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수가 없어요

허리통증이 너무 심해서 출근해야 아침시간에 일어나질 못했다.

허리통증이 있는데도 미련스럽게 참느라고 진통제를 먹지않고 지내다가 잠자리에 들었었다. 똑바로 눕고 옆으로 누워도 아픔때문에 잠을 설치다보니 새벽3시에 잠이 깨어서 결국은 진통제를 먹고나서야 깊은잠이 들다보니 아침출근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부리나케 샤워하고 직장으로 출근하여 사무실 로비에 들어서니 벌써 기다리고 있는사람이 있었다.

두달전에 케이스로 오게된 한국청년 홈리스였다.

점심시간에 직장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오려니, 동양청년이 검은색 펑펑짐한옷으로 아래위를 둘러싼 모습을 하고 대기실 소파에서 쭈그리고 앉아 잠을 자고 있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아예 코까지 골면서 잠에 취해있었다.

조금후 자리를 잡고 사무실에 앉아있는데 로비에서 보았던 청년이 내가 맡아야 새로운 케이스였다.

청년을 데리고 상담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으며 한국말로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 라고 물으니 청년은 뜨악한 얼굴을 한채 바라다본다.

아하! 이청년은 한국말을 모르는구나.’

청년에 관한서류를 들여다 보니 고향은 한국이고 세살때 미국엘 왔다. 살던곳은 아이다호 이고 이곳 시애틀에 온지는3달째인데 현재는 집을 구하지 못해서 차에서 잠을자고 샤워는 근처에 있는 홈리스 청년들만 가는 데이캐어에서 샤워를 한단다.

좀더 서류를 살펴보니 부모중 아버지가 미국사람 같은데(라스트네임이 Sour Hammer)

엄마의 이름이 한국이름이었다.;

청년의 얼굴은 완전히 동양사람이다.

하여간 청년이 상담실로 들어오기전 청년이 어프리케이션을 정확히 읽어보았다.

청년을 마주하고서는 우선 나를 소개하고서 내가 앞으로 너와 함께 일해갈 레지나채 라고 이야기를 하니 청년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눈매가 너무 무섭다.

어쩌면 동양적인 작은눈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눈이 날카로운것이 나이에 비해서 어려워 보인다.

청년의 모습에서 청년의 성격을 대충 생각해 볼수가 있겠다.

청년에게 내이름을 말하고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데 청년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먼저 신분증을 보아야겠단다.

잠시, ‘ㅋㅔ 네가 우리사무실까지 와서 도움을 청하는 상황에, ? 나보고 신분증을 보여달라구?’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과연 청년은 이곳에 왔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다리라고 말한 사무실로 가서 아이디를 가져와서 보여주니 그때서야 자기것도 보여준단다.

이건뭐야?

우리사무실에 와서 신분증을 보자는 사람은 처음이다.

이미 , 자기의 인포메이션을 다가지고 있는데…….

하여간 청년이 보여주는 신분증을 다시 확인하고 돌려주는데 청년이 쎌폰으로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잠시 기다렸다.

그리고는 우리의 상담시간엔 전화사용은 하지말아 달라고 부탁을 하니 청년은 자기는지금 전화사용을 하는것은 아니고 자기가 현재 만나는사람(나를 말한다) 관한 인포메이션을 자기가 세운 정부에다 보낸 것이란다.

아니, 뭐라구 자기가 정부를 세워?

~~, 친구가 과대망상증 환자구나?

어쩌면 친구는 가족들이 있을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자기는3살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을 왔는데, 한국의 부모는 자기를 버린것이 아니고 자기가 왕국을 만들 알고 미리 미국으로 보내서 기초작업을 하려구 보냈으며, 지금 자기는 자기의 정부를 만들어놓고 있는 중인데 자기의 정부의 각료들이 많은돈을 써버려서 자기는 정부의 책임자로써 자기의 정부를 상대로 소송중인데 오늘도 소송편지를 쓰려면 이메일을 컴퓨터가 있어야해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우리사무실에 들른 것이란다.

그러면서 컴퓨터만 쓰면 되고 아무런도음이 필요없단다.

청년의 얼굴을 보니 기운이 없어보여서 우선 컴퓨터 쓰기전에 식사를 하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청년은 배가 고프긴한데 남이주는 음식은 독이 들어있을수 있어서 먹을수가 없단다.

그래서 물었다. 그럼 어떻게 음식을 먹느냐고 했더니 자기에게 돈이 있으면 가게에 가서 물건을 확인해보고 직접 사먹는단다.

그래서 어떤음식을 사서 먹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컵라면을 좋아하기에 컵라면을 사서 먹는단다.

그럼 내가 돈을 줄테니 컵라면을 먹겠느냐고 물어보니 청년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그렇게 한단다. 청년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후 상담실을 나와 우리사무실 디렉터에게로가서 내가 청년에게 밥을 먹이고 싶은데 $4.00 정도 주어도 된다는 확인을 받고서(공연히 허락이 없이 주었다가는 오해를 만들소지가 있어서) 청년에게 $4.00 주고는 사무실 오른쪽에 있는 가게로가면 네가 원하는 컵라면이 있을꺼라고 얘기를 해주니, 청년은 많은 무거운 가방들을 다시 짊어진채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청년에게 가방은 내가 지켜줄테니 다녀오라고 했더니 청년은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냥 가방을 가지고 갔다 오겠단다. 청년은 어깨에 가방을 하나 짊어지고 양손에 가방을 들고 있었다.

청년은 내가 가방을 지켜준다는 제의를 무시하고는 상담실을 나갔다.

아래층 키친에서 물주전자에 물을 끓여 놓으며 청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얼마후에 청년은 다시 상담실로 돌아왔다.

나는 아래층 키친에서 끓고 있는 물주전자를 가지고 청년이 사온 라면에다 부어주려니 청년은 나를 제지하며 자기는 남이 끓여주는 물은 먹을수가 없단다.

물안에 불순한 내용물이 들어가 있을수 있으므로 자기는 수돗물을 받아서 라면에 넣어 먹겠단다.

설명이 필요없었다.

청년은 과대망상으로 남을 믿지도 않고 자기만의 상상의 나라에 살기때문에 아무리 설득을 하려해도 상황을 받아들일수가 없다. 라면을 차거운물에 불려먹으려는 청년이 안타깝지만 어떻게 해볼수가 없어서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하니 청년은 자기가 화장실에서 받아온 차가운 물을 라면에 넣더니 라면을 후루룩 먹고있었다.

라면을 먹는 청년의 입에서는 생라면 씹는소리가 내마음을 아리게 하였다. 과연 이청년은 어떻게 살아온건가?

그리고 이곳 시애틀에는 어떻게 온것인가?

어떻게 우리사무실까지 올수 있었을까?

그리고 청년이 한국청년인데 어떻게해서 내가 맡게 되었을까?

모든일이 이유 없이 된것이라 생각하지 않는편이다. 어떤 일이든 자그마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청년이 사무실에 와서 고객이 이유도 분명 있으리라는생각이 드는 것이다.

청년은 익지도 않은 생라면 두컵을 아주 만족한 얼굴로 먹고서는 고맙다는 얼굴로 이렇게 말한다. “네가 라면을 사준것을 잊지 않겠다. 지금 자기가 자기의 정부를 상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