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 뭐길래

대박큰 바가지란 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큰 돈을 벌다’, ‘횡재하다또는 성공을 거두다뭐 그런 뜻리라고 하니까 아마 흥부전에서 유래된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한국인들은 이 대박이란 말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대박이란 제목을 단 TV 드라마도 나온 적이 있고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

당연히 ‘대박’이란 제목을 단 기사들이 신문 지상에 오르는 것도 비일비재 합니다. 특히 투자로 큰 돈을 벌었을 때 이 ‘대박’ 단어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따라 붙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박’이란 제목을 단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조금 거부감이 들곤 합니다. 노력없이 순전히 요행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지요.

혼다 자동차를 창립한 혼다 소이치로는 ‘성공은 1퍼센트의 노력과 99퍼센트의 실패에서 온다’고 자신의 성공 비결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말은 성공은 100퍼센트 노력이라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을 했다는 뜻이니까요. 그렇다면 요행이 파고 들 틈은 없는 셈입니다.

그래서 자수성가한 사업가를 보고 ‘대박을 터뜨렸다’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카지노에서 큰 돈을 땄다거나 복권에 당첨이 된 사람들한테는 영낙없이 ‘대박’이라는 말을 갖다 붙입니다. 그리고 주식이나 투자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을 묘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이나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도박 횡재나 복권 당첨과 비슷하다는 얘기라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증권 투자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노력’보다는 ‘요행’을 바라는 것 같으니까요. 주식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관심을 가진 기업의 내재가치라든지 경영진의 퀄리티, 뭐 이런 것들 보다는 가격 변동의 모멘텀을 찾는데 더 주력하는 것 같습니다. 쉽게 한탕해 보겠다는 그런 심리에서 말입니다.

CPATalkTalk에 관심을 갖고 칼럼을 쭉 읽어 보신 분들께선 저의 투자철학이 어떤 것이지 조금 짐작을 하실 것입니다. 투자는 투기가 아니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본인이 감당할 후 있는 위험 수준 안에서 투자를 해라… 어떻게 보면 공자님 말씀같은 고리타분한 접근법을 선호하고 또 추천하고 있지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 버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돈을 잃지 않는데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상의 수비는 최상의 공격이라는 말도 있지만 투자의 세계에선 어림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말입니다. 월스트리트에는 막말로 주식투자의 귀재들이 쌔고 쌨습니다. 한마디로 프로들이지요.

아마추어 수준의 투자자들이 이 프로들을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백전백패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럼 투자를 하지 말라고 권해야 옳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틀린 질문은 아니지만 그런 뜻은 아닙니다. 투자를 안한다면 몫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테니까요.

투자를 저축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복리의 법칙 때문에 저축이 된 돈은 시간이 흐를 수록 자라기 마련입니다. 자라나는 과정이 비교적 순탄하냐 아니면 들쑥날쑥 하냐는 어디다 저축을 했느냐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위험한 건 싫으니까 적은 수익으로 만족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돼지 저금통이나 은행에 돈을 맡기고 조금 위험하더라도 수익을 더 많이 올리고 싶다면 채권이나 주식에 저축한다뭐 이렇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