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기가 막히고 분하고 속이 상해서 못견디겠다며 0씨가 사무실로 들어섰다.

“레지나씨, 자식 새끼 다키워봤자 별소용이 없네요. 어쩌면 지가 나한테 그렇게 할수가 있지요?”

0씨는 의자에 앉더니 한숨을 길게 몰아쉬고는 아무말도 없이 눈을 지긋이 감고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화가나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숨 내쉬기를 해보라는 내말을 실행하는 중 인것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던 0씨가 흥분이 가라 앉았는지 말을 하기 시작했다.

0씨의 딸은 대학을 졸업을하면서 집을 떠나 독립을 해보겠다며 부모님이 있던 동네를 떠나 젊은이들이 많이사는곳으로 이사를 갔다. 작은 스튜디오 하나에 $1,000씩 렌트비를내면서

딸아이의 수입이 많다면 $1,000 돈은 큰 부담이 아니겠지만 $1,000은 딸아이의 총수입중 1/3 이나 되어서 딸아이는 차값, 보험값, 또공부할때 융자 받았던 돈을 갚으며 저축하는것이 쉽지않았다. 그런데다 딸아이는0씨와는 달리 요리하는것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음식은 거의 주문해서 먹었고 때문에 음식값으로 나가는 돈 또한 수월찮게 많이나갔다.

딸아이가 직장생활을 한지도 몇년이 지나갔다. 0씨는지난번 딸아이와 얘기중에 딸아이의 은행통장안에 잔고가 없는것을 알고는 딸아이에게 물었었다.

“ 그래! 넌 얼마나 돈을 벌기에 몇년이 지나도록 은행에 이렇게도 잔고가 없는거니?”
이런말을 들은 딸아이는 불끈 화가났다.

그리고는 엄마의 말을 곧받아서는 “Mom! You shouldn’t look my bank account report. Also It is not your business how much money I have in my bank account.”

그후로 딸아이는 참견하는 엄마가 불편하다며 집으로 오던 발걸음을 뚝 끊어 버렸다. 0씨는 곰곰히 생각해봤다. “내가 뭘 잘못한걸까?”
0씨가 마음이 답답하다며 우리 사무실에 왔을때 “레지나씨, 제가 뭘 잘못했기에 그아이가 그렇게 매정하게 말을 하나요?” “어쩌면 기집애가 그렇게 야멸차게 굴수가 있을까요?”

나는 0씨에게 딸아이에게 말했던 화술 방법을 지적해서 다른방법을 사용해보라고 했다.

“그래! 넌 돈을 얼마나 벌기에 은행잔고가 이렇게 없냐?”를 바꾸어서

딸아이에게 딸아이의 이름을 부드럽게 불러가며 “00야, 엄마가 우연찮게 너의통장을 보게 되었는데 돈이 많이 없는것 같던데 혹시 돈때문에 힘들지는않니?”라고 물어봐주면 엄마가 비난하는것이 아니라 걱정해주는 말투여서 딸아이 역시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으로 얘기를하지는 않을거라고…….

문제는 그동안 혼자 잘지내던 딸아이가 보이프렌드가 생기고 6개월이 되면서 결혼을 하겠다며 그동안 혼자서 살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오겠다고 했을때 였다. 딸아이는 어릴때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들 밑에서 원하는것을 동생들에게 양보하다보니 막상 딸아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터는 쉽게 쉽게 물건을 샀고 옷을 사도 최고로 비싼옷, 신발역시 마찬가지이고 식사는 거의 친구들과 외식을 하였다.

딸아이와 함께 살지는 않지만 0씨부부는 딸아이의 삶의 습관과 방법을 익히 알기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었다. 딸아이의 수입을 겨우 넘어서는 0씨 부부는 적은돈으로 자녀들을 키우고 조금씩 저축도 했던 터이라 앞으로 결혼도 해야하는 딸아이의 습관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딸아이는 0씨부부에게 너무나 미국을 모른다며 무시하기가 일쑤여서 아무 말도 안했었다.

그런데 막상 딸아이가 집으로 들어와도 딸아이의 생활습관이 달라지기가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 0씨 부부는 딸아이에게 “그래! 집으로 들어오는것은 좋은데, 현재 네가 내는 집세 $1,000,00을 나에게 주면 네가 일년후든 일년 반이든 후에 집을 떠날때 그돈다 네게 주마!” 라고 하였고 딸아이는 엄마의 이말이 끝나자 마자 벌컥 화를내며 “Are you joking me? 엄마, 농담 하고 있어? 내가 엄마에게 왜 돈을 맡겨야하지? 내가 돈을 아끼려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나를 못믿고 나더러 엄마에게 돈을 맡기라고? No thank, I don’t want you to control my money. 내가 엄마에게 돈을 주느니 아예 내친구집으로 이사가서 룸메이트해서 $500.00 만 모으더라도 내맘대로 할꺼라고…..”라고 대들었다.

