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어떻게 고를까
얼마전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재정관리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혼란스럽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 자신이 없다고요. 그렇습니다.
인터넷을 약간 뒤져보면 수많은 정보가 쏟아집니다. 금융상품을 파는 분들은 제각기
자기네 상품이 가장 좋다고 열심히 설득을 합니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정보가 너무 넘쳐서 문제가 되는 세상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가치가 없다고 판정되면 도태되는게 세상의 진리이니까요. 시장에서 소개되고 있는
금융상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유용한 부분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어떤 물건을 팔거나 또는 사라고 권유하는 사람들도
박애정신이 투철해서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물건을 팔았을 때 생기는 경제적
이익이 목적입니다. 물론 이건 나쁜 일은 아닙니다. 사는 사람은 물론 파는 사람도
어떤 이득을 볼 수 있어야 거래가 이루어지고 세상이 돌아가니까요
문제는 어떤 물건을 팔 때 속이려고 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장점은 과도하게 부풀리고
단점은 얘기해 주지 않는 것도 사기의 일종입니다. 특히 상품의 구조가 복잡해서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제일 먼저 짚어야 할 내용은 소개받은 상품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실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가 살펴보는 일입니다.
그냥 막연히 돈을 모으면 좋지 않겠냐고 한다면 상품들의 효용성을 판별하는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를 먼저 살펴 보는게
중요합니다.
소개받은 상품의 성격과 위험도 등등에 대해서도 물론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경제적 또는 재정적 목표를 달성시키는데 도움이 될 지 아닐지를 판단하려면
어떤 상품인지 먼저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장점들 말고도 단점들은 없는가 또 궁금하거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계속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만에 하나 뭘 물어봐야 할 지 모르겠다면 그 상품은 십중팔구
구입해도 좋은 그런 상품은 아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중개인이라면 고객이 묻는 질문들을 회피하거나 두리뭉실 넘어가지
않습니다. 상세하게 답을 해 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 말만 믿으세요’ 한다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야 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그냥 돌아서서 나오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사면서도 꼼꼼히
살펴 보는데 비싼 금융상품들을 사면서 파는 사람의 말만 믿고 살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어드바이저 또는 중개인들의 수입이 어떻게 계산되는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판매 수수료, 즉 커미션에 의존한다면 고객의 이익보다는
거래를 마무리 지으려는 경향이 많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커미션 대신 시간 당
또는 건 당 수수료를 받는다면 고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상품을 소개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요즈음 주목을 받고 있는 fiduciary 논쟁도 바로 이 부분을 둘러 싼 논란입니다.
파이넨셜 어드바이저 중에서도 RIA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라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fiduciary duty 즉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CPA들 또한 AICPA 강령에 따라 fiduciary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리해 본다면 (1)사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다 (2)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이해가 될 때까지 질문한다 (3)질문에 대해 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거나 회피한다면 즉시 상담을 중지한다 (4)추천 상품을 구입할 경우 어떻게
보수를 받는지 살핀다, 이 네가지만 확실히 해도 아마 나중에 후회할 일은 한결
적어질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