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과 캐쉬벨류

CPATalkTalk 의 단골 메뉴는 보험입니다. 제가 보험 안티여서가 아니라 참석하시는
분들 중 절반 이상이 보험 관련 내용을 질문하시기 때문입니다. 몇주 전에는 한국에
계신 분으로부터 미국 보험에 대한 질문을 ‘톡톡’ 트위터로 받은 적도 있습니다.
덕분에 칼럼까지도 보험 관련 내용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가지 질문들을 하시지만 공통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저축성 생명보험
관련 내용들이란 점입니다
. 자동차 보험이나 주택보험 또는 건강보험, 등과 같은
손해보험에 대해선 질문들을 거의 하지 않으십니다
.

당연한 일입니다. 손해보험에 대해선 보험 가입자가 오해할 만한 요소가 적지만
생명보험 특히 저축성 생명보험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쌔고 쌨으니까요
.
특히 약방의 감초처럼 저축성보험 (종신보험, UL, VUL 등등)에 따라 붙는
캐쉬벨류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

사망보험금 (death benefit)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보험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보험회사가
수혜인
(beneficiary)에게 약정된 금액을 지급하는게 사망보험금이니까요. 물론 보험
구입 후
2년 이내에 자살로 사망했다면 보험금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캐쉬벨류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에이전트한테 물으면 기본 보험료 외에
추가로 돈을 내면 여기에 이자 또는 투자수익이 생겨서 캐쉬벨류가 된다는
설명을 합니다
. 그러면 대부분 , 주택 에퀴티 비슷한 것이겠네’,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캐쉬벨류가 백프로 내 돈이라면 필요할 때 아무 조건없이 꺼내
쓸 수 있어야 합니다
. 그런데 캐쉬벨류를 꺼내 쓰려면 그것을 담보로 보험회사에서
빌리거나 아니면 보험을 취소하고 인출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

주택 에퀴티도 꺼내 쓰려면 그걸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주택을 팔아야 하니까
마찬가지가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보험계좌 안에 쌓인 캐쉬벨류는 사망보험금에
추가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결코 주택 에퀴티와 동일하지가 않습니다
.

보험가입자가 사망하더라도 보험회사는 수혜인에게 사망보험금만 내주고
캐쉬벨류에 대해선 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내 돈은 내 돈인데 또 내 돈은 아니란
얘기가 되고 맙니다
. 물론 캐쉬벨류가 사망보험금에 가산되는 상품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보험료는 당연히 비쌉니다

생명보험료는 젊었을 때는 싸고 나이가 많아질 수록 비싸져야 합니다.
그래야 아귀가 맞습니다. 사망확률은 젊을 수록 낮고 나이가 들면 높아지니까요.
그런데 종신보험은 나이에 상관없이 보험료가 균일하다고 합니다. 어떻게 계산을
맞췄길래 나이를 더 먹어도 똑같은 보험료를 내도 된다는 것일까요
?

돈을 추가로 미리 받는 게 바로 묘책입니다. 돈을 더 받은 다음 이 돈을 굴려서 수익을
발생시키고 이 수익으로 보험료 상승분을 맞추는 것입니다
.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기한성 보험보다 평균
8-10배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삼모사방식이지만 어쨌든
보험회사 입장에선 괜찮은 방법입니다
.

물론 가입자에게 추가로 돈을 내라고 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들이
저축또는 투자란 개념들입니다. 말만 놓고 보면 캐쉬벨류는 언제나 꺼내 쓸 수
있는
내 돈인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그게 함정인 것이지요.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고요? 당연한 일입니다. 회계사이면서 또 재정자문사
임무도 하고 있는 저도 이해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했으니까 몇마디 설명으로 쉽게
이해가 되기는 힘듭니다
. 그렇다고 낙담은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캐쉬벨류는 결코
내 돈이 아니다
, 이것만 기억하시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