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을 돌보는 사람도 아플수 있습니다 (1)

아픈 가족을 오랫동안 돌보는 간병인이나 매일 환자를 만나는 치료사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의 가까이에서 살아갑니다. 처음에는 “내가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돌봄이 몇 달, 몇 년 계속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에는 끝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병은 진행됩니다. 치매나 중풍, 암과 같은 만성질환에서는 어제 할 수 있었던 것을 오늘 하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기도 합니다. 가족 간병인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변해가는 슬픔까지 함께 견뎌야 합니다.

치료사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다른 사람의 통증과 불안, 두려움과 절망을 듣고 받아들입니다. 환자가 좋아지면 기쁘지만, 아무리 애써도 호전되지 않을 때에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정서적·신체적 고갈을 흔히 ‘번아웃burnout’이라 표현하며, 타인의 고통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깊은 피로를 ‘연민 피로compassion fatigu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돌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에는 오히려 무심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나보다 힘든데”, “가족을 두고 내가 어떻게 쉬나”라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피로와 슬픔을 뒤로 미룹니다. 그러다 잠이 오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환자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고, 예전에는 안타까웠던 이야기에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때로는 우울과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이것을 사랑이 부족하거나 직업적 사명감이 약해진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감당할 수 있는 심리적 에너지의 양이 있습니다. 계속 주기만 하고 회복할 시간이 없다면 누구라도 고갈될 수 있습니다.

좋은 돌봄은 자신을 완전히 희생하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누군가를 돌보기 위해서는 돌보는 사람에게도 잠과 휴식, 위로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환자를 바라보던 따뜻한 시선을 이제 잠시 자기 자신에게도 돌려보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괜찮은가?”라고 묻는 것, 그것이 돌보는 사람에게 필요한 치료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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