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here for you! (2)

식사를 마치시고 형부가 잠이 드셨길래 형부가 주무시는 틈을 타 나도 소파에서 그냥 잠이 들은듯 하는데 웬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점심식사를 한접시 수북히 식사를 하신 형부가 밥솥을 어떻게 열으셨는지( 전자밥솥이라 열려면 순서가 있는데..)

밥솥이 안열리니까 아마도 강제로 열려고 한듯 밥솥뚜껑은 하늘로 치솟고 있었고(그 비싼 밥솥은 망가져 버렸다.)
그날 저녁 언니집으로 초청한 오빠부부에게 대접하려고 했던 파야야 한냄비와 밥한솥이 싸그리 비워진뒤였고 형
부는 부른 배를 주체못해서 벽에다 등을 기대고 겨우 숨을 쉬고 계셨다.

그야 말로 너무나 기가막히게 밥 한솥을 해물 파야야소스를 뿌려서 다 해치워 버리신 것이였다.
난 배가 불러서 씩씩 대시는 형부에게 소화제를 찾아다 먹이고는 한참을 형부를 쳐다 보았었다.
뭐라고 말할수 없는 연민의 마음이 되어가지고는…

000의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프로그램에 와서 상에 올려진 6인분의 식사들을 거의 다 휘적거려 놓으시며 다 드신것이다. 물론 옆에 함께 자리를 잡으려던 분들은 소리소리고함을 치시며 할아버지를 나무라고 계셨고 …
난 배가 불러 숨을 헉헉대시는 할아버지를 좀더 편한 의자로 옮겨드리고
나머지 어르신들의 분노를 가라앉혀 드려야했으니..
.
이것을 지켜보는 할아버지 아내되시는 000의 마음은 너무나 속이 상하기도 하고 화가나기도하고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여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000은 내게 얘기를 계속하신다.자기가 남편을 만난것은 홍콩에서 캐나다로 유학을 와서 용돈을 벌려고 그곳에서 사업을 하던 중국인들의 가게들을 찾아다니면서 일자리를 구하는데 지금의 남편이 운영하던 자그마한 무역상의 시간제 경리로 일을 하다가 나이는 좀 많지만 성실하게 사업을 운영하던 남편의 프로포즈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

남편은 000보다 13년이 많았었다.
젊었을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남편의 몸이 약해지면서 000는 남편을 돌보느라 다니던 직장을 파트타임으로
돌리고 남편의 수발을 했는데 당뇨에 고혈압 그리고 치매까지 겹치자 남편은 이제 70대 초반이고 00는 아직도 50대인지라 해야할것도 너무나 많고 하고 싶은일도 너무 많은데 남편을 돌봐야해서 아무것도 할수가없다고, 그리고 치매가 온지가 벌써 6년째가 되어가니 너무 지친다고 …

난 000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럼!
내가 치매환자들이 모여서 사는곳을 소개해주면 어떨까? 하니…

자기 남편이 힘이쎄서 치매환자들의 프로그램에 입원시키니 입원한 이웃분들을 때려눕혀서 경고를 받고 가족들의 동의 아래 진정제를 남편에게 먹이니 남편이 점점 더 바보스러워져가서 거기에 계속 둘수가 없어 모시고 나온지가 몇번째라 이래도 힘이들고 저래도 힘이들지만 남편이 그래도 집에오면 좋아하니 집으로 모셔왔는데 대소변을 가리지못하고 어떤때는 대변본것을 벽에다 바르고 있더란다.
그리고 잠시 한눈을 팔면 아내인 000의 옷을 입은 옷위에 껴 입고 앉아있어서 속이 터진다고…
나의 경험도 그랬다. 형부를 돌보면서 형부에게 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자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난 내준비를 해야하기에 형부의 옷을 꺼내드리고는 입고 기다리세요! 하고 잠시후에 형부방에 가니 난 입을 떠억! 벌릴수밖에 없었다.
형부는 자기옷을 다입고서 언니의 스웨터를 덧입고도 춥다고 언니의 오버 코트에 팔이 끼셔서 더이상 안들어간다고 싱갱이를 벌리는 중이셨다.

언니는 키가 153에 몸무게가 100파운드인데 형부는 키가 192 몸무게가
185파운드정도이니…. 난 너무나 기가막혀 웃을 수밖에 없는현실이지만 형부가 내웃음에 느낄 모멸감때문에 웃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울고 싶지만 형부에게 슬픈모습을 보일수도 없어 형부가 억지로 덧입은 옷가지를 벗겨드리면서 긴한숨을 쉬게 되었었다.

참! 큰일이네!

언니도 몸조리를 해야할텐데 형부를 돌보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니… 이것을어쩌지!

난 그날 형부에게 있었던 일을 언니에게 말할수는없고 그냥 언니, 언니가회복되려면 신경을 덜 써야하니까 형부를 어떤 프로그램에 보내드리면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하니, 언니는 그러잖아도 대장암수술하기 전 형부를 잠깐 며칠동안 프로그램에 보내보았는데 형부가 너무나 바보처럼 되어가서 그냥 사흘만에 도로 집으로 모셔왔단다. 000는 나에게 자기가 남편을 이 프로그램에 맡기고 5시간을 다른것을 하고 싶은데 도와줄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난 대답을 쉽게 할수가 없었다.

이프로그램은 인디펜던트 하신분이 오는곳이고 난 여기에 계신분들 70여명전체를 위해서 일하기에 이분의 남편이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면 다른곳으로 갈수 밖에 없다고 하니 000가 설명을 한다
.별생각이 없는듯한 남편이지만 다른곳에 가면 남편이 고함을 질러댄다고… 여기오면 잘 지내고 있으니
다른곳에 가는것이 꺼려진다고….내가 언니를 도우려 휴가를 내어서 형부와 언니를 돌보다가 집으로 오려고 언니의 집 거실에서 짐을 꾸리는데 내가 짐을 꾸리는 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보던 형부가 나에게 물었다.

막내처제 어디가?
집에요!
집이 어딘데?
네, 시애틀이요.
그래!
시애틀 멀어?
네,
형부도 자주 오셨는데 생각해보세요?
생각이 않나,
괜찮아요…
처제 어디가는데?
집에요, 집이 어딘데 ?
음! 시애틀이요
그래!
시애틀이 먼가?
아니, 그저 그래요.
처제, 나도 데려가줘!
어떻게요?
처제, 그짐싸는 데 좀 비워서 나도 거기 집어넣고 데려가줘!
형부 , 그 큰키에 잘생긴 모습, 인텔릭한 강의, 멋진 품위의 형부가 어디로 간거지?
난 눈에 눈물이 맺혀서 형부를 가만히 쳐다 볼수 밖에 없었다.

000는 지난 몇년동안 아픈 남편 뒷바라지에 지치고 힘든 마음을 내 어깨에 기대여 한참을 흐느끼며 실컷 울고 있었다.

아! 나도 펑펑 울고싶다! 나역시 한마음이 되어서 가슴이 콱멕히어 겨우 눈물을 추스리며 콧물을 훔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