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전화가 왔다. 딸 때문에 상의를 하고 싶은데 좀만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지난 일주일간은 라이프 스킬 코칭 트레이닝이 이사콰에 있는 인슈트에서 있었다. 7일간 하루에 12시간씩 인텐시브하게 공부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번 프로그램엔 주로 어릴때 상처받은 일로 인하여 현재의 생활에 지장을 갖고 있거나 또는 받은 상처로 인하여 보통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는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디테일하고 깊이 인볼브 된 상담치료과정이다. 앞으로 4번 더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지만 그동안 일해왔던 백그라운드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내가 배운것을 갖고서 필요한 이들을 도울수가 있다. 매일 아침 7시에 시작해서 저녁 7시까지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계속 강행군으로 강의를 듣고 시험을 보고 참석한 학생들 (각 주에서 온 카운셀러, 내과의사 소셜워커 17명이 눈을 빤짝 거리며 강사님의 열강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강의를 들었다.

이번에 참석한 학생들은 멀리서는 잭슨빌 플로리다, 캐나다, 오레곤, 텍사스 주에서 온 17명의 학생들은 매일 강행군하는 12시간의 강의에도 지친 기색없이 아주 재미있게 열심히 공부를 했다. 나역시 신기할 정도로 머리가 맑아지며 모든 강의가 너무 재미있고 새로웠다. 12시간의 강의를 마치면 온몸이 뻐근하고 다리에서는 쥐가날 정도였지만 늦게 공부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바쁜생활 속에서 일주일간 꼬박 공부만 하는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래 전에 배운 강의 내용과 함께 우리 학생들이 조를 짜서 서로 간의 심리 상담을 하면서 우리들이 갖고 있는 아픔 때문에 함께 울고 또한 기쁨들을 함께 나누며 우리는 7일동안 학생으로서 만이 아니라 새로운 가족이 형성되어져 갔다.

남을 치료하려면 우리 상담자들의 상처가 먼저 치료가 되어야만 남을 치료할수가 있다. 우리를 묶고있는 무거운 동아줄을 끊어버려야 우리의 영혼과 마음이 자유로워져서 아무런 오보 프로젝트(투사 하는것)없이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도울수가 있기에 우리 17명의 참가자들은 매일 강의 중간중간에 서로 상대방을 바꾸어가며 in a healing 을 시작 하였다. 17명이 돌아가면서 매번 상담을 하고 치료를 하자니 이젠 뭐가 남아 있을까? 싶다가도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던 상처가 뭐가 그리많은지… 00는현직 성공한 의사로서 예쁜 마누라와 두 아이를 잘키우고 있는데 웬지 우울하고 기운이 없었고 삶에 의욕도 없었다. 의사란 직업 때문에 많은 이들을 상대하며 치료를 하지만 본인의 문제는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잭슨빌에서온 소셜워커는 그곳에서도 유명한 카운셀러인데 베테랑들의 베넷핏을 위하여 일을하고 있는데 일을 하는것이 늘 짜증스럽고 화가났다.

얼마전 시애틀 지역에 있었던 어메리칸 인디안 청년이 총으로 자기 반 아이들을 쏘고 자기도 죽은 일을 기억하는가? 그 소년의 할머니는 59살인데 그 지역에서 20여년간 카운셀러로 일을 하면서 많은 이들을 돕고 있었는데 손자가 워싱톤을 떠들썩 거리며 학생들을 죽이고 자기도 죽어버리자 실어증이 되어 직장도 그만두고 집에서 우울증으로 아파하다가 이곳에 왔다. 마침 00는 매일 내 옆에 앉게 되어서 우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수가 있었다. 00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심리 상담 공부를 하면서 자기 자신의 상처를 드러 내놓으며 목을 놓아울었다. 너무나 힘들고 아파서 소리도 못내다가 입술을 깨물어 피가 터지고 오열을 하다가 마침내는 통곡을 하면서 아픔을 토해낼 때에 나와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함께 하염없이 눈물 흘리면서 00과 함께 아파했다.

텍사스에서 온 00는 공연히 아버지가 싫었다. 아버지는 너무 무섭고 겁이나는 존재로00에게 각인되어있다. 어찌 어찌해 공부를 잘하여 석사를 마치고 베테랑 (상의 군인들의 베네핏을 위하여 하는 일)을 하는데 고객들이 공연히 밉고 싫기도하고 그들의 요구가 조금만 심해지면 벌컥 화를내곤하여서 본인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어 이번교육에 참가하였는데 00의 기억속에는 잘 생각되어지지 않았던 오래전에 떠나버린 아버지에게 받은 학대와 상처들이 00의 가슴 깊숙한곳에 자릴잡고있었다. 가끔씩 알수없는 분노가 올라 올때면 그 분노를 자기를 만나러온 베테랑 고객들에게 퍼붓고는했던것이다. 00의 내적에 잠재되어있는 상처를 끄집어 내면서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리기까지 며칠간의 상담치료가 지속되었고 며칠후에는 00 괴롭히고 있는 분노와 짜증 그리고 두려움 까지도 저 높은 하늘로 날려 보내 버리는날 00는 우리의 사랑과 관심속에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목놓아 울었다.

잘나가는 의사인 00는 6피트 5인치의 큰 키에 중후하게 생긴외모에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강의를 듣고있는데, 돈을 잘벌고 예쁜 마누라도 있고 가정도 윤택한데 웬지 슬프고 우울해서 죽고만 싶었단다. 혹시나 이번 교육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수있을까 싶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00의 내적치유로 들어간 우리는 00가 어릴때부터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스파르타 교육에 싫다는 소리 한번 해보지 못하고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살아왔는데 칭찬을 할 줄모르는 아버지는 00에게 항상 ‘넌 부족하다. 항상 더해야돼. 그것가지고는어림도 없어!’ 라고 이야기 하는 메아리가 환청이되어 00의 마음 깊숙한 곳에 맴돌고있었다. 00는 무엇을 해도 자신감이 안생기고 불안하고 늘 행복하지가 않았다. 00가 이 문제에서 해방되는날, 00는 아무말없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저 깊은바닷물속에 자기의 열등감, 상처 등을 벗어 던지며 새로운 사람으로, 자신있는 사람으로서의 길을 찿게되었다.

30대의 청년이 있었다. 아버지는 액티브하게 활동하며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있는데 이 청년은 웬지 아버지가 불편했다. 아버지 옆에 가려면 공연히 불편하고 자신이 없어지고 피할 수만있다면 아버지를 피하고싶었다. 00청년의 상처를 들여다보니 별로 원치않았던 결혼 생활에 불만이 있던 부인이 자기의 불만과 속상한 이야기들을 어린 아이인 아들에게 늘 얘기 하면서 자기의 속상함을 달래었고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00의 엄마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른 남자에게 가버렸었다. 아이는 늘 외롭고 떠난 어머니가 그리웠으며 엄마를 떠나게한 아버지가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 여겨지다보니 매사에 자신이 없고 두려웠다. 이 청년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서 우린 청년이 갖고있는 무서움, 두려움, 그리고 고통을 상담을 통하여 저 멀리 태평양 바다에다 버리고 새로운 자신감을 심어주기도했다.

물론 한번에 바뀌어지는것은 아니지만 이제 시작이니 그리고 원인을 알고나니 새로운 인생을 살 수가 있는것이다. 우리의 아버지들!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