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외국 뮤츄얼펀드 사지 마세요.

한국 주식이나 펀드를 사고 싶은데 도와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신 분이 계십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 주식시장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처럼 무섭게 올랐으니까 흥미를 느끼신 거겠지요.

미국 납세자가 외국 주식이나 펀드를 사는건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금 문제로 골머리를 썩힐 가능성이 많습니다. FBAR 나 FATCA 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Passive Foreign Investment Company, PFIC 이슈에도 걸리기 때문입니다.

PFIC은 수동적 해외투자회사, 이렇게 번역이 되겠죠. 이름만 갖고 보면 마치 부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케이맨 아일랜드 같은데 회사를 만들어 사용하는 그런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PFIC은 돈을 모아서 함께 투자하는 형태 그러니까 “pooled investment” 인 경우에 적용되는 세법 개념이니까요.

PFIC은 75% 이상의 소득이 일반적인 사업 그러니까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데서 생기는게 아니라 주식 투자나 임대 이런 Passive 활동을 통해 생길 때 아니면 회사 자산의 반 이상을 그런 passive income을 올리는 곳에 투자할 때 PFIC이라고 분류 됩니다.

그래서 뮤츄얼펀드는 물론 ETF 그리고 헤지펀드 같은 것들도 모두 포함되는 걸로 이해 하셔야 합니다. 절대 나하곤 상관없겠다 이렇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PFIC이 왜 세금 상으로 문제가 많으냐? 그건 무엇보다도 PFIC 투자로 올린 소득에 대해선 무조건 최고 택스 브라켓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오래 갖고 있었다 해도 Long Term Capital Gain 혜택도 볼 수 없고 또 납세자의 브라켓이 10%다 12%다 해도 PFIC을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선 37%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게다가 이익을 보고 펀드를 매각했을 때는 이자까지 내야 할 지 모릅니다. 보유했던 기간에 따라 매매차익을 배분한 후 이전 년도 분으로 배분된 차익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이자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Qualified Election Fund, QEF Election을 하거나 Mark-to-Market Election 그러니까 해마다 펀드 지분 가치를 싯가에 맞추는 방법 등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QEF를 하려면 펀드회사로부터 매년 손익계산서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MTM election은 주식 시장을 통해 사고 파는 펀드일 경우에만 가능한데 ETF 라면 몰라도 뮤츄얼펀드들이 이 규정을 충족시킬 수 있냐,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관련 세법 규정들도 복잡합니다. PFIC 관련 내역은 form 8621을 통해서 보고하는데 이 8621 을 작성하려면 40시간 쯤 든다는게 IRS의 추정입니다. 그러니까 회계사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내가 외국 펀드를 샀는지 안샀는지 IRS가 어떻게 알겠어?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지 모릅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1만달러 페널티를 내야 할 각오도 하셔야 할 겁니다. 옛날 같으면 몰라도 현재 돌아가는 추세를 본다면 적발될 확률이 높으니까요.

이건 다 FATCA 때문입니다. 거래를 하고 있는 미국 납세자의 계좌 내역을 IRS에 보고하도록 외국 금융회사들에게 강제하고 있으니까 IRS 가 쉽게 적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합니다.

미국은 이런 걸 왜 만들어 가지고 납세자들을 들볶는 걸까요. 그건 해외에 투자 회사를 만들어 놓고 나서 세금 납부를 늦게 하거나 아니면 일반소득을 capital gain으로 탈바꿈 시킨 다음 세금을 줄이는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런 불순한 의도를 가진건 아닙니다. 하지만 큰 고기를 잡겠다고 그물코를 너무 촘촘하게 짜놓은 바람에 선의의 일반 납세자, 스몰 피쉬들까지 피해를 입게 된 셈이죠.

그래서 이 PFIC 문제는 사실 미국에 거주하는 분들보다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한 후 외국에 나가서 살고 계신 분들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살고 있는 나라의 투자상품에 대해 듣는 것도 많고 또 투자 권유도 많이 받을 테니까요.

물론 투자 목적이나 상황에 따라 해외 투자를 하는게 좋겠다, 그렇게 마음 먹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해외 펀드나 ETF 를 직구하는 대신 미국 펀드나 ETF들을 고르시면 됩니다. 그런 펀드나 ETF들은 미국 내에도 쌔고 쌨으니까 선택의 여지도 많습니다.

그래서 외국 뮤츄얼펀드를 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세상인데 PFIC 이란 문제를 가지고 골머리를 썩혀야 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신중히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외국 뮤츄얼펀드 사지 마세요|작성자 시원 톡톡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