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간호비용 어떻게 조달할까

장기 간호보험은 아직 우리 동포 사회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품입니다. 이 보험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양로원 보험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보험을 통해 양로원 비용을 충당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 보험은 양로원 보험 이상의 것입니다.

요즈음의 노인성 질환은 대부분 지속적으로 간병을 받아가면서 대처해야 하는 병들이라서 음식 장만이나 옷을 갈아입고 목욕을 하는 등과 같은 일상적인 행위 (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들에 대해서도 주위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이처럼 일상 행위에 도움을 받는 것을 ‘홈 케어’라고 부르는데 많은 노인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이런 ‘홈 케어’ 입니다. 장기 간호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다면 이런 ‘홈 케어’ 비용도 보험회사에서 부담해 줍니다.

양로원 비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2015년 현재 하루 $250 을 넘고 또 ‘홈 케어’ 비용도 시간 당 $20 이상 든다고 합니다. 짧은 기간 ‘홈 케어’를 받거나 양로원에 입원한다면 몰라도 6개월 또는 일년 이상 이런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적지 않은 돈이 들게 틀림없습니다. 재산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정부에서 제공하는 메디케이드 혜택을 통해 이런 비용을 해결할 수 있지만 재산이 있거나 아직 소득을 가지고 있다면 메디케어를 통해서 비용 충당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메디케어는 ‘홈 케어’는 카버해 주지 않는다는게 치명적입니다. 메디케어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퇴원 후 양로원 또는 의료전문인의 도움을 받는게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카버를 해줍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한푼도 지원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홈 케어’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메디케어를 통해 카버를 받을 수 있다 해도 문제가 다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카버해 주는 금액이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기 때문에 본인 부담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처음 20일간은 전액 커버를 해 주지만 21일째 되는 날부터 100일까지의 기간에는 일일 비용 중 처음 $157.50 은 환자 부담, 나머지만 메디케어에서 지불을 해줍니다. 그리고 101일째 되는 날부터는 전액 환자 부담입니다. 결국 메디케어는 장기요양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따라서 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간호보험을 들어놓는 것이 제일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보험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카버리지를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그리고 가입자의 나이 등에 의해 보험료 차이가 나지만 일반적으로 50세 된 사람의 보험료는 연 2천달러, 70세가 넘었다면 4천달러 이상이라고 하니까요. 게다가 장기 간호보험 가입도 꽤나 까다로운 편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보험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행히 ‘장기간호 라이더’를 제공하는 생명보험이나 연금보험 상품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장기 간호비용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상품들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듯 합니다. 그러나 생명보험이나 연금보험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라이더’ 때문에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 않습니다. 생명보험이나 연금보험이 필요해서 새로 구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 ‘라이더’를 끼어넣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미 생명보험 등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1035 교환’ 을 통해 이런 ‘라이더’를 제공하는 보험에 가입하실 수 있으니 적극 검토해 볼 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보험회사들의 상품 대신 ‘자가 보험 (self-insured)’ 으로 대비하는 것도 대안입니다. 장기간호를 받는 케이스들을 살펴보면 남자들은 평균 2.2년, 여자는 평균 3.5년 정도 장기간호 보험의 혜택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3년 정도 장기간호 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스스로 준비해 놓을 수 있다면 장기 간호비용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결국 어떤 방법이 적합한가는 자신의 상황에 비춰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어쨌든 장기 간호보험에 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주정부 보험 커미셔너 (WA Insurance Commissioner)에서 제공하는 안내 책자를 먼저 읽어 보시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