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렇죠!

0씨는 수고한 남편과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이것저것 재료를 섞어서 만든 오믈렛을 상에 차려 놓으며 남편에게 “여보 참 ! 수고했어요.” 라고 말하니 식탁으로 다가와 자리에 앉은 남편은 아무리 더워도 며칠만 참으면 될텐데 굳이 에어컨을 설치해야 하느냐고 짜증스럽게 되묻는다.

0씨는 마음 속으로 은근히 화가 나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마음이 불편한 내색은 하지도 않고 “그럼! 당연하지요. 집에 있는 에어컨도 달지못하느냐?” 고 혼자서 중얼거린다.

0씨는 자기의 중얼거리는 말이 어쨌든 수고한 남편이 들으면 별로 기분이 좋을리 없으니 혼자말로 중얼거려본다. 그리고는 “왜 남편은 저런식일까?” 생각해본다.

더운온도에서는 일이 능률도 안오르고 게을러지니까 어차피 집에 있는에어컨을 왜 못달아줄까?

생각해 보아도 답이 나오질않는다.

집 전체에 비해서 작은 에어컨은 집안 전체가 시원해지려면 턱도 없다. 그러나 이층의 방들과 아래층에 있는 방까지 문을 닫아걸면 아래층 리빙룸과 썬룸 그리고 식탁이 있는 키친까지는 시원하다. 이렇게 더울때에는 요리를 안하는것이 상책이다.

0씨는 건강식 예찬론자라서 웬만해서는 밖에 나가서 음식을 사먹질 않는다.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와서 혈압이 높고 콜레스톨이 있는 남편과 아이들에 입에 맟추어 음식을 마련해서 주로 집에서 식사를한다.

그리고 여름 며칠동안 기온이 올라간다는 예보가 나오면 0씨는 기온이 올라가는 며칠동안 요리하는것 때문에 집안온도가 올라가는것을 방지하려고 미리 음식을 준비해서 냉장고에 준비해논다. 비빔밥 재료로 각종 나물들을 주로 오래까지 신선할 수 있는 재료들을 준비한다. 콩나물은 금방 쉬어 버리니 준비하지않는다. 오이 냉국, 오이지 무침, 장조림, 멸치 고추장 무침등 그리고 미국마켓에서 평소에 잘 구입하지 않던 터키햄이나 치킨 햄등을 사다놓고 기온이 뜨거운날들 며칠동안은 전혀 불을 쓰지 않는다. 이미 밥도 며칠동안 먹을 것을 해놓고, 냉동고에 일인분씩 랩에 싸아서 얼려놓았다가 먹을때 마다 미리 꺼내어 마이크로 오븐에다 1분만 돌리면 따뜻하게 금방 지은밥처럼 된다.

며칠전부터 일기예보에서 온도가 80˚F 이상이 될 꺼라는 예보가 며칠동안 방송이 되면서 0씨는 방학중이라 집에 있는 아들아이와 남편에게 베이스먼트에 있는 에어컨을 다이닝룸에 있는 창문에다 설치해 줄것을 몇번씩이나 부탁하였다.

남편은 날씨가 더워지면 해주겠다며( 날씨가 이미 더워지면 얼마나 일하기가 힘이드는가? )

0씨가 몇번씩 졸라대도 아예 들은 체도 않하고 있어서 0씨는 혼자서라도 들어다가 에어컨을 달 판이다. 남편은 쉽게 말을 들어주질 않는다. 남편은 항상 이유가 많다. 0씨는 이번 토요일 아침 가족 모두가 집에 있는 틈을 타서는 식구들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에어컨을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다. 0씨는 남편하고의 대화중 뭐든지 쉽게 해결해 본적도 없다. 무슨일을 하려면 거의 아내인 0씨가 끌어 나가야했다.