0씨는 딸아이에게 돈은 내가 갖는것이 아니고 너에게 줄꺼라고, 그런데 네가 집에 들어와 돈 $1,000,00 이 더 있게 되면 너의 습성으로 보아서 모으기 보다는 오히려 넉넉하게 낭비할테니까 엄마가 맡아주겠다고……. 하면서 설득을 하였고

“I am an adult!” ( 내가 성인인데 내가 버는돈을 엄마가 콘트롤하겠다구! 말도 안되는소리 말아요!)

딸아이는 화를 벌컥내며 자기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딸아이와 식당에서 만나 얘기를하던 0씨는 딸아이가 떠나간 자리에서 망연히 앉아있다가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것 이었다. “레지나씨,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싶은데… 난 잘못한게 없는거 같은데요?”

0씨는 딸아이의 냉정한 말투들에 마음이 아프다며… 최선을 다해서 아끼고 신경쓰며 키워온 딸들이 어떻게 저렇게 엄마에게 모질고 버릇없게 굴수 있냐며 눈물을 흘렸다.

“레지나씨, 어찌 저럴수가 있지요? 내가 쟤네들을 어떻게 낳고 길렀는데 저렇게 매정하고 야멸차게 행동을 할까요?

언젠가는 그동안 힘들게 하던 남편얘기를 딸아이에게 하니까 딸아이가 하는말이 “ Mom, If you want to divorce him, you divorce, don’t tell me you had a hard life.”

딸아이의 매정한 말에 0씨는 마음에 상처를 받고 울적하여 한없이 걷다가 나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레지나씨, 내가 낳은딸이 나에게 이렇게 하니 참으로 마음에 상처가 되네요!

내가 그아이에게 욕이라도 바가지로 하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하지요?” 하도 속이상해서 잠도 않오고 식사도 못하겠다고,

나는 우선 0씨에게 얼마나 속이 상하냐고, 나도 0씨 같은 상황이라면 절망이 올꺼라고, 그런데 0씨에게 필요한 얘기를 하고 싶은데 마음이 좀 아플꺼라고…….,라고 말문을 열면서 계속 말하기를

“ 글쎄요, 지금 당장 딸아이와 함께 벌어진 상황은 이미 지나온 상황에서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참으로 중요한 사항이네요. 어쩌면 딸아이의 행동은 0씨가 듣고 싶지 않겠지만 0씨 부부가 그동안 살아왔던 방법들에서 받은것 일테니까요.” 내가 말을 마치자 마자 0씨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나를 쳐다 보았다. “레지나씨, 말이 좀 심하네요. 어떻게 저에게 그렇게 얘기를 하지요?”

나는 0씨를 가만히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정말 미안해요! 저는 0씨 마음에 드는 얘기만을 하려고 일하는것이 아닙니다. 저를 찾아온 이유가 그냥 위로 만 받으시려고 오셨다면 저를 만나는것 보다는 친한 친구분들을 찾아가시는편이 더 좋을듯하네요.

어쩌면 딸아이가 지금 엄마에게 속상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것이 진짜 다행 인것 같아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까 딸과의 다음번 만남에 다른 방법으로 대화를 시작해 볼 여지가 있잖아요?. 결혼을 한 상태에서 딸아이가 새로 생긴 가족들에게 엄마에게 했던 방법으로 똑같은 행동을 할수도 있었는데 지금 터져 버렸으니 이기회를 가족들이 새로 알아가는 배워갈수 있는 기회로 만드세요.

지금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하고 싶은말 다하고 나면 아마도 딸아이하고 관계가 아예 더 힘들어 질수가 있으니까는 그냥 속상할때는 걸으세요. 걸으면서 얘기를하세요. 속상하다고, 마음이 아프다고요.

그리고 딸아이의 마음이 편해져서 엄마에게 부드러워 질때까지 기다려주세요. 화가난다고 그냥 맞불을 놓는다면 딸아이가 왜그렇게 행동을 하는지 알아낼길이 없답니다. 힘들겠지만 참고 기다리십시요.

어쩌면 딸아이도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자기의 마음에 갖고 있는 상처가 회복될시간이 필요 할테니까요.

듣기좋은 얘기만 하지 못하는 제가 편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아니! 좀더 달라지고 싶으시다면 제가 도울수 있는 방법으로 함께 해드릴께요.”

내 얘기를 듣는 0씨 의 얼굴은 그동안 살아온 생활에서 받아온 상처들과 기억들을 다시 들추어 내어야 한다는 괴로움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나는0씨에게 “상담은 즐거운 일만은 아니지요. 묻혀있던 고통스럽고 아펐던 상처들을 다시꺼내어 들여다보고 대면을 하고 상처를 온전히 치료해주며 새살이 돗아 화해를 해야 앞으로 건강하고 밝은 생활을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과정이 쉬운일은 아니지요. 해보실수 있겠어요?” 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