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女人)의 고백(告白)

얼마 전 시애틀 민가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 어둠이 깔리고 적막한 시간 모두가 일터에서 집으로 향하는 그 시각, 자동차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건물 속으로 나르고 있는 한 여인을 보았다. 아무도 거들어 주는 이가 없는 듯 안쓰러운 마음에 시선이 떨어지지 않아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려 그 일을 거들어 주게 되었다. 투고박스, 포크, 나이프, 음식, 접시, 음료수 등으로 보아 저녁파티가 이 곳에서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잠시 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사람들, 소리를 지르며 들어오는 사람들, 너덜거리는 담요로 몸을 둘둘 말고 들어오는 사람들, 자전거를 끌고 들어오는 사람들. 저들의 모습으로 보아 그 곳은 파티가 있는 장소가 아닌 듯싶었다 그 들은 집 없는 “거리의 나그네”들이었다.

가난한 이웃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거침없이 달려 간다는 한 여인의 고백, 정신 없이 구호 활동을 하다가 잠시 거울을 들여다 본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얼굴을 바라 보며 문득 필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언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에너지 넘쳐 보이는 그녀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일손이 부족해 보이는 그녀. 그날 역시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 모두 시종일관 분출되는 그녀의 에너지에 넋이 나가 있었다. 그런 중 어렵게 말문을 열기 시작한 그녀 의 고백은 다음과 같았다.

▣ 삶을 회복(回復)한 여인(女人)의 고백(告白)

첫 아이를 잃고. 지난 날 긴 세월 동안 술로 인해 방황한 얼룩진 과거 때문에 항상 알코올 중독자로 술주정 뱅 이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아 확대되는 오점을 남긴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 그로 인해 남편을 잃었고. 자식 들이 내 곁을 하나 둘씩 떠 나 갔으며 많은 세월 술 먹은 죄인 취급으로 정신병원 쇠창살 신세로 간호사. 감시자들로부터 보이지 않은 눈으로 감시를 당하며 억울하게 살아야만 했던 시간들 속에 숨 죽어야 했던 모든 기억들.
그리고 격리된 자신을 통곡에 가까운 심정으로 그 누구에게 이 억울함을 하소연하지 못해 가슴앓이 하며 정신병원 한 귀퉁이에서 울분을 삼키며 울어야 했든 지난 날의 고독한 시간들이 이젠 아련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찔한 현기증으로 남아 영원히 잊지 못합니다.

이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술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나의 부모님께 물려받은 귀중한 생명체를 술에게 빼앗겨 가족과 세상 사람들에게 “천대 받는 인간 이하의 몰 지각한 술주정뱅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먼저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단주 하는 영역은 오직, 일치. 봉사. 회복. 이라는 결심으로 실천의 프로그램을 확실하게 행동에 옮겨가고 있습니다. 내가 과거 어떤 사람이었나를 자각하고 “자성과 반성”으로 상기하면서 지금부터 술로 인해 더 이상 내 삶을 죽이고 싶지 않으며 술과 전쟁을 선포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점과 노력한 만큼 뭔가 이루어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여인(女人) 이야기

과거 생각하고 싶지 안은 괴로움을 날려보내고 술은 끝없이 밀려오는 악마와 같은 질긴 놈이 되어 무덤 속까지 따라 다니는 불치 병이라는 걸 마음으로 세기고 또 새겨 봅니다. 더 이상 벼랑에 내몰린 알코올 중독자의 최후의 선택은 단주의 길입니다.

젊음 날 괜한 영웅심에 발동하여 한잔의 술로 엄청난 과오를 범할 줄 모르고 많은 세월을 허송에 매달려 살아가는 젊은이도 보았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는 개도 안 물어 갈 지독한 병입니다 추한 몰골에서 죽음까지 연결된 기막힌 심정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게으르고 나태하면 단주회복은 정말 먼 길입니다. 항상 술은 나의 주위에 맴돌면서 자신을 끝없이 유혹에 손길을 손짓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술을 차단 시키려면 오늘도 내일도 같은 멤버를 찾아 서로의 경험담을 교환하므로 “지독한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그러기에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가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순간의 과오가 인생 전부를 송두리째 잊어 버릴 수도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 이러한 동기로 봉사에 나서게 되었나 봅니다. 필자는 꿈을 실현하는 열정의 순간들이 그녀를 가장 빛나게 해 준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를 떠올렸는지 발그레해진 얼굴로 열변하는 한 여인의 모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바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도전을 전하는 그녀의 고백. 자신의 꿈을 열정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 분명 그 얼굴은 우리가 흔히 미인이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주는 감동스러운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은 주변 사람들 에게 열정을 감전시키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필자 역시 그날 저녁 찌릿, 감전되고 말았습니다.

길에서 만난 한 여인의 고백이 필자의 가슴을 울립니다. 언제나 그 순간을 잊고 산다면 다시금 재발의 위험이 뒤따르고 나에 목을 조여 올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가는 길은 멀고 험한 사각지대” 외로운 술과 투쟁에 길을 쉼 없이 오가는 고독한 악마 삶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