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이야기 #1

어떻게 혼자 되셨나요?

한숨을 쉬더니 한참만에 대답을한다.
아, 네, 제가 좀 일이 있었어요…

그래요!무슨일인지 말안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 저와 얘기하고 싶은 일은 무었이지요?

묻는 내말에 아무 말도 없이 한숨만 길게 쉬더니

사실 얘기가 깁니다.

그러세요… 그런데 전 30분 밖에 시간이 되지 않습니다.
30분안에 얘기를 마칠수 있으시면 얘기 하실수가 있으시고요…

남자는 대답대신 긴 한숨만 쉬더니 한참을 뜸 들이다가 얘기를 시작 했다.
아, 저 레지나 선생님
아기를 가졌을때 한달 만에도 임신여부가 가능한지요?

네?글쎄요 일단 임신여부를 알수있는 테스트를 직접 해볼순 있겠지요.
확인이 되면 좀더 정확하게 알수 있는 병원검진이 필요할테구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 68년생도 임신이 가능합니까?
네, 그럼 68년생이면 지금 이 2016년 이니끼 나이가 몇이신지 계산을…나이가48세 네요…
글쎄요, 임신을 절대로 못한다고는 할수가 없겠지만 그나이에 임신을 한다는것은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죠!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시나요?
앞의 남자는 한숨을 푸욱 쉬며 또 뜸을 들이더니 한참만에야 이야기를 시작한다.

난 전화기를 꺼내어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할일이 많았는데 이사람이 내 시간을 붙잡아 먹는것은 아닐까?하고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시간이 없다고 내색을 하기엔 앞의 남자분의 태도가 심상치가 않았다.

내가 묵고 있는곳은 한인타운내의 민박집이었다.

사실 10월 경에 이곳으로 출장을 오면서 호텔에 묵었는데 호텔하고 여기 엘에이 사무실하고의 거리 차이가 심해서 매번 택시를 타려하니 택시비도 만만치 않았지만 우선 매번 만나는 택시 기사들의 모습들이 왠지 편안하지 않았다.

우버를 몇번 사용해 보았는데 한번은 우버를 모는 남자의 모습이 웬지 불편해서 목적지도 도착하지 않았는데 중간에 내렸었다.

느낌이랄까? 웬지 마음이 편치 않았었다.

버스노선을 알아보니 내가 5블락을 걸어가야만 버스를 탈수가 있는데 엘에이 한인타운 지역이 여자혼자서 걸어다니기엔…( 내가 엘에이 우리 직원들에게 하는 말은 나같은 미모의 여자가 혼자서 걸어가는것은 자살행위라고 말하니 카운셀러가 너무나 웃긴다는 얼굴로 나에게 그럼 나같은 미모는 완전 핵폭탄이네???)하튼 안전하지가 못하였다.

혼자서 쎌폰을 들고다니면서 통화를 하다가도 뒤에서 오는 남자가 쎌폰을 낚아채어 도망을 갔다는 소식도 들리고, 여자 혼자서 걷다가 백을 날치기 당했다는소리도 들리고, 시장가는 할머니를 넘어뜨리고 실컷 두드려패고 돈을 빼앗아 갔다는 얘기도 들리니…
조심해야겠기에 내가 묵고 있던 숙소에서 엘에이 사무실까지 택시를 이용했었는데 점점 택시를 이용하는것이 불편해져 왔다.

집안어른들이 계신 세리토스에서 엘에이까지 내가 운전을 해보았는데 바쁘지 않는시간엔 40분이면 올거리를 트레픽에 걸리면 두시간도 좋고 세시간도 좋았다.
어떤때에는 차가3시간 이상을 움직이지 않아서 가스가 다 떨어져 갈때라 마음이 조마 조마 했었다.
트레픽에 안걸리려고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보았지만 나만 똑똑한게 아니었다.

트레픽을 피해 나온 사람들인지, 아님 원래 일찍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지만 도로는 여전히 차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생각하다못해 내가 아침부터 1시까지 일을 돌보아야 쉘터가 있는곳 근처에 민박집을 찿느라 인터넷을 뒤적거리는데 크리스챤이 운영하는 민박업소가 눈에 띄었다.

주인에게 내가 있을 기간의 숙박비 계산을 전화로 문의 해보니 일단 3주를 계약하는것이 비용이 절감이 되어서 일단 구두로 계약을 하고 민박집을 방문해보니 내가 3주동안 일해야할 쉘터하고의 거리가 한블락 밖에 되지않았다.

무엇보다도 좋은것은 한국분이 운영하는 것이고 또한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니 매일 음식을 사먹어야하는고통도 없고( 난 지난몇달동안 출장도 많고 집에 불이 났었기에 밖의 음식을 지겨우리만치 먹느라고 고생을 했기에…)

밖에서 음식을 먹는다는것은 고통의 수준이었기에 민박집은 부엌시설을 사용해도 된다니 정말 다행이다 싶어 3주간 머무는곳에 싸인을 하고 돈을 치루었다.

민박집으로 옮겨온지 며칠후에 주인아저씨가 나에게 물었다.

저번에 보니까 외국여자들 몇사람하고 걸으시던데 선생님 뭐하는 분이세요?

잘모르는 분에게 사생활에 대해서 애기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3주간을 지내야 하니까 대충 내가 해야하는일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니 이분은 아하! 카운셀러시구나… 하고는 자리를 뜨셨었다.

