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면 돈 된다

회계사무실을 오픈한 얼마 안되었을 일이니까 거의 30여년 얘기입니다.
어느 미국인 증권 브로커로 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란 회사의 전망이 좋으니 회사 주식을 사라는 권유
전화였습니다.

MS 주식 값이 어떻게 변했는 지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30년 전에는 당 50센트 안팎이었던 주가가 지금은 70달러를 훌쩍 넘었으니까
초기에 MS 주식을 샀던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때 브로커에게 돌려줬던 답변은‘안 사!, 그리고 이런 전화는
하지도 마’였습니다.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권유하는 생판 모르는 회사의 주식을
어떻게 덥석 산단 말입니까? 물론 지금은 그때 얘기를 들었을 하며 후회막급하고
있습니다. ㅎㅎ

당시엔 그렇게 밖에는 선택을 수가 없었습니다. 창업자 게이츠의 순재산이
850억 달러, 세계 제1의 갑부 소리를 듣고 있지만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속된 말로
‘듣보잡’ 에 지나지 않았더랬으니까요. 그러니까 리스크가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위험을 각오하고 MS 주식을 초기에 샀던 사람들은 돈을 있었다.
하지만 위험을 회피했던 사람들은 지금 땅을 치고 있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즉 리스크와 수익은 정비례한다는 투자 교훈을 다시 확인해 셈입니다.

그렇다고 초기에 MS주식을 샀던 사람들이 모두 떼부자가 것은 아닙니다.
중도에, 특히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회사 주식을 팔았다면 수익율은 크게
떨어졌을 틀림없습니다. 당시의 MS 주가는 20달러선에서 헤매다가 2007년에는
15달러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으니까요.

가장 짭짤하게 수익을 챙겼던 사람들은 닷컴버블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주식을
처분했던 투자자들입니다. 당시 MS 주가는 주당 60달러를 육박하고 있을 때니까
90년대 초반 투자했던 사람들은 거의 5-60배의 짭짭할 수익을 올릴 있었으니까요.

주식투자 금언 중에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뜻에서 챙겨 들을 말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속에는
트레이딩, 그러니까 사고파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느낌도 들어서 조금 불편합니다.

일반인 입장에선 주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느냐를 매일 들여다 본다는 만만치
않습니다. 설령 그럴 있는 형편이라 하더라도 언제가 무릎이고 언제가 어깨인지
판단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오를 없이 오를 같고 내려갈 때는 바닥 모르고
곤두박질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을 믿고 그냥 묻어 두는게 제일 좋을 같습니다.
주식 투자 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든 뭐든 어떤 투자든지 말입니다.
2-30년전 아주 싼값에 집을 샀는데 그게 지금 몇십배 올랐다는 얘기, 흔히 듣는 얘기
아닙니까?

물론 후회없는 투자를 하려면 만한 물건을 골라서 투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없는 시간을 쪼개서 시장상황을 살피고 좋은 투자감을 찾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돈이 조금 들더라도 자문을 받으면서 관리하는게
대부분 유리할 같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