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니야! (1)

버지니아 메이슨 스파인 (척추 전문의)닥터를 기다리느라 병실에서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아픈허리에 통증이 왔다.잠시후 간호원이 들어와 몸무게를 재고 혈압등을 체크엎 하더니 잠시 있으면 의사가 올테니 기다리란다. 잠시 앉아서 의사를 기다리는데 허리에 통증이 계속 오고 목까지 불편해서 눕고만 싶어졌다. 병실 한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진찰대에 다리를 뻗고 스마트폰을 꺼내어 이메일 체크엎을하기로 하고 누워서 팔을 올리고 쳐다보고 이메일 체크엎을 하려니 팔이 아프고 다친목으로 부터오는 통증이 목으로부터 어깨 팔 손가락 다리까지 전기가 오는듯한 통증에 얼른 팔을 내리고 옆으로 누워서 의사를기다리다가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아니 병원에 오기전 진통제를 먹을것을 그랬나? 아니, 진통제를 먹고 왔으면 의사를 만나서 지금 내가 아픈부분에 대하여 잘 설명이 되지않으니 안먹고 오기를 잘한거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가 몸을 일으켜 좁은 진료실을 왔다 갔다 해본다. 앉아도 허리가 아프고 서서 걸어도 아픈허리가 욱씬거려서 너무 불편하다. 다시 침대에 누워서 이제는 스마트폰이고 뭐고 생각없이 눈을 감았다.

지난밤에 잠을 설쳤다. 어제 저녁에 한국에 있는 언니에게서 카톡이 왔는데 카톡으로 보낸 사진에는 99세의 우리엄마가 병실에 누워서 힘없이 웃는모습을 촬영한사진이었다. 엄마의 사진을 확대해보니 엄마의 입가의 모습이 까맣게 나와서 웬일인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늦은시간이었지만 한국의 언니에게 카톡으로 전화를 걸었다. 카톡전화는 곧신호가 가더니만 다시 뚝 끊어진다. 아마도 창밖의 하늘에 비행기라도 지나가나보다. 몇번을 다이얼을 돌리고나서야 엄마 수발하느라 지친상태에서 잠시 눈을 감았던 언니가 전화를 받는다. 응, 언니, 언니가 보내준 엄마사진을 보니 엄마 입가가 까맣게 나왔는데 웬일 인거야? 언니가 보낸사진을 다시 한번 확대해 보면서 물어보니 언니의 말인즉, 엄마의 폐 가 좋치않아서 그런 현상들이 나타났는데 입안도 아주 까맣게 변하고 입안에는 무엇인지 알수 없는 것들이 잔뜩 나가지고 엄마가 전혀 드시지도 마시지도 못해서 현재는 영양주사를 받고 있는중이시란다. 엄마의 입속을 크게 확대해서 보다가 잠시 잠이들었다. 잠속에서 너무나 깜깜한 암흑과도 같은데를 걸어가다가 소스라치게 놀래고 무서워서 잠이 깨었다. 엄마 입주변과 입안모습사진을 확대해보다가 무섭다고도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잠을 설친게 된것 같다. 시간을 보니 새벽 3시19분, 다시 잠을 청해보아도 잠이 오지를 않아 이리뒤척 저리 뒤척거리다 아예 일어났다.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소프트한 피아노 뮤직을 틀어놓고 소파에 기대앉아서 잠을 청해보았으나 잠이라는 놈이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다행이다! 오늘은 사무실에 안가도 되니까. 오늘 하루, 병원만 세군데를 다녀야할것 같다. 물리치료, 맛사지치료,통증 클리닉, 와우!

다운타운 시애틀까지 가려면 일찍 서둘러야하니 샤워를하고 옷을 차려입고 다운타운 에 있는 버지니아 메이슨병원을 향해서 운전을하려니 조금만 앉아 있어도 허리 통증이 말이 아니다. 아픈것을 참으려니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의사를 기다리다가 진료실의자에 누워있다가 잠이 들었다. 잠을 들면서 생각을해본다. 좀 의사가 늦게 왔으면 좋겠다고…. 잠좀 실컷자게… 의사가 늦게왔으면… 그렇게 바라다가 누군가가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깐잔것 같은데 39분이나 지나갔다. 의사가 늦게온것이 이렇게 고마울수가! 진료실 안으로 들어서는 인도계통의 말끔한 모습의 척추 전문의는 늦어서 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하더니 나의 목과 허리를 촬영한 MRI를 보여주며 화면에 나타난 허리 디스크가 돌출되어버린것과 목과 디스크에 문제가 생긴것을 설명한다.

목의 디스크때문에 어깨와 팔, 손가락의 통증이 오는것이고 허리의 통증때문에 다리도 저리고 아픈것이란다. 수술도 좋지만 우선 몇달간 물리치료부터 해보고 약물치료를 병행하는것이 순서일것 같다며 치료방법을 설명을 해준다. 의사는 나에게 혹시 사고때 사진있느냐고 물어본다. 난 전화기에 입력된 차사고 사진을 보여주니 의사도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정말 다행이란다. 부서진 차상태를 보아서는 내가 더 크게 다칠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이만하니 정말 다행이란다.병원의사의 말을 들으면서 사고 때의 상황이 다시 떠오르니 몸서리가 쳐졌다. 5월 15일 월요일에 미팅이 오레곤 포틀랜드에 잡혀있어서 운전을 하면서 5번도로를 따라 사우스로 한참을 내려갔었다. 5월인데도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운전을하는 중이었다. 포틀랜드까지는 18마일을 남겨두고 운전을 해가면서 좋아하는 장님가수 보티첼리의 노래를 들으며 감미로운, 그러면서도 시원하게 뻗는 고음을 들으며 어쩜 이렇게 노래를 잘부르지! 라면서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보티첼리가 눈이 안보이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를 주셔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다니…라는 생각을하면서 곡을 따라 부르면서 행복해하는 순간 상상할수도 없는 굉음과 함께누군가가 내차의 뒤쪽을 부딪치는소리가 났다. 아니! 이건 뭐지? 뭐야 이건? 숨을 쉴수가 없다. 앞이 안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