. 그럴 땐 당연히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겁니다. RIA 수수료는 2019년 기준으로 투자된 자산의 평균 1.17% 수준이라고 하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첫번째 단점은 IRA를 담보로 돈을 빌려 쓸 수 없다는 점일 겁니다. 다는 아니지만 401k에선 론을 받는걸 허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불리하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두번째 단점은 401k에선 은퇴를 했을 경우 나이가 아직 59.5세가 안되었어도 55세만 넘었다면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만 IRA에선 그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니 꺼내 쓸 수는 있지만 그럴 땐 세금과 함께 페널티도 내야 한다 그게 걸림돌이겠죠.

401K를 어뉴이티 그러니까 연금보험으로 롤오버하는 건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린다면 추천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부담해야 할 비용이나 불이익이 아주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No -load 어뉴이티를 산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커미션을 줘야 하는데 그렇게 커미션을 주고 나면 롤오버하는 순간부터 원금이 깎이고 시작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서 10만 달러를 어뉴이티에 롤오버했는데 커미션이 5%다 그렇다면 $95,000 만 투자가 된다는 얘기니까요.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또한 아주 높습니다. 예컨대 mortality expense, 일종의 보험료죠, 이것부터 시작해서 관리비 investment management fee 등등 해서 연 3% 이상은 부담해야 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게다가 어뉴이티에서 돈을 일찍 뺀다면 surrender charge도 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어뉴이티에 넣은 돈은 본인 또는 배우자 외에는 터치할 수 없다는 문제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은퇴 후 일정한 수준의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immediate annuity를 사는 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401k 기금 전부를 롤오버해서 어뉴이티를 사는건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전에도 말씀 드린 것 같은데 어뉴이티는 아주 복잡한 상품입니다. 보험회사 측에서 얘기하는 걸 액면 그대로 믿었다간 후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어뉴이티로 롤오버 하기 전 먼저 어뉴이티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어드바이저와 의논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401k 롤오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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