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이 없어서 저축 못해요

얼마전 ‘백만장자 청소부’ 이야기로 미국이 떠들썩했던 걸 모두들 기억하시겠지요. 다들 잘 아시는 스토리이지만 이 에피소드의 교훈은 결국 돈을 버는 것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바로 그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지 저축도 하고 투자를 하지’ 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꼭 그런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여웃돈이 있어야 저축도 할 수 있고 투자도 할 수 있다는건 부인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어떤 분 들은 월 이삼천달러 쯤 가지고도 잘 살고 있지만 한달에 돈 만불 이상씩 벌면서도 언제나 돈이 모자란다고 쩔쩔 매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결국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서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돈을 잘 버는 분들은 많이 벌긴 하지만 그만큼 쓰는 곳도 늘어나고 많아집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가 큰 집을 사고 좋은 차를 사는게 보통입니다. 물론 융자를 받아서 집이나 차를 사는데 어떻게 보면 매달 내는 상환금은 따지고 보면 사실 남들한테만 즉 모기지 회사나 은행 같은 곳들한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원금을 갚기 보다는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그렇다면 돈을 얼마나 버느냐 또는 가지고 있느냐 보다는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 결론도 가능합니다. Earning Power, 즉 돈을 버는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는 족족 써버리지 않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 얘기입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 들이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이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Pay Yourself First)” 삶의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일까요? 간단히 말한다면 돈이 스스로 불어 나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백만장사 청소부’ 가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훗날 돈벌이에 나서지 않아도 되도록 만드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저축이나 투자를 이용할 때만 가능합니다.

물론 투자를 잘못하면 원금까지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면 결코 투자를 해서는 안됩니다. 주식 투자든 부동산 투자든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판단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채 브로커 말만 믿고 투자를 했다가는 쪽박 차는 일이 생길 지도 모릅니다.

90년대 말,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 주식에 뛰어든 분들, 어떻게 되었습니까? 또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전에 부동산에 투자했던 분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중간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우리를 위해 일한다고 믿는다면 그건 너무 순진합니다. 투자 대상이나 내용에 대해 판단하는 일은 언제나 우리 자신의 몫 입니다. 이 점은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기억해둬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저축이나 투자는 일찍부터 시작할 수록 좋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훨씬 더 많은 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돈은 복리로 증식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연 10% 씩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가정해 보지요. 그럼 원금은 매 7년마다 거의 두 배씩 늘어납니다. 20살 되던 해에 2천불을 투자해 놓았다면 33-34세 쯤 되면 이 돈은8천불, 40세쯤 되면1만6천불, 그리고 60세 무렵이면 12만불 정도의 몫돈으로 자라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30세 되던 해에2천불씩 투자한 사람은 30년 시간이 지난 후 라도 모아 놓은 돈은 3만불 정도에 불과합니다. 10년 늦게 시작한 대가가 9만불인 셈이지요.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복리 증식의 법칙을 가볍게 생각한데서 나온 결과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까 그럼 또 이런 질문을 하실 수도 있겠네요. 난 지금 40대인데 너무 늦은거 아니냐 하는 질문 말입니다. 대답은 마찬가지입니다. 50대에 시작하시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시작하셔야 합니다. 다만 은퇴할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까 세이빙하는 금액을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 원하는 결과를 얻으실 수가 있습니다.

여유 돈이 없다면 가계부나 예산을 짜서 불필요하게 돈을 쓰고 있는 데가 없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쓰고 있는 곳들이 있음을 찾아 낼 수 있으실 겁니다. 그렇게 남을 위해 쓰고 있는 돈들을 나 자신을 위해 저축 또는 투자하기를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