언젠가는 집수리를 하는데 집이 오래된 집이라 집안 전체가 어두워서 창문을 하나 내야했다. 이왕 집 수리를 하면 필요한대로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 아내인 0씨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식탁 뒤쪽으로 커다란 창문을 하나 내기로 생각을 하고 남편에게 물어보니 남편은 창문이 없던 자리에 창문을 내면 집의 모양상 안 좋고 또 누군가가 가까이에 와서 들여다 보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하는것이다. 아내인 0씨가 남편에게 어느 누가 일부러 남의 집 뒷마당까지 들어와 창문까지 와서 들여다 보겠느냐고 말해보지만 남편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며칠동안 남편과 실갱이를 하다가 아내인0씨가 집수리 하는 인부에게 그냥 창문을 큼직하게 내라고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남편의 동의를 얻지 못한채!

벽이 헐어지고 커다란 직사각형의 창문이 환하게 생기는날 0씨와 남편은 그야말로 대판 싸웠다. “이집이 네집이냐? 네맘대로 결정하게?” 라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남편의 말을 맏받아쳐 “집안이 너무 컴컴해서 식탁 뒤쪽으로 창문을 내었으니 집안이 환해지고 또 가끔식 환기도 할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라고 맞 받아치면서 그야말로 집안이 들썩거릴 정도로 싸웠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은 남편이 그 창문때문에 더 환해졌다며 좋아한다.

자기가 목에 핏대 올려가며 반대했던 것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남편하고는 새로운 계획을 하려면 무척이나 힘들었다. 남편은 변화가 있는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했다. 그렇다고 다른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자기일을 성실하게 하지만 너무나 보링하고 재미가 없는남편이다. 삶에서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면 남편의 스트레스는 높이 올라가서 아내인 0씨는 어떤 때에는 남편하고 긴 얘기를 하는것이 불편해졌다.

갱년기가 들어서면서 아내인 0씨는 뭐든지 쉽게 쉽게 해결해보이는 친구 남편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연히 남편에게 화가났다. 무슨 일을 하나 하려면은 너무 많은시간이 걸려 결정을 해 놓고도 남편은 불안해서 그 불안함을 온가족에게 전염시키곤 하여서 아이들 역시 매사에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남편을 이해하려고 해보았다.

어릴때 남편은 부부싸움이 많은 가정에서 살아왔다. 남편이 중학생 때에 남편의 부모님은 서로 각자의 길을 가겠다며 헤어지고 남편과 여동생과 어머님은 먼저 미국에와서 살고 있는 국제 결혼한 누나의 초청으로 미국엘 왔다.

남편은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해서 필요한 학위를 취득해서 직장을 잘 다니지만 아내인0씨는 남편만 생각하면 화가나고 신경이 예민해지면 짜증스러웠다.

“ 아휴! 지금까지 어찌 살아왔지?”

정말 신기할 정도로 함께 살아온 것이 궁금해진다. 0씨가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화가났다. 그리고는 온몸이 땀으로 젖어들었다. 밤에 잠을 자려고 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숨이 차서 견딜수가 없었다. 남편이 춥다고 이불을 덮어쓰면 0씨는 뭐가 춥냐고 이불을 걷어차버리고는 그래도 덮다며 짜증을 냈다.

0씨가 우리 사무실에 왔다. 아는 분이 가보라고 해서 왔다며 자리에 앉자마자 자기의 인생살이를 털어놓으며 요즈음에는 혼자 살고 싶다고 했다. 요즈음에 들어서면서 남편의 용기없고 뭐든지 신중하다 못해 아예 움직이지 않는 남편을 보면 숨이 막혀서 못 견디겠단다.

“레지나 선생님,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답답한 인간하고 살아왔나 모르겠어요. 지금은 뭐든지 화가나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정말 힘이드네요.”

나는 0씨에게 혹시 홀몬약을 처방 받아 보았느냐고 물어보았다. 여성들이 갱년기가 생기면 에스트로젠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격에 변화가 오기도 하고 몸에도 식은땀이 나거나 오한이 나기도 하고 쉽게 더워지기도 하여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도움을 받는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을 했다.

