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회계사 – IRA에다 보험연금 넣는건 좋은 아이디어 아닙니다

택스시즌이 되어서 세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요긴하게 사용되는 건 IRA 입니다. 여러가지 세금혜택 때문입니다. Traditional IRA 라면 소득공제와 과세연기 그리고 Roth IRA 인 경우엔 소득공제는 없는 대신 나중에 찾아 쓸 때 택스프리란 혜택이 있으니까요.

세금신고를 준비해 주는 회계사들도 그래서 IRA를 많이 추천하는데 그렇게 추천을 하면 그럼 어디다 투자할까요? 이렇게 물어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선 회계사들이 답변을 해드리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CPA라 하더라도 투자 자문 라이센스가 없다면 투자 자문을 할 수 없다는게 법이니까요. 그래서 대부분 회계사들은 그런 건 투자 전문가들하고 상의해 보시지요, 이렇게 대답을 할 겁니다.

물론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회계사라면 투자 자문을 드릴 수 있겠죠. 하지만 회계사들이 투자에 대해서 뭘 알겠어 이러면서 꺼려 하시는 분들도 계신게 사실입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아마 보험 에이전트, 그중에도 생명보험을 취급하는 에이전트를 찾아 갈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생명보험 하나 씩은 요즘 다 갖고 계시지 않습니까? 당연히 친분이 있는 에이전트들이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게다가 많은 보험 에이전트들이 광고를 하면서 IRA도 취급한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IRA 투자도 의논할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생명보험을 취급하고 있다면 보험 라이센스 외에도 아마 시리즈 6라고 하는 펀드 투자자문을 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있을 테니까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우선 IRA 를 투자 상품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그 내용입니다.

IRA는 바구니 그러니까 납세자들이 노후에 쓸 수 있는 기금을 장만하라고 여러가지 세금혜택을 부여한 바구니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IRA 수익은 어떤 투자 상품을 이 바구니에 담느냐에 따라 결정될 뿐입니다. 많은 수익을 얻고 싶다면 좀 위험하더라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안전 위주로 가고 싶다면 낮은 수익에 만족하고 채권이나 은행 CD 같은데 넣어야겠지요.

그런데 보험하는 분들하고 얘기를 하면 어뉴이티를 추천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그 분들이 팔 수 있는 건 어뉴이티 밖엔 없으니까요.

에이전트가 Independent 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적어도 여러 회사 것들을 비교해 보고 적당하다 싶은 걸 추천해 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captive 에이전트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무조건 자기 회사 상품을 추천할 테니까 그런 선택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물론 어뉴이티를 추천하면서 여러가지 장점들을 강조하겠죠. 그중에서도 평생 연금소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겁니다.

경제상황이 어떻게 되든지 일정 금액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이건 확실히 어뉴이티가 가진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건 IRA 투자 단계에선 해당 사항이 없다고 봅니다. 왜냐? 그건 우리가 지금 IRA에 돈을 넣겠다는 건 돈을 모으는게 목적 다시 말해 적립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적립단계에 있다는 건 어떻게 IRA 를 굴려야 더 큰돈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게 목적이란 뜻입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그러니까 인출 단계에서나 유용한 소득 보장 얘기는 적립 단계에선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없다, 그렇게 봐도 좋을 겁니다.

과세연기 혜택도 마찬가지입니다. IRA 자체가 이미 과세연기 혜택을 받고 있는데 왜 그 혜택을 어뉴이티를 통해서 또 받으란 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비를 피하겠다고 방안에서 레인코트를 입고 있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이건 제가 아니라 CNN이 한 얘기입니다.

그래서 많은 재정관리 전문가들은 어뉴이티를 IRA 바구니에 넣는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그중엔 데이브 램지와 수지 오먼, 다 퍼스널 파이넨스 어드바이저로 유명한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도 백프로 반대 입장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그건 어뉴이티를 통해 투자하는 댓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부담해야 할 비용이 너무 많아서 아무런 실익 아니 오히려 손해란게 그 사람들 주장입니다.

