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갈까요 (1)

어떻게 하든 자립심을 길러주고 앞으로 살아가야하는길을 가르쳐야 하는것이 우리사무실에 주된 업무이고 내가 할일 이다. 오랜시간동안 일반적인 삶의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다 큰 성인들을 보통사람들처럼 생활 할 수있도록 자리를 잡아주는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우선 어린아기들이 자라면서 부모 말을 하는것을 보고 들으며 말을 익히듯이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행동들을 보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베이게 되는데 그것이 “환경”이다. 우리들도 우리의 자녀들이 기가 막힐정도로 우리의 모습과 행동을 하는것을 보고 깜짝 놀랄수가 있다. ‘어쩜! 저렇게 지 애비 하고 똑같지?, 어쩜! 하는짓이 지애미 하고 똑같지?’ 우리가 어릴적에 어른들이 이런 말들을 하는것을 주위에서 많이들 들어본 기억이 난다.

맞다. 우리의 현재 모습은 너무나도 흡사할만치 우리의 부모님의 모습들을 갖고있다.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내게 오는 홈리스 형제들 그리고 가정폭력에 시달리어 아파하고 있는 이들을 자립을 시킬수있을까? 하는것이 나의 고민이었다. 물론 우리 사무실에서는 2년간의 케이스 매니징을 하면서 각 개인이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이들에게 직업훈련, 교육, 살아가는 방법등으로 보살펴주지만 필요한이들의 요구를 다들어주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아시안과 한국사람들의 경우엔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단체로 머무르고 있는 쉘터나 그룹 홈등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많은 그룹 홈들이 미국에 살던 사람들 위주로 구성이 된데다가 언어 등 문화 충격이 한국가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적응이 쉽지 않다.

급한데 무슨 찬밥 더운밥 가리느냐고? 잠잘수 있는 곳이면 아무데나 있으면 되지않느냐고 물어온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조금더 준비해서 잠시동안 있더라도 쉴 수있는 곳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적어도 상처받고 집을 나와서 헤메이며 아파하는 이들이 들어가서 두다리 쭈욱 뻗고 평안하게 쉴수있는 내집같은, 친정 어머니 품같은 집을 꿈꾸는 것이다. 홈리스 형제들 또한 가정 폭력 희생자 가족들하고 일한지 너무 오래되니 이젠 대충 필요한 사람들의 모습을 알수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그래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의 꿈을 나의 오랜친구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꿈의 청사진을 그리고 결론은 내렸다. ‘그래! 자립하는거야. 스스로 자립해서 일어서는거야.’ 라는결론이 생겼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자립을 할것인가?’ 머리를 짜내고 궁리를 하고 얻어낸 결론은 중고물품가게를 열자! 라는결론 이었다. 물건은 도네이션 받고 가게를 얻어서
봉사자들이 돌아가면서 가게를 운영 하다보면 가게에서 나오는 이익금으로 어렵고 힘든 가족들을 도울수있는 기반이 될것 같다는 생각에 우린 (우리사무실에서 봉사하는 이들) 함께 물건을 모으기 시작을 했다.

친한 미국친구들이 얼마동안 쓰던 가방들을 싫증이 난다며 도네이션을 해왔고 쉽게 사입기 힘든 브랜드 네임의 옷들이 기증되었으며 오랜시간동안 알고 지낸 우리 사무실의 보드멤버인 쉐냐는 자기가 팔던 브랜드 네임의 구두를 300켤레를가지고 내 사무실에다가 쏟아놓고 갔다. “와우! 이것들을 어떻게 하지. 당장 가게가 있는것도아닌데?” 가게 자리를 찿아 거의 매주 시간을 만들어서 다녀보았다. 생각보다 건물 렌트비가 비싼데다가 들어가는 비용이 렌트비 외에도 보험료(이놈의 보험료는 어려울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냥 공돈 내는것 같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거기다가 하루 8시간 내내 봉사할 사람은 그리 만만치가 않으니 적어도 몇시간은 일을 하는사람을 고용을 해야하겠구나! (다음호 계속)

<가게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