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빵들

빵이 가득들은 상자를 가슴에 한아름 안고서 00사무실 문앞에 도착하니일인지 사무실 문이 잠겨져 있다. 양손가득 빵상자를 안고 있어서 문을 두드려 볼수도 없어 문옆에 있는 조그만 유리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안에는 사람들 20여명이 둘러앉아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가 내가 발로 차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인기척을 느낀듯 뒤돌아보더니 나를 향해 나온다. 문을 열고 보니 거기에 함께 일을 하는 카운셀러 00 있었다. 헨리는 특유의 부드러운 얼굴에 만면에 미소를 띄우면서 “Oh! My! Regina, What is this?” 나는 가슴 가득히 안고 있던 맛있게 구워진 빵상자를 헨리에게 들려주며 ! 친구가 빵가게를 오픈 했는데 빵들은 겉보기에는 조금 못생긴 빵들이지만 맛은 끝내줘, 내가 너희들에게 주려고 가져온거야!” 라고 말하니 20여명의 홈리스 장정들의 얼굴에 만면의 미소를 띄우며 “Oh, my 누나 what is this?” 이들은 헨리의 손에 안겨져있던 박스안의 많은 빵봉투들을 열어보면서 신이 났다. 우리와는 달리 미국에서 사는사람들은 빵이 주식이다. 주식인 빵을 그것도 다양하게 종류별로 맛있게 구어진 빵들을 보는순간 이들의 마음이 넉넉한 마음이 되어진다. 홈리스 고객들하고 일하다가 보면 내가 혼자서 밥한끼 사먹는것이 편하지 않을때가 많다. 내밥한끼에 라면이 몇개인데? (내가 지구를 구할것도 아닌데말이다) 내가 사먹을 점심값이면 나의 여러 고객들에게 저녁한끼를 마련해 줄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들 때문에 매주 만나러 오는 나의 고객들이 직장을 잡기전까지는 정말 돈이라는 것을 구경하는것이 쉽지가 않다.

마약한다고 장애인으로 받아주며 웰페어를 주던 시대는 옛날 얘기이다. 마약을 하던 술을 마시던 본인들이 알아서 돈을 벌어야하니 술이 취해 있을 때는 생각치 않아도 되는데 술이 깨고 마약에서 깨고 나면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니 일을 해야하니까 주린배를 위하여 여기 저기 음식 서브하는 곳을 기웃거려본다. 다행이도 음식 서브하는 곳들이 열려 있을 때에는 끼니를 거르지 않지만 그나마 일을 해야하는이유로 곳에 가는시간을 맞추면 배를 곯아야한다. 많은 홈리스 어린 친구들이 배곯는데 익숙해 있다. 그것도 풍요로운 나라 미국에서 말이다. 얼마전 점심시간에 사과를 가지고 사무실 밖으로 나와서 먹으려고 하는 순간 눈이 마주친 21 00 눈이 마주쳤다. 고객은 아니지만 00 처음본순간 아이 인생에 참견좀하자구! 결심을 했었다. ( ,오지랍!) 자기의 카운셀러를 만나고 나오는 아이를 불러서 내가 갖고 있던 샌드위치를 건네주며 먹으라 하니 아이는 눈을 빤히 쳐다보더니 허겁지겁 샌드위치를 먹었었다.

이후로 아이에게 접근했다. , 홈리스가 된걸까? 기가 막힌것은 저만치 코너 길에 아이의 엄마가 피켓을 들고 구걸 하고있다. 피켓에는 이렇게 써있다. ‘아프고 병들었습니다. 배고프니 돈좀 주세요라고 이런것을 보면 내머리가 아프다. 가슴에 불이난다. 아니, 지혼자서 홈리스 생활을 하지 애는 낳아서 똑같이 고생하며 살게 만든거야?! 아이의 인생에 엄마란 어떤 모습으로 자릴 잡은걸까? 아이에게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아이의 미래는 보지 않아도 뻔할테니 속상하다. 엄마는 내가 잘안다. 정말 정상적인 모습이라면 아주 잘생긴 여자다. 나이는 오십중반, 항상 뭐든지에 취해있다. 알코홀이든 코케인이든 약물중독으로 길에서 헤메이면서도 아이를 넷이나 낳았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각기 다르다. 그런데 그중 아이는 내가 아끼고 나를 만날때마다 양팔을 크게 벌리며 안아주는 00이다. 두아이가 비슷하게 생겼다. 하지만 아버지는 둘다 다르다.

