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1)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어떡하니
, 말해봐 언니?
언니가 통곡을 한다.
막내야, 엄마가 돌아가셨어!
아무말도 못하고 한참 있다가 눈물이 방울 방울 떨어지는것을 닦으며 물었다.
언니, 장례예배는 언제야?

삼일장이야!
삼일장…
그럼, 여기가 지금17 이니까… 21일이겠네…
여행사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성수기라서 비행기표가 없단다.
대한항공, 텔타, 아시아나, 일본항공까지 전화를 걸었다.
7월 중순경에 한국에 나가려고 비행기표를 미리 예약해 놓았었는데
항공사에 근무하는, 잘 아는 동생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했다.

000, 한국가야돼! 내일,
, 네!
현재 표는 없어요.
그런데 준비하시고 무조건 공항에 나가세요.
어떻게하든 마련해드릴께요.
그리고 스탠바이 하세요.

지하실에서 여행가방을 꺼내와 이것저것 필요한 것 들을 집어넣는데 아무런 생각이 들지않는다.
머릿속이 하얀기분이 든다…..
아닐꺼야!
엄마는 아직 살아 계실꺼야!
엄마가 돌아가실 일이 없지!
정말 돌아가셨을까?

잠을 청했는데 꿈속에서 엄마를 만났다.
며칠전 엄마의 입속이 까매지는 꿈을 꾸었었는데, 지난밤에도 엄마의 입안이 까매지는 꿈을 밤새도록 꾸었었다.
아침에 일어나 대충 짐을 꾸렸다.
가방 안에다 대충 이것저것을 집어넣으며 엄마가 살아계실꺼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 엄만 아직 계실꺼야,
날 기다리실텐테
아직은 아니시지!

2개월전 엄마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중이시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거의 매일 언니하고 통화를 했었다.
엄마의 상황을

엄마는 잠시 호전이 되었다가 다시 건강이 악화되어지길 반복을 하시더니 돌아가시기 며칠전 아주 좋아지셔서 집으로 가셔도 좋다는 의사의 허락아래 집으로 오셨다가 집에 오셔서 하루계시고 다시 병원으로 가셨다.

병원에서는 더이상 해드릴것이 없다며 양로병원을 추천해 주셨고 엄마를 모시고 양로병원으로 3일동안 엄마는 집으로 가시겠다며 미국에서 휴가내어 나가 엄마에게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딸들을 들들 볶아댔단다.

엄마를 보러나가야 했으나 얼마전 차사고로 다친 허리가 통증이 심하기도하고, , 내가 도착하면 엄마가 그냥 돌아실것만 같은 불안한 마음에 시간을 미루었었다.

, 여기 있기 싫다!

, 집에 갈란다!

언니는 축쳐진 엄마를 이리저리 돌려서 눕히고, 일으키라면 일으키고, 식사 거부하는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드시게 할려구잣죽, 호두죽, 열매죽, 엄마가 좋아하는 일본음식을 갈아서 죽을 끓이고, 구하기 어렵다는 산두릅죽까지 끓여서 엄마입안에 떼넣어 보았지만 한스픈도 못 삼기시고 집에만 가시겠다고..

엄마를 모시고 집에서 수발한지 딱 일주일, 엄마는 수고해준 둘째딸에게

미안하다! 고맙다! 라는 얘기를 겨우하시고는 눈을 감으셨단다.

여행가방을 대충 채우고 공항으로 나왔다.

탑승시간이 임박해지자 한사람 두사람 탑승을 시작했고, 스탠바이를 하는동안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아시아나의 김과장님이 너무나 친절하고 자상하게 기다리는 나를 벗해 주었다. 미리 예약을 않했으니 스탠바이하러 무조건 공항으로 나와서 한참을 기다리니 자리가 났다. 마침, 오레곤에서 오셨던 분이 패스포트를 잊고와서 되돌아갈수있는 시간이 안되어 그자리를 내가 사용할수가 있게 되었다. 그분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11시부터 3시간을 꼬박서서 기다리는 동안 내 등줄기에서는 알수없는 식은땀이 흐르며 몸에는 열이 났다.

김과장님과 아시아나에 근무하는, 잘 아는 동생인 000의 배려로, 2주전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나는 너무나 편한자리로 자리를 마련해주어서 비행시간 내내 다리를 뻗으며 아픈허리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할수 있었다. 인천공항에 내려서 공항버스를 타고 엄마의 시신이 모셔져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수위님의 도움을 받아 엄마가 안치되어있는 영안실로 도착하니 내가 이렇게 급하게 비행기표를 구했으리라 생각못하고, 막내는 장례예배를 마친후에나 도착할것이라고 예상했던 언니, 오빠, 그리고 모든친지들이 나를 보면서 놀라더니 아이구! 좀더 일찍오지!

엄마가 막내딸 보지못해서 눈을 못 감았는데라면서 저만치 엄마의 영정사진을 보며 휘청거리는 나를 부축해서 엄마영정 앞으로 데리고 갔다. 엄마의 영정앞에는 하얀국화꽃들이 넘치고 넘치게 진열되었고 그안에서 엄마는 밝은 웃음 지으며 눈을 감기전 보지못했던 막내딸을 바라보고 계셨다.

한참을 엎어져서 눈물을 흘렸다.
너무 지쳐서 눈물이 마를때까지 울면서 마지막 엄마의 눈길을 대하지못한 슬픔을 토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