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진 변호사의 <미국에서 만나는 한국법> (8)

미국 자녀에게 보내는 생활비·학비, 한국 증여세는?

(문) 한국에 거주하면서 미국에서 공부하는 성년 자녀에게 생활비와 대학원 학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생활비와 교육비에는 증여세가 없다고 들었는데, 금액에 관계없이 보내도 되나요?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취업한 뒤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 궁금합니다.

(답) 생활비와 교육비에 관한 비과세 규정은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에게 보내는 돈이라고 해서, 또는 송금할 때 ‘생활비’나 ‘학비’라고 적었다고 해서 언제나 비과세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에게 어떤 필요로 지급하고, 실제로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한국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교육비 등을 비과세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도 학자금이나 장학금 등으로서 해당 용도에 직접 지출한 금품을 규정합니다. 따라서 실제 학비와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먼저 자녀에게 부모의 부양이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민법은 부양받을 사람이 자기의 자력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부양책임을 인정합니다. 자녀가 성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원이 모두 과세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가 보내는 모든 돈이 비과세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소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그 소득과 보유 재산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취업한 자녀에게 지원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금액에도 일률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교육비 비과세 규정에는 ‘연간 얼마까지’라는 정액 한도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얼마를 보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비용인지, 실제 필요한 금액인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실무적으로는 학비 고지서와 납입 영수증, 주거비 등 생활비 지출자료, 송금내역을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법에서 정한 일률적인 제출서류 목록이 아니라, 지원의 필요성과 실제 사용처를 설명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송금내역만으로는 그 돈이 어떤 비용에 사용되었는지까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사는 자녀에게 보내는 경우에는 한 가지를 더 확인해야 합니다. 자녀의 한국 세법상 거주자 여부와 증여 당시 재산의 소재에 따라 적용 법률과 납세의무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국외 재산을 증여하면 부모에게 증여세 납부의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앞서 설명한 비과세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미국 자녀에게 보내는 생활비와 학비는 금액이나 송금 명목만으로 비과세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자녀의 부양 필요성, 실제 지출할 비용, 세법상 거주자 여부와 송금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생활비·학비이니 세금은 없다’고 단정하기보다, 송금 전에 한국 증여세의 비과세 요건이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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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진 변호사
서울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로스쿨 법학전문석사(J.D.)
Emory University LL.M.
한국 변호사 및 미국 워싱턴주·뉴욕주 변호사
(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Private Wealth & Family Law Group)
(현) Summit Pro Law 선임변호사 

문의 : 425-510-1671~4, admin@summitpro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