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2)

생후 2달된 시추는 코가 단추구멍같이 짓눌려 보이는게 너무나 귀엽고 이뻤지만 나는
이미 포메리안데이지와 치와와 스카우트가 집에 있어서 처음에는 선뜻 시추를 받지를
못하였는데 두달된 시추는 너무나 이뻐서 금새 마음이 흔들려 오히려 나중에는
친구에게 엎드려 절이라도 할판이었다.

시추는 다른개들하고 달라서 발바닥이 곰발바닥같아 점프를 잘하고 시추의 성격상
절대로 가만히 앉아있지를 않았다.

시추가 이후로 우리집 식탁테이블은 식사후에 얼른 치워야 하고, 식사전에는
베이비시추를 다른방에 놓아야만 제대로 식사를 할수가 있었다.
아무데에서나 점프를 해서 올라가서는 혼자만의 파티를 벌리곤 하여서….

시추는 만년 토들러개이다.( 어린아이와 같은)

개구장이이고, 궁금한게 많아서 절대로 가만히 앉아있지를 않았다.

시추가 베이비 일때는 그냥 귀엽기만 하였는데 자라면서 우리집은 그야말로
개판인 집이 되었다.

아직 어리고 장난꾸러기인 시추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을 치는 데이지와 스카우트,
그리고 시추는 집안이고 어디고 달리고 달리며 어느 높은곳이든 뛰어넘고 ..

아침에 온가족이 출근을 하고 저녁에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는 빗자루에
베큠을 들고 다니며 치우기 바빴다.

세마리개들이 뛰어놀던 우리집은 전체가 그야말로 쓰나미가 할키고 상태이기를
8개월 정도, 나는 거의 미칠것만 같았다. 마침내 시추를 이탈리안친구에게 입양을
시켜 버렸다.

정신없던 시추, 지가 버린 똥도 먹어치우던 시추 , 똥먹은 입으로 온집안에
묻혀놓고 우리가 돌아오면 반갑다고 냄새나는 입을, 아니 온몸을 우리에게 던지며
애정표현을 하던 시추, 집안어항에서 기르던 열대어 수족관을 박살내고, 그안에서
몇년동안 형형색깔의 형광색으로 빛을 발하던 우리집물고기들을 그놈의 시추는
잡수셨다.

개가 자기가 싼것을 먹는 경우는 미네랄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애정결핍증이라는
수의사님의 말씀에 일터에서 지친몸을 추스리기도 전에 쓰나미 자리를 만들어 놓은
세마리들을 씻기고 먹이고 집안을 치우고 나고도 시추를 안고 토닥거리고 나면
우리가족들은 그야말로 제대로 앉아서 식사도 못할 판이었고 나는 좋아하는 나만의
티타임과 묵상의 시간은 저만치 달아나버리기를 몇달째, 결국 나는 얼마전 어머니를
잃고 혼자서 힘들어하는 이탈리안 친구에게 시추를 입양시키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3일간은 너무나 조용하고 집안이 깨끗하니 행복해서 하하! 호호! 소리가 절로
나왔었는데 3일이 지나니까 8개월간 우리집에서 살면서 서부극 영화의 주인공처럼
온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우리집 화초란 화초는 짓이겨놓고 집안
어항탱크에 있던 물고기랑, 뒷마당 작은 연못에 있던 붕어가족들을 몰살시켜버린
그시추가 그리우면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니, 너무 힘들었는데 이건 뭐지?

두달된 시추가 우리집에서 8개월간 살면서 남겨놓은 흔적은 지저분함만이 아닌
그리움이었다.

정신없던 시추가 떠난 우리집은 두마리의 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막강산이었다.

시추가 그리워 눈물을 짜고 소리없이 울었다.

결국 시추를 친구에게 보내고 삼일후에 친구가 운영하는 스토어를 찾아가서 다시
사정사정해서 시추를 우리집으로 다시 데리고 왔다. 난 친구에게 전화를 돌렸다.

아무래도 내가 시추를 너에게 입양시킨것은 잘못이었던것 같아!

내가 다시 키워야겠어 !

나하고 20년지기인 이탈리안 친구는 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혼자 남은 아버지가
너무 아파하시고 힘들어 하셔서 내가 시추를 입양시키라고 해서 아버지에게 시추를
키우시라고 드렸다가 아버지가 시추를 보면서 너무 행복해하시는데 뭐?
다시 달라구?

친구는 너무나 기가 막히다며 그럼 너랑나랑 이별이야! 라면서 시추를 내게로
돌려주었다.

시추를 우리집으로 데리고 일주일이 되자, 난 다시 지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소파랑 베개들이랑 물어뜯고, 싸놓고 자기가 싼것 먹고…
온집안은 다시 쓰나미가 찾아 왔다.

시추가 배설한것을 먹지않게 양으로 식초를 부어놓아서 냄새에 질리게 보았다.
그런데도 너무 잘먹어서 이번엔 식초보다 열배나 강한 강초를 부어놓고 기다려보았다.

먹나, 않먹나?

그런데 강초를 뿌려놓은 배설물도 먹고서 이리저리 설치며 온집안에 0칠을 하고
다녔다.

나의 인내심은 이미 저많치 달려가 버리고 우리가족은 모두들 그로키상태가 즈음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샤냐, 내가 데리고 시추 다시 받을 생각이 있어?

그날, 난 친구에게 미국욕을 바가지로 먹고서 그날부터 6개월간 친구가 운영하는
스토어에 발을 끝는다는 조건에 싸인을 하고는 그말썽꾸러기 시추와 다시 이별을 했다.

네가 다시 시추를 데리고 가버려서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다시는 너를 않보려고

하는 판이었다며, 그래도 아버지가 좋아하시며 다시 데려오라고 하신다며, 그날

친구에게 우리집 말썽장이 시추를 보내면서 평생 않해 각서에 싸인까지 했다.

앞으로 6개월간 친구가 운영하는 옷가게에 접근금지라는 …..

지금, 그시추는 스토어를 정리하고 고향인 라스베거스로 떠난 은퇴한 친구를 따라
이사를 가버렸다.

우리집 말썽꾸러기였던 시추는 친구집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살고있다.

물론 자기가 싼것은 절대 근처에도 않간단다.

강아지가 자기의 배설물을 입에대는경우는 미네랄이 부족하거나 애정결핍이라는데
아마도 우리집의 시추는 개세마리의 개판인 집에서 사랑을 받으려고 애를 쓰던 결과
였던것 같다.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은 한참을 울었다.

살면서 우리가 울일이 얼마나 되지?

우리의 삶속에 동행하는 삶을 살다간 데이지도 그립고, 그말썽장이 시추도 그립고,
먼저가버린 생명에 대한 그리운 마음에 …….

그렇지!

윤동주님의 싯귀처럼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럼,

우린 모든것을 사랑해야 하는건데….

그래서인가 오늘10분간의 동영상을 보면서 흘린눈물이 웬지 감사한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