0씨가 일어나지 않는 남편을 일으켜세우며, 먼저 일찍 일어난 아들에게는 집안 전체를 베큠을 하게했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딸에게는 화장실 청소등을 맡겼다. 그리고 0씨는 가족들에게 집안청소를 하기전 먼저 에어컨을 달아야 하는데 그것은 남편과 아들 몫이라고 발표를 한후 0씨는 우리 가족들에게 평소엔 칼로리 때문에 잘 해먹지 않는 오믈렛을 치즈를 듬뿍 넣어 해주기로 했다. 남편과 아들은 0씨의 말에 별로 신나는일이 아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슬슬 아래층으로 내려가더니 둘이 낑낑 거리며 에어콘을 이층으로 가져와서 0씨가 원하는 장소에 설치하기 시작을 하였다. 오늘은 아침부터 기온이 높아서인지 남편과 아들의 이마에서는 땀이 송글 송글 맺혀 있다가 한방울씩 흘러내린다.

0씨는 수박을 블렌더에 넣고 갈은 다음 레몬 한방울을 넣어서 얼음을 채워서 남편과 아들에게 건네 주었다.

0씨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나는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남편이 모든일에 불안해하고 남자답지 못하니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0씨에게 우선 주치의를 찿아가서 홀몬 체크엎을 하신후 도움을 받으면 훨씬 몸의 상태와 감정처리가 쉬워 질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

그리고는 남편의 배경이 그렇게 어렵고 힘든과정에서도 성취한 것들은 얼마나 되는지?

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했다. 0씨는 남편이 신중하고 진중한 성격이기때문에 실수할 일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그렇치만 그 진중함때문에 손해본 것도 아주 많다고 했다.

남편이 꼼꼼하기가 그지 없어서 본인의 성격이 덜렁거리니 실수를 막아준다고 했다. 남편이 정리정돈을 잘하니 잘 정돈 못하는 0씨는 좀 쉽게 살림을 살아갈수가 있다고 했다.

남편이 생각을 많이 하는편이니 쓸데없이 돈을 쓰지 않아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돈걱정은 안하고 산다고 했다.

남편의 장점에 대해서 묻기 시작을 하니 여러가지 장점들이 계속 이어져나왔다.

나는 0씨에게 이혼을 하면, 남편을 안보면 신날것 같은데 결국은 혼자 사는것도 쉬운일이 아닐터이고 또 살아온 과정들이 쉽게 없어지는 것들이 아니라서 많이 힘들꺼라고 얘기를 해 주었다. 또 새로운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산다는일도 결국은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방의 약점들 때문에 또 머리가 아프고 힘이들 것이며 상대방도 어려워서 이혼한 상황이었기에 깨진 그릇들이 다시 합쳐서 붙여가는 과정들이 어쩌면 더 힘이드는 일이라고 했다. 마침 내사무실에 금이 많이 간 유리 병이 하나있어서 보여주면서 “이 유리병에 금이 간것들을 다시 원상태로 만들수 있을까요?” 라는질문으로 생각해 보기를 권했다. 또한 내자식들이 아닌 다른자식들까지 거두려면 그것 또한 큰일 일꺼라고 귀뜀을 해주었다……

0씨의 남편도 나의 사무실엘 오길 시작했다. 남편은 자라면서 얼마나 불안했는지 너무도 힘이들고 무서워 자기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보니 새로운일이 생기게되면 마음이 불안해져서 두려웠다고 말하며 본인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에 대해서 물어왔다.

0씨부부가 힘들어서 우리사무실에 발걸음을 한지가 일년이 되어가는7월에 아내인 0씨가 말을 한다.

“레지나선생님, 그 사람이 부족한 것은 내가 매꿔야지요. 또 나는 얼마나 약점이 많은사람인데요. 아무리 둘러봐도 남편만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거 같아요!”

그래요! 나는 0씨를 보며 환한 미소로 답한다.

“정말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