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트라우마 Part. 2

생각하기조차 힘든 불안과 공포가 아이의 자아와 인격을 해체시킬 듯이 위협하게 되면 무의식 깊은 곳으로부터 강력하고 원형적인 방어가 움직여 아이의 정신이 해체되는 것을 막고자 합니다.

이러한 방어체계는 아이들의 꿈속에 강력한 보호자나 공격자의 이미지들로 나타나 더 이상의 현실 접촉을 막고 정신을 해리 dissociation 시키면서 일차적인 생존을 유도한다는 점을 융 분석가인 도널드 칼쉐드Donald Kalsched는 적고 있습니다. 환상의 영역이 아이들에게 충격적이고 무서운 현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이 되어주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과 고통을 일깨워 현실에 대해 기대를 품지 못하게 차단시키는 벽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꿈이나 그림 작업과 같은 내적 이미지의 표현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어떠한 트라우마를 겪었으며, 어떻게 트라우마를 통과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도널드 칼쉐드의 저서 “트라우마의 내적세계 The Inner World of Trauma”에 소개된 환자들의 꿈 중 구스타프 Gustav의 사례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받았고 전쟁까지도 겪었던 구스타프는 자신이 12살로 등장하는 꿈을 계속해서 꾸었습니다. 아래는 그중 하나의 꿈입니다.

“나는 심하게 상처 주는 엄마의 말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나는 여전히 잠에 취한 상태였으나 엄마를 향해 고함지르며 쫓아갔다. 그러나 엄마는 그냥 걸어 나가 버렸다. 나는 계속 고함지르며 따라 나갔다. “어떻게 내가 이렇다 할 만한 존재가 될 수 있겠어? 내가 어떻게 내 삶을 살 수 있겠냐고?” 그렇게 엄마를 쫓아 다른 방에 들어갔을 때, 미라처럼 큰 형체 없는 모양이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분석가와 12살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가던 중 위의 꿈을 통해 연상하면서 구스타프는 자신이 12살 때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유산하고 있던 장면을 예기치 못하게 목격했던 것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흥건히 피 묻은 엄마, 그걸 바라보는 어린 구스타프에게 나가라고 호되게 비명을 질렀던 엄마를 구스타프는 기억해 내었습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가 자신이 임신했다고 알려주었기에 구스타프는 외롭고 혹독한 생활 속에 동생이라는 존재가 생긴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아이가 목격한 장면은 너무 혼란스럽고 잔혹한 것이었습니다. 엄마의 감정과 행동이 가져오는 충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던 아이의 의식에서 잊힌 것을 꿈은 내면의 기억으로, 이미지로 담아낸 것입니다. 실제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다룰 때는 무엇보다 부모가 그런 충격적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자신들의 정서와 삶을 추슬러 가는지가 가장 관건이 됩니다. 아이들은 이를 목격하면서 부모의 정서적 반응에 따라 위로를 얻어 극복이 빨라지기도 하고 혹은 충격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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