나는 이곳 쉘터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쎗엎시켜주는일을 도와 주려3주간 것이다.

내가 일하고있는 쉘터는 여자들만 26명이 머무르면서 학교도 다니고 직업훈련도 다니고 살아가는 방법도 배우고 익히는2년과정의 훈련쉘터이다.

25년간 이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해온 카운셀러 경험으로 이곳에 초청받아서3주간 오게 된것이다.

매일 아침, 아니 새벽 6시 30분쯤 여자들 그룹들을 데리고 운동을 한다고 동네 산책을 함께 다닌것을 이분이 본것 같았다.

이분에게 자세히 알려줄수없는 얘기들이라 대충 나의 소개를 하니 이분이 오늘저녁 내게 할말이 있다면서 시간을 내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곳 민박집에는 네델란드에서 지사원들 두명, 그리고 뉴욕에서 이곳으로 한식 요리학원에 다니러온 한국여자 분들 두명, 그리고 멀리 호주에서 여행온 커플등이 묵고 있어서 밤이면 민박집 가든에서 가든파티를 하면서 여행이야기등을 나누고 시간을 보냈었다.

가든한구석에는 100 년도 넘은 피아노가 있었는데 민박집 주인아저씨가 피아노를 얼마나 잘치시던지 민박집 아저씨는 매일 저녁 재즈곡을 피아노로 치시면서 분위기를 띄웠었다.

민박집에 머무는 우리 모두는 며칠만에 형제처럼 가까워져 식사준비도 함께 하고 여기에 있는 한식 요리학교로 교육받으러 뉴욕 언니들의 솜씨로 거의매일 맛있는 음식으로 즐거움을 더해갔다

아저씨는 한참만에 나에게 물었다.

여자가 48살에 아기를 갖는다는것이 쉽지 않지요?

글쎄요…

그런데 그게 사장님하고 무슨 문제죠?

다름이아니고요… 한4달전 여기로 어떤여자가 묵으러 왔는데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이곳으로 머리 식히러 왔다는 여자가 있었는데 이여자가 며칠을 조용히 잘지내다가 어느날 술에 잔뜩 취해서 민박집 사장님방으로 들어왔단다.

그날 이후로 10여년전 아내를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고 혼자살던 민박집 사장님은 새로운 가정에 대한 꿈을 꾸고 행복해하는데 한달이 어느날 여자가 임신을 했는데 자기는 아들이 있으니 더이상 아이를 가져도 안되고, 나이도 있고하니, 유산을 해야 한다며 보험처리가 되지않으니 만불이 필요하다며 배안에 있는 아기사진을 보여주더란다.

민박집 사장님은 나이도 있지만 아이에 대한 욕심으로 그냥 아이를 낳자고 하니 여자는 절대로 아니라며 유산을 해야한다며 사장님을 거의 협박을 해서는 만불을 들고 나가더니 며칠후 돌아왔는데 거의 죽을 상이어서 민박집 주인아저씨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미역을 사다가 고기를 넣고는 푹고와서 미역국도 끓여 먹였단다.

여자는 이제는 손님이 아니라 여주인처럼 민박집에 오는 손님들을 자기가 받으면서 열심으로 민박집을 꾸려나가더란다.

여자와 민박집 아저씨가 한방을 쓰기시작한지 두달째 되는날, 여자는 자기가 마이애미에서 하던 사업이 있는데 문제가 생겨서 일단 돈 5만불현금이 있어야 된다면서 그돈이 준비가 안되면 아무래도 자기가 마이아미로 다시 가야될것 같다면서 일단 마이아미로 가게되면 다시 돌아오는것은 쉽지않다며 며칠을 끙끙 앓더란다.

아내를 사별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민박집을 운영하며 홀로 십여년간 살아오던 주인 아저씨에게 새로운 인생에 대한 꿈을 심어준 여자가 문제가 생긴것을 알고는 사장님은 곱게 모셔두었던 현금 5만불을 빌려주었는데 여자는 돈을 어디에 갖다주겠다고하더니 수척한 모습으로3일후에 돌아왔단다.

그리고는 5만불에 대한 한달이자라며 현금 6000 불을 식탁에 내어놓으며 자기가 돈을 불려줄테니 십만불을 더달라고 하더란다.

물론 민박집을 깨끗이 청소를하며 민박손님들에게 온갖 친절을 베풀면서……

오랜시간동안 혼자서 살아오던 아저씨는 여자의 친절에 감탄하고 오만불 이자가 한달에 6000불이니 십만불을 빌려주면 이자 만해도 한달에 18000 불이 생긴다는말에 자기가 갖고 있던 돈과 함께 가까이 지내는 친구 두사람까지 끌어들여 십만불 현금을 만들어주니 여자는 아저씨 보여주는 카톡에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오빠, 고마워 내가 쓰고 갚을께!

여자에게 십만불을 주고 이후 그다음날, 여자는 뭐가 그리도 급한지 짐도 챙기지 않고는 사라져버렸단다.

민박집 아저씨의 고민은 이날부터 시작이 되었단다.
전직 음악선생님이였던 민박집아저씨는 평생을 음악선생님을 하면서 푼푼이 모아둔 돈과 마음을 낯선여자에게 날치기 당하고도 그여자를 믿고 싶었다.

민박집 아저씨가 얘기를 하면서 나에 보여주는 카톡에는 여자와 나눈 비밀스런 사랑의 세레나데가 길게 아니, 줄줄이 써내어져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