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참!조금만 참아보지? (1)

난 할말이 없어서 그냥 가만히 00를 바라만보고만 있었다. 00도 미안한지 아니면 본인도 할말이 없는지 고개를 숙이면서 아무말도 없이 그냥 앉아있었다.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이 자리에 없었으면 하는 생각만 들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보통 일이 터지면 내 머릿속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청사진이 내 머리속에 그려지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고, 한심한 생각도 들고, 아이구 저걸, 내가 바쁜시간 쪼개서 설득시키고 달래가며 끌어온 2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나의 수고가 너무나 김이빠진다.

아무래도 한마디 해야겠다 싶은데 내 속상한마음에 앞에 앉아있는 00에게 아픈말을 한다면 일이 복잡해 질 수가 있다. 내가 정신적고통을 주었다고 고소해버리면 일이 복잡해진다.언젠가 우리 프로그램에서 집을 얻어주었던 홈리스 000가 생각난다. 우리 프로그램의 조건이 마약이나 술,담배를 허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집을 얻게 되었는데 아파트 유닛 거주자에 의하면 며칠에 한번씩 대여섯사람들이 모여서 술파티에 마약까지한다고 해서 진상을 정확히 밝히고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한겨울에 내 차안에서 며칠동안 잠복근무를 하면서 결국 술병을 안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000에게 짠하고 나타나 우리 프로그램의 룰에 대해서 얘길해줬다. 하지만 000는 별안간 나타난 나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자기 친구가 술을 잠깐 갖고 있어달래서 집으로 가지고 들어가려는것 뿐이라며 항의를 하더니 노숙자들의 권리를 도와주는 변호사에게 항의하고 법적인 문제를 일으켜서 난 얼마간 문서작성에 법정으로 불려다니고정말 힘들었었다.

참! 미국은 좋은나라이다. 이런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주는 변호사들도 있으니까는 말이다. 누구말대로 미친개에 물리면 물린사람만 손해본다고나 할까? 아무튼 나중엔 우리 사무실이 법적인 싸움에 이겨서 000는 우리사무실이 준비해주었던 아파트에서 쫓겨나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니 화가나도 꾹 참고 해결해보자! 생각을 하고서는 앞에 앉았는 000에게 그래!어떻게 할것인데? 앞으로의 계획을 얘기해볼래?

well,I don’t know what to do! If you don’t know what to do why didn’t you follow our polices?(네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면. 아니 할수없다면 조금 더 참았어야지?) 글쎄,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디부터 시작해야하는지? 상담실 안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는 000를 바라보는 것도 짜증이 나고 속에서는 울화가 치밀어 그냥 밖으로 나갔다와야 할것 같았다. 앞에 앉아있는 000에게 나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프고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잠시 정리를 해야하니 잠깐 자리를비켜줄래? 라고 물었다.

참! 문제는 지금 00가 우리사무실에서 나가면 다시 들어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의자에 온몸을 웅크리고 낙담하고 앉아있는 00를 보고 그럼 너 여기서 잠깐 기다려! 난 지금 잠시 밖으로 나갔다와야될것 같으니상담실에 00를 혼자 놔두고서 리셉셔니스트인 린다에게 상담실 1에 있는 00를 그냥 놓아두고 내가 돌아올때까지 그 곳에 혼자있게 해달라고 말하고는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사무실에서 25피트 떨어진 벽쪽에는 함께 근무하는 카운셀러들이 서너명 모여서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아하! 쟤들이 이럴때 담배를 피우는구나? 생각하며 3가 길을 잠시 걸었다. 내 사무실에서 PINE까지 걸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하고 00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별 뾰족한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별안간 일이 귀찮아졌다. 그리고 00가 꼴도보기 싫어졌다. 아니, 바보같은자식!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리다니. 아이구 못난놈! 바보같은 인간!

내가 한심하다. 저런애를 지금까지 함께 여기까지 온시간이 너무 속상해진다. 한참을 걷고나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리고 이젠 더이상 내가 맡을 수 없는케이스이니 00를 우리 사무실에서 내보내야했다. 00는 얼마전 부터 내 사무실을 방문을 하는데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왔다. 아니,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아침 8시에 아직 해도 뜨지 않았는데 선글라스를 끼고 내 사무실을 찾아온 00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지금 해도 없는데 선글라스는 무슨일이지? 00의 대답은 눈이아파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선글라스를 껴야한단다. 그래! 그럼 할수없지!나도 가끔 눈이 시려 선글라스를 끼고 앉아있으니까 이해가 됬다.

아하! 하지만 그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약 때문에 눈이 빨개져 이른새벽부터 선글라스를 끼고 온것을… 00는 이제 23살 아마도 23년 살아오는 동안 감옥을 제 집드나들 듯이 드나들고 학교공부는 지난해 우리프로그램에 들어와 겨우 고등학교 GED (검정고시) 를 마쳤었다. 죄목도 다양하다. 날치기, 도둑질, 주거침입, 마약 딜리버리, 마약상습 복용…말로다 할 수없는 경력을 가진 00가 지금으로부터 2년전 우리사무실 로비에서 자기의 순서를 기다리는데 난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쟤는 내 케이스가 아니었음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은근히 걱정하게 되었었다. 6피트의 큰키에 상습적으로 복용한 마약때문에 움푹 들어간 눈과 핼쓱한 얼굴, 웬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불안해하는모습과 더불어 거친모습의 행동과 옷차림, 아래위 검은색으로 한여름 날이었는데도 무슨 자기가 수도사 모양처럼 검은색 긴 자켓에 모자까지 푹 둘러쓰고는 긴 검은바지 통 넓은것을 궁둥이에 걸쳐입고 있었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