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얼마 전 인덱스 유니버설 생명보험을 다단계로 판매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어떤 분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아주 오래 전, 한인 사회에서도 기승을 부렸던 보험 다단계 판매가 다시 시작된 모양입니다. 다단계 판매는 영어로는 네트웍 마케팅 또는 멀티 레벨 마케팅(MLM)이라고도 불리웁니다.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데다가 노력에 따라 큰 돈을 벌 수도 있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솔깃해 하는게 사실입니다

다단계 판매는 전통적 유통구조를 따르는 대신 소비자를 판매원으로 모집해서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판매원이 된 소비자는 다시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조직에 가입할 것을 권유해서 하위 판매원으로 활동하게 하고…그렇게 새끼를 쳐나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피라미드’ 구조를 형성하게 되는게 일반적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의 소지가 발생합니다. 다단계 판매는 그 자체로서는 불법이 아닙니다만 사람을 끌어들어야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피라미드’ 구조라면 그건 엄연히 불법이니까요.

다단계 사업은 본질적으로 무점포에다 선전도 하지 않습니다.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애기이지요. 그러니까 이 사업에 뛰어든 분들이 제일 먼저하는 일은 주변 친지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결국 하위 판매조직(MLM 용어로는 다운라인)을 확충해야만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조직이라 하더라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는거지요.

MLM의 대표 주자로는 암웨이나 에이본 또는 허벌 라이프 같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이 회사들도 가끔 구설수에 오르긴 합니다만 이 회사들은 불법적 판매 행위를 한다는 비난은 비교적 적게 받습니다. 제품을 실제로 판매한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니까요. 게다가 이런 회사들이 팔고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세탁비누 또는 화장품 같이 소비자들이 반복해서 구매할 수 있는 그런 물건들입니다. 그러니까 하위 판매원 조직 을 확충시키지 않고 제품만 부지런히 팔아도 수입을 얻는게 가능합니다.

물론 이런 회사들을 통해 다단계 사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중에도 제품 판매 보다는 하위 판매원 확보에 더 애를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운라인의 실적도 자신의 실적으로 잡혀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자기 밑으로 판매원을 계속 모집해야만 댓가가 나오는 구조라면 …그건 처음부터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반복 구매가 어려운 제품, 예컨대 가구라든지 아니면 생명보험 같은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라면 어떨까요. 아마 ‘피라미드’ 조직 확충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봐도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MLM 구조는 하위 판매자보다는 상위 판매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까 하위 판매자들은 제품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상위 판매자가 받아가는 소득을 뛰어 넘기가 힘듭니다. 그렇게 하고 싶다면 제품 판매보다는 자신의 하위 판매조직을 확충시키는데 더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위 판매자 들은 ‘나를 봐라, 나처럼 열심히 하면큰 돈을 벌 수 있다’ 이렇게 계속 ‘동기 부여’를 함으로써 하위 판매자 들을 모집하고 또 가입시킨 판매자들의 이탈을 막으려 애를 씁니다.

‘열심히 하면’ 이란 말과 ‘나처럼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의 허구성도 한번 짚고 넘어 가기로 하지요. 어떤 일이든지 열심히 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열심히 한다면 성공한다는 얘기는 꼭 다단계 마케팅 사업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처럼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지노에서 잭팟을 터뜨린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