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1)

000씨 친구 집에서 초청을 해주셨다. 처음 가는길이라 길도 생소하지만 오늘따라 이렇게 길이 복잡한지… 000씨가 운전하는 남편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아마도 매리너스 게임이 있었나보다. 미국생활 25년이되어가도록 아직 메리너스게임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야구에 관심이 없기도하지만 000씨는 남편하고 어딜간다는것이 가슴이 조이는 입장이된다. 

남편은 참으로 과격한 성격이다. 저사람을 내가 만나서 이렇게 살고있나? 생각을 해보면 긴한숨이 나온다. 남편하고는 15 차이가 난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을 해보면 한숨이 쉬어진다. 000씨가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첫직장을 잡은곳이 어느 무역회사의 비서직이었다. 세상물정을 아무것도 모르는 000씨는 직장의 설레임으로 행복했다. 고등학교, 전문대학을 다닐때에는 무서운 아버지 때문에 흔한 데이트 한번 못해본터라 000 나름 사회생활에 대한 동경도 있고 이성에 대한 관심도 있는터라 마음이 들떠있는기분이었다. 그리고 남들도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는 유명한 무역회사에 비서직으로 채용이 되고 계산을 해보니 월급도 아주 괜찮았다. 000씨는 월급을 계산을 해보며 전문대학만 마친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켜야한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방송통신대에 입학해서 평소에 꿈꾸는 디자이너가 되고자 계획을 세웠다.

000 아버지는 술중독자이다. 평소엔 조용하고 별말씀이 없으시고아주 좋은분 같았는데 술만 들어가면 그야말로 사람이 아닌사람 되어서 온집안을, 아니 온동네를 휘젖고 다니셨다. 그때엔 그렇게 동네 마다 개들이 똥을 싸놓았는데 여기저기 골목길마다 보지않으면 개똥을 밟기가 쉬었었다. 000 아버지는 평소에는 누가시키지 않으셔도 많은 개똥들을 묵묵히 치우셨고 동네 사람들의 칭송을 받다가도  술을 드시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며어떤년놈들이 개는 기르면서 뒷처리는 안하냐고 입에 거품을 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셨다. 아버지의 명성은 이미 동네가 아는 사실이었다. 어쩌다 술에 취하지 않은 아버지 손에는 수박이며 찐빵이며 여러가지를 사들고 오시는 날이 많으셨고 날은 000 형제들에게는 행복한 날들로 기억이 되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술에 안취한 날보다도 술취한 날들이 많았다. 일주일에 5 이상은 술에 취해 들어오시곤했다. 그러니 술을 안드시는 날은 일주일에 어쩌다 하루 이틀이였다. 아버지가 술에 취하면 000 6 형제들은 각기 이곳저곳으로 숨어들기가 바빴다. 아버지의 쌓여있던 분노가 언제 터질지 몰라서 되도록이면 아버지의 눈에 띄지 않는것이 상책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술에 취한것을 알려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아버지가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며 집으로 오시는 날에는 아래동네에서부터 소리를 질러대시고 온동네 일들을 참견하시기 때문에 000 가족들 보다도 동네 사람들이 먼저 알게되고 그것은 볼일 없는 동네에 재미난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다.

000 형제들은 거의 매일밤 술에 취해 온동네를 휘적거리며 술주정을 하는 아버지 때문에 창피하기도하고 아침이면 사람들 얼굴보기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아버지의 직업은 복덕방 아저씨였다. 아버지는 작은 일들을 안하신다고 했다. 일을 해도 굵직한것만 해야 몫돈을 만질수있다면서 큰건만 하기를 기다리시고 작은 건수들은 동료들에게 넘기시는 배포(?) 가지고 계셔서 000 가족들은 배가 고팠다.

배가 고파서 매일 젖은 우동을 사다가 끓여 먹는날이 다반사였고 그래도 좋은날에는 콩나물죽에다 된장을 풀어서 온가족이 식사를 했는데 그런날에도 아버지는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서 온동네를 휘젖고 집으로 들어오셨다. 밥을 어쩌다 먹을 있는 그런 상황에 집의 둘째딸인000 비서직 취업은 그야말로 이집식구들에게는 사건이었다.

이제는 죽을 안먹어도 될테니까 말이다. 둘째딸인 000 위로 큰언니는 여고를 마치자마자 좋은 군인을 만나 결혼을 해버렸다. 결국 둘째딸인 000씨의 취직은 집안식구들에게 죽대신 밥을 먹을 있는 좋은 시작이었던것이다. 성실한 둘째딸은 첫월급을 받자마자 월급봉투를 생활고로 힘든 엄마에게 내놓으며 살림에 쓰시길 권했다.

000씨는 성실히 직장에 다녔다. 000씨가 직장에 다닌지 8개월 즈음엔 000씨는 직장에 야근이 있다며 집에 못들어간다고 했다. 전화가 없던 000 집은 앞집 순옥이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둘째딸이 직장에서 중요한 존재인가보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월급날에는 꼬박 꼬박 생활비를 챙겨주는 딸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런데 점점둘째 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을 했다. 직장을 처음 잡았을때만해도 순수해보이고 아무것도 몰라 보이는 000씨에게 무슨일인가 생겼나보다 너무나 멋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