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가 분노조절이 어려울 때 (1)-화를 많이 내면 ‘분노조절장애’일까

화를 내는 것 자체는 병이 아닙니다. 분노는 두려움이나 슬픔처럼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입니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고, 관계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분노라는 감정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무너질 때입니다.

흔히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단순한 진단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반복적인 폭발적 행동이 나타나는 간헐적 폭발장애가 있을 수 있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외상 경험, 알코올이나 약물 문제, ADHD, 성격적 특성 등에서도 심한 분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를 잘 낸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진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언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까요?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급격히 폭발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며, 물건을 던지고 부수거나 사람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성격 문제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화가 가라앉은 뒤 후회하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그 때문에 가족관계나 직장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 화가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함께 사는 사람은 “내가 이 말을 하면 또 화를 내지 않을까” 하며 끊임없이 상대의 표정을 살피게 됩니다. 결국 한 사람의 분노 때문에 가족 전체가 긴장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분노의 밑바닥에는 다른 감정이 숨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정받지 못했다는 상처, 버림받을 것 같은 두려움, 수치심이나 무력감이 분노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료에서는 단순히 “화를 참으세요”라고 가르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분노를 촉발하는지, 그 순간 몸과 마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 아래 어떤 감정과 경험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원인을 이해하는 것과 상처 주는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다릅니다. 아무리 힘든 과거가 있더라도 폭언과 위협, 폭력까지 상대방이 견디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분노를 이해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 행동에 대한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8+1 MindBody Clinic
Tel. 425-435-1350
린우드 : 17414 Hwy 99 #104, Lynnwood, WA 98037
페더럴웨이 : 32123 1st Ave. S. #A-1, Federal Way, WA 98023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