어뉴이티 연 수수료가 얼만데 그러냐, 그런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평균 2.5%에서 3.75% 라고 합니다. 뮤추얼펀드 수수료가 0.25%에서 1.5% 란 걸 감안한다면 비싸도 이만저만 비싼게 아닙니다. 이렇게 비싼 이유는 다른 상품에 투자할 때는 내지 않아도 되는 비용들을 어뉴이티를 살 때는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뉴이티는 기본적으로 보험상품입니다. 그래서 사망 보험료 Mortality Expense가 부과됩니다. 거기다 보험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경비에다 투자관리비 그러니까 펀드 수수료 같은게 또 붙습니다. 그래서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걸로 다냐? 그것도 아닙니다. Surrender charge 우리 말로는 해지위약금이란 것도 있습니다. 이 위약금은 어뉴이티를 구입한 해를 기점으로 7년에서 10년 이렇게 적용되는게 일반적입니다. 일찍 해약할 수록 부담해야 할 액수가 많고 해가 지날 수록 줄어 듭니다.

예컨대 1년 안에 해약하면 7% 위약금을 내고 2년 안에 하면 6%… 이런 식으로 매년 1% 씩 줄어 들다가 7년 째가 되면 없어지는 식으로 짜여져 있는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볼 게 하나 더 생깁니다. IRA 는 세법 규정 때문에 한꺼번에 목돈을 넣을 수는 없고 해마다 6천달러에서 7천달러까지 넣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럼 이렇게 해마다 넣게되면 이 위약금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시지프스 신화의 주인공 신세가 되는게 아닙니까?

보험회사는 이런 해지 위약금을 왜 부과할까요? 그건 어뉴이티를 팔 때 든 사업비를 회수하기 위해서입니다. 고객이 일찍 해약을 하게 되면 에이전트에게 준 커미션 그리고 마케팅 비용 등등을 회수할 수 없을 테니까요. 한마디로 자기들은 손해를 안보겠다 그런 셈입니다.

보험회사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니까 이해가 안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불합리하기 짝이 없습니다. 따로 얻는 것도 없이 비용만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니까요.

이 높은 수수료를 합리화 시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남들은 올리지 못하는 높은 수익율을 해마다 지속적으로 올린다면 합리화가 됩니다.

문제는 보험회사가 그런 능력이나 재주를 갖고 있냐 입니다. 남들은 하지 못하는 별난 투자를 하는게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이런 남들이 다 하는 투자를 보험회사도 할 뿐입니다. 더 높은 수익율을 낼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단 뜻입니다.

하지만 은퇴 후 소득 보장이란 어뉴이티의 장점을 꼭 이용하고 싶다, 그런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첫번째 방법은 세일즈 맨을 끼지 않고 살 수 있는 No Load 어뉴이티를 이용하는 겁니다. 커미션을 안내도 되고 관리 수수료도 훨씬 싸니까요.

어뉴이티 구입을 은퇴 시점 근처로 미루는게 두번째 방법입니다. 그전까지는 수익을 극대화 시키는 쪽에만 신경을 쓰고 보험연금을 구입하는 문제는 은퇴 무렵이 됐을 때 고민해 보자는 거지요.

어뉴이트를 사는게 좋겠다 그렇게 마음 먹었다면 IRA에 모아 놓은 돈을 어뉴이티로 롤 오버 하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세금 걱정없이 IRA 계좌 유지가 가능하니까요.

IRA 에 맥시멈 돈을 다 넣었다, 그런데 더 넣고 싶다 이런 분들에게도 어뉴이티가 유용할 수 있습니다. 과세연기 혜택을 최대로 이용할 수 있단 장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뉴이티란 상품은 구조도 복잡하고 또 가짓 수도 많다, 게다가 회사마다 폴리시가 다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런 점을 기억하시고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IRA에다 보험연금 넣는건 좋은 아이디어 아닙니다 | 작성자 시원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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