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무 무서워! #1

하이! 000, 라고 불러도 대답이 없이 그냥 지나가는 000…
왜 그런거지?
잠시 생각해보다가 나 역시 사무실일이 밀려서 그냥 잊어먹었다.
며칠후 000가 내사무실 앞을 지나가는것을 보고 하이? 하고 말을 걸었으나 역시,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냥 지나쳐 버렸다.
나는 000의 행동의 변화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뭘까?
무슨일이 있는걸까?
그렇다고 쫓아가서 왜 인사를 안받느냐고 물어보는것도 아닌것 같구 좀더 지켜보는게
좋을듯 싶어 그냥 또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날 역시 항상 같은 시간대에 내사무실 앞을 지나가는 000에게 나는 활짝 웃음을
띄우며 하이! 000라고 불러 세웠으나 000는 아예 뒤를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너무나 궁금한데?
뭘까?
왜?
무슨일이 있는걸까?
아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니까 그냥 냅두자!
아무래도 염려가 되어서 안되겠다 싶어서 다음날 집안 마당에 활짝핀 데이지꽃을
꺾어서 이쁜 부케를 만들어가지고 사무실로 출근을 했다.
000가 지나가는것을 눈여겨 볼려구 사무실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낮시간쯤 되어서 000가 핼쓱한 얼굴로 지나가는데, 난 000가 이미 지나간 뒤라
000의 방옆의 장식용 책상에 데이지꽃부케와 함께 예쁜카드를 마련해서 메모를 했다.
Dear 000, I wanted to say I love you! You are in my care!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000를 사랑한다고 !
며칠후가 지났다.
000방문앞에 놓아둔 꽃이 없어진것을 보니 000가 가지고 들어간 듯 하다.
사무실에서 열심히 서류를 보고있는데 몇번씩 하이! 라고 아는체를 하여도 아무말
없던 000가
내사무실안을 들여다보며 CAN I COME IN?
들어가도 좋은지?
물어본다.
나는 중요한 일을 잠깐 뒤로 미루고000에게 그럼 어서 들어오라고 말을 했다.
그동안 보고싶었노라고… ( 사실이다. 이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다보면
가족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얼굴이 보이지않으면 궁금해진다.)
매일 보는 고객을 며칠동안 못보거나 서로 인사가 없으면 궁금하고, 그립고, 보고싶고,
좀 염려가 되기도 한다.
그래! 여기 앉아있으면 내가 차한잔 타줄께! 라고 말하며 지난달에 중국갔다가 온
동료가 선물해준 쟈스민차를 한잔 타서 권하니 000는 아무말없이 차를 마시면서 나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
나는 본인이 얘기할 준비가 안되어있는 듯해서 아무말없이 그냥 앉아서 000를
바라보고만 있는데 000가 별안간 레지나, 나 어떻게 하지? 라고 묻는다…
왜?
무슨일이 있는거야?
내가 알아도 될까?
000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얘기를 시작한다.
음!
나 암이 다시돌아왔대…
그리고 이미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되어서 쉬운상태가 아니라구…
음!그렇구나!
그렇구나!
아하!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지?
안아줄까?
아니면 울어버릴까?
난 지금 가슴이 아픈데 그래서 눈물이 벌써 핑도는데…
어찌해야 하지?
000를 쳐다보며 나자신을 다스려 보았다.
아니, 지금000에게는 감정을 잘 다스려줘야 해!
그러려면 내가 먼저 이성적인 모습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내눈에는 벌써
눈물이 핑 돌아버린다.
애써 눈물을 감추려해도 쉽지가 않다.
어릴때 나의 별명은 눈물보따리였다.
워낙에 잘 울었다.
티비에서 나오는 연속극을 보다가도 슬픈내용이 생길라치면 티비보다 내가 먼저
울었다.
남의 집 부부싸움 하는것만 보아도 그집 아이들이 불쌍해서 눈물이 났었고,
집안 어르신이 일본에서 살다가 오랜만에 우리집에 들르셨는데 며칠동안 정이든
큰아버지, 큰어머니하고 헤여지는것이 섭섭하다며 울고,
튀김집 가게앞에 묶여있던 개가 하루종일 묶여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하루종일
자기주위만 뱅뱅도는 개가 불쌍해서 눈물짓고는 했다.
그리고 내사무실에서 다루는 일들이 주로 슬픈일들이 많아서 이제는 면역도
될만한데도 눈물이 자주 맺힌다.
겉으로는 전혀 아닌척,씩씩해 보이려고도하지만 나의 속절없는눈물은
나를결심을 해체 시켜 버린다.
그런데 지금은 울면 안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