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123만원 손에 쥐는 은퇴 가장의 재태크 건설팅” – 얼마전 한국 경제신문 인터넷 판의 기사 제목입니다.은퇴 생활비를 늘리기 위해 정기예금을 해약하고 집도 줄이고 해서 남은 돈으로 연금보험(annuity) 주가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y) 투자해서 아주 만족스럽다 그런 기사입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 나서 조금 불편해졌습니다. 판매 회사의 이름이 뻐젓하게 기사에 실려 있는데다가 상품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은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신문인데 특정 회사의 상품들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추천할 있는지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으니까 그만아니냐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런 기사를 읽고 나서는 신문에 났으니까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래야겠다이렇게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입니다.

연금보험은 가입자가 생존해 있는 기간 (보험계약에 따라 기간을 정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안 약속된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해 주겠다는 상품입니다. 그러니까 노후 생활비를 보장받을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연금 가입자가 일찍 사망하면 어떻게 될까요? 남은 돈은 모두 보험회사가 가져갑니다.

이런 사정을 안다면 연금보험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사망 시에는 원금을 보장한다는 옵션 (흔히들 라이더라고 부릅니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옵션을 보험회사가 그냥 제공할 없습니다. 당연히 옵션 대가를 요구합니다. 미국 금융감독원 격인 FINRA 따르면 많게는 0.75%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선 이런 옵션이 포함된 연금보험을 상속형이라고 한다는데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같습니다.

주가연계증권 (ELS)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채권이지만 수익율을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연계해서 높게 쳐줄 있다, 그런 내용입니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지 않으면서도 주가가 오르게 되면 일정 수익을 받을 있다는 것이니까 솔깃해질 만도 합니다.

그런데 상품 역시 커미션 비용이 높습니다. 주식이 오른다 해도 주가 상승의 100프로를 받는 것도 아닙니다.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서 한도 내에서만 받을 뿐입니다. 게다가 ELS 기본적으로 무담보 상품입니다. 원금보장을 해주겠다지만 그것도 믿을 있는지 의문입니다. ‘레만 브라더즈 이름을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투자자들의 경험이 증언해 주는 내용입니다.

물론 연금보험이나 ELS 경우에 따라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경제신문에서 띄워주는 처럼 완벽한 상품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점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주식연계형 상품 그래도 낫다고 보는 것이 주식연계CD인데 이마저도 포브스매거진은 쓰레기라고 독설을 퍼붓고 있는 정도니까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특정 상품에 사람들을 꿰다 맞추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특히 투자 관련 상품들을 소개할 때는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투자 위험에 대한 감수능력이 다르고 게다가 상황과 형편도 다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하는게 최선이라고 감히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것도 그냥 일간지가 아니라 경제 전문지라고 자처하는 신문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