그런데 00 지금 벨뷰컬리지를 다닌다. 미래에 지질학자가 되겠다고. 00 멀리 에버렛에서 방한칸을 얻어 아버지 하고산다. 00 아버지도 에전엔 중독자였으나 어찌해서 약을 끊고 지금은 공사판에 플랙맨으로 (깃발을 들고 차의 운행을 도와주는일) 살고있다. 받는돈이 적어서 아들이 버는 돈의 반을 집세에 보태면서 살고있으나 00 열심히 공부한다. 고등학교를 27번이나 옮겨다닌 문제아였는데 우리 사무실에서의 2년간의 도움끝에 완전히 회복이 되어서는 지금은 아침엔 학교에 가고 저녁엔 우리가 소개한 곳에서 일을하며 미래를 꿈꾸는 청년이다. (예전에 내가 00 대해서 쓴글이 있다)

오늘은 00 이야기가아니다. 그의 , 00이다. 얘는 진짜 힘들다. 미워하고 싶은데 안됐다.거짓말선수, 사기꾼, 야바위순간 순간 사람을 속이려한다. 처음엔 나도 안타까워서 도움을 주고자 했는데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것을 알듯한 나를 보자마자 멀리 도망간다. 가끔씩 아직도 코케인을 하는지 붉어진 눈을 안보이려고 근사한 썬그라스를 끼고 ! 하고 나타난다. ‘아이구 미친0, 어찌할꼬? 버텨보지?’ 결국은 약을 끊을 있는것도 엄청나게 힘들지만 끊는것은 자기의지가 필요한거다. 00 내가 샌드위치를 건네던날 모든 유혹에서 승리하겠다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결심했었다. 쉽게 약속하는 인간을 믿은 내가 바보! 아니너무 믿고 싶었다. 그리고는 자기를 믿으랜다. 두달만에 결국 다시 약을 시작한것같다. , 이야기가 새나갔다. 어렵게 일하는 고객홈리스 가족들에게 저녁으로 아주 맛있는 빵을 주고 싶었다.

얼마전 벨뷰 사무실 근처에 친구가 빵집을 열었다. 나의 사무실하고 빵집하고는 3분거리이다. 일을 하다 틈이나면 빵집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간단한 일들을 돕는다. 샘플을 들고 길게 줄서있는 손님들에게 미소를 띄우며 빵을 권한다. (이참에 나도 장사해볼까?) 물론 많은시간은 아니지만 매일 아침 저녁으로 20여년간 어렵고 힘든일들을 듣고 하는 나에게 아무런 생각없이 움직이는 빵집이 최고의 테라피이다. 머리를 쓰지 않아도, (재미있는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레지나 쓸머리가 있긴 한거야? 글쎄!) 생각을 많이 안해도 되니까는 말이다. 친구가 가까운 곳에 빵집을 낸다고 할때에 내가 신이 났었다. 남으면 고객들 갖다줘야지! 그런데 빵집이 하도 잘되니 빵이 남을 일이 없었다. 정말 다행인것은 잘못 구어진 빵들이 있었다. 못생긴 빵들을 모아서 가슴 가득히 안고 빵집을 나서면 배가 부르다. 새끼들 먹일수있는 기쁨, 만족감 같은 마음으로 나보다 나이가 어린 나의 고객들에게 누나라고 부르라 했다. 이들이 물었다. 누나가 무슨 뜻이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