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어떻게 될까?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바람에 ‘오바마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트럼프는 당선되면 제일 먼저 오바마케어를 없애겠다고 공언을 해왔으니까요.
게다가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마저 장악했으니까 한낱 헛소리로 치부해
버릴 수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오바마케어를 없애는 문제가 그리 간단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바마케어를 통해 무보험자
국민 2천여만명이 의료혜택을 받기 시작했는데 아무 대안도 없이 무대뽀로 없애겠다고 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클테니까요. 의회 의석 분포를 볼 때도 전면 폐지는 불가능하다는게 정치
평론가들의 얘기입니다. 폐지시키려면 상원의원 60명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공화당의 상원의석수는
잘해야 52석에 지나지 않으니까 현실적으론 어려워 보입니다.

오바마케어 대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트럼프도 언급한 바는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그냥 일반적인 얘기, 그러니까 미국 어느 곳에 살더라도 동일한 건강보험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해외에서 값싼 처방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 또 세금헤택이 주어지는
‘의료저축계좌’ (Health Saving Account) 제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트럼프 입장도 당선이 확정되고 난 후 약간의 변화가 보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오바마케어가 요구하는 기존 질병자 가입 거부 금지 조항과 26세 이하 자녀들도 부모 보험에 계속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이라고 헀다고 하지요.

이제 한발 슬쩍 빼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넘어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폐지가 힘들다면 아마 텍스크레딧을 중단시키는 방법으로 오바마케어를 무력화
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예산지출 부수법안을 통하면 텍스크레딧 중단이 가능한데
이 방법은 의원 50명 이상의 찬성만 있으면 되니까 마음만 먹으면 쉽게 통과시킬 수 있으니까요.

오바마케어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보험료입니다. 모기지 상환금보다
건강보험료가 어떻게 더 많을 수 있냐며 반발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힐러리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오바마케어 보험료를 꼽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오바마케어 보험료가 높아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건 오바마케어에서 요구하는 의료 혜택들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기존 질병을 이유로 가입 거부 해서는 안되고 또 보험금 수혜액수에도
제한을 두지 못한다, 그렇게 규정하고 있으니까요. 오바마케어를 바라보는 보험회사들의 눈길이
곱지 않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오바마케어를 폐지시키지 못한다면 보험회사들이 오바마케어 보이콧을 통해
고사작전을 본격화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오바마 정부의 입김이 셀 때도 보험회사들의 탈퇴 현상은
이미 시작된 일이니까요. 에트나는 그동안 참여해오던 15개 주 보험거래소 시장 중 11개 주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고 업계 최대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2017년에는 겨우 3개 주에서만
오바마케어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던 사실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보험회사들이 떠나고 나면 오바마케어를 통해 보험을 들고 싶어도 들 수 없는 상황이 되는
셈이지요
. 게다가 오바마케어 택스 크레딧이 폐지되면 보조금을 받아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던
저소득층과 중산층들의 보험 탈퇴가 줄을 잇게 될 게 틀림없을 것이고…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오바마케어는 반신불구의 상태로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오바마케어의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