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소금세’ 부과할까?

얼마전 미국 식약청 (FDA)이 식품업계와 식당 등을 대상으로 ‘덜 짜게 만들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FDA의 이 같은 제안은 하루 소금 섭취량의 70% 이상이 가공식품 및 조리 음식으로 섭취된다는 조사에 따른 것인데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미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을 현재의 3천400㎎에서 2천300㎎으로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소금이 ‘만병의 원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옛날부터 그랬던 것은 물론 아닙니다. 맛을 돋궈 준다는 미각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는 빠져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도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라고 말씀하셨던 것이고요.

덕분에 소금은 같은 양의 황금과 맞교환될 정도로 후한 대접을 받았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급여를 뜻하는 ‘샐러리(salary)’라는 단어도 소금(salt)에서 유래했다는 해석도 있으니까 소금의 위상을 짐작할 만 합니다.

그런데 소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정자들이지요. 이들에게는 소금은 세수를 늘리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소금의 생산, 유통, 판매를 독점 관리해서 판매수익을 독점하거나 아니면 백성들에게 소금 생산을 허용하되 세금을 철저히 매기는 정책들을 시행하곤 했습니다.

문제는 소금을 가지고 세금을 받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끝냈으면 좋으련만 위정자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착취와 수탈의 수단으로 소금을 악용하기 일쑤였으니까요. 하지만 과유불급,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입니다. 당연히 저항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소금세’ 때문에 간디가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저항을 시작했고 프랑스 혁명의 불길도 ‘가벨’ 이라고 불리우는 소금세 때문에 당겨졌다는 얘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FDA는 세수입을 책임진 세무당국은 아닙니다. 미국인들의 소금 섭취가 너무 높아서 각종 성인병으로 고생을 하고 또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기 때문에 앞에서 말씀드린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이드라인으로도 소금 섭취를 낮추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혹시 ‘소금세’를 부과하지고 하지나 않을까 조금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21세기의 위정자들은 단지 세수를 늘이기 위해 ‘소금세’같은 것을 만들 바보들은 아닐 것입니다. ‘소금세’를 만든다면 그건 아마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그럴 것이 틀림없겠지요. 세수 증대가 아니라 소비억제를 유도하기 위한 ‘죄악세 (sin tax)’라는 이름을 붙여 가지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