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밤 열두시가 되어가며 잠이 들려고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 벨이 울릴 때마다 우리집에 있는 강아지들이(세 마리가 있었는데 한 마리는 눈물을 흘리며 친구집으로 입양을 보냈다. 세 마리 개들이 길길이 날뛰는 집안이 너무나 피곤하고 힘이 들어서 ….입양보낸 강아지는 어느 여름날 어항에 있던 나와의 인연이 오래된 내가 아끼던 물고기들을 다회쳐 먹은후에, 난 그날로 결심을 했다. 그대는 나하고 인연이 없다구! 이 강아지를 친구집으로 입양 보내놓고 나는 그리움에 우울증까지 겹쳐서 힘들어 했었다)

어느 날 사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보니 어항이 마루바닥에 박살이나 있었으며 비싸게 주고 사다 기르며 나의 정서적 감정을 풍요롭게 해주며 기쁨을 주었던 내가 사랑하는 물고기 5마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온집안을 헤메이고 다니면서 짖어대는 것이 너무 불편해서 집에 있는 전화의 볼륨을 다 줄여놓고 갖고다니는 핸드폰도 아예 집에서는 진동으로 해놓았다. 전화벨이 진동으로 울려도 집안이 조용하니까는 진동소리가 너무나 신경이 쓰여서 겨우 잠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아보니 0씨였다.

0씨는 잔뜩 격앙된 목소리에 흥분이 된 0씨는 레지나 선생님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실례를 무릎쓰고 전화를 했습니다. 라면서 자기하고 잠깐만 애기를 해달란다. 나 자야 내일 일하는데……

0씨의 남편은 큰아들아이가 9살때 그리고 둘째 아들이 7살때 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물론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두부부는 정말 피터지게 싸웠다, 남편은 매사가 불성실했다. 매일 악을 써대고 물건을 집어던지고도 9년이라는 생활을 미국땅에서 살아올 수가 있었던 것은 0씨가 살았던 듀플락스 앞뒤로 친인척들끼리 살았기에 0씨집에서 싸움소리가 나면 0씨 부부의 싸우는 소리가 멀리 퍼져나갈까봐 앞뒤 옆으로 모여사는 친인척들이 집안의 음악을 크게 틀어서 집주위에 사는 미국사람들이 못 알아듣게 막아주었단다(결과적으로 이렇게 한 것이 잘된 것인지? 아닌지? 생각해볼만하다) 미국에서는 남의 가정의 일이라 할지라도 싸움하는 소리가 들릴 경우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인데….

하여간 0씨의 남편은 아내보다 몇 살이 어려서인지 매사에 철부지 같은 행동을 하니까 언어도 잘 안되고 두 아들 키우는 것이 여간 힘든것이 아닌 0씨는 머리에 김이나고 뚜껑이 열릴 지경인데 남편은 한국에서 학생들을 데리고와서 미국학교에 유학시키는 유학원을 한다며 0씨의 친정집과 시집에서 00만 불을 얻어다가 유학원을 차려놓고는 여직원하나를 데려다 놓고는 시간만 나면 화장실다니듯이 라스베가스로 달려가 공짜돈벌러 가곤(?)하면서 영양가 없는 일만 하더니 유학원을 시작한지 이년 만에 거덜이나버렸다.

0씨의 남편은 집에도 안 들어오고 왜 집에 안 들어오느냐고 묻는 아내에게 학생들 학교 문제로 출장을 다녀왔다고는 속이고는 하였는데 남편이 하던 유학원이 어떤 불미스런 일로 문을 닫고는 빛을지게 되고 살던 집까지 날려먹은후 남편은 어디론가 야밤도주를 해버렸다.(아이구치사한0!)

몇 달 후에 0씨 집 문밖에는 배가 남산만한 젊은(아직 대학생티가 나는) 여자가 눈물을 그렁거리며 찿아와서 있었단다. 0씨는 눈물을 흘리고 문밖에 서 있는 여자를 집에도 안 들여놓고 퍼부었단다. 그 좋은 눈은 어디다 쓸려고 제대로 못보고 그거지 같은 사기꾼 만나서 인생 종치고 있었냐고 화를 내며 뭐 눈은 하나님이 가죽이 모자라서 찢어놓은 것인 줄 아느냐?(물론 자기 눈도 마찬가지란다) 나이도 많고 형편 없는 인간을 만나서 니 인생 막장까지 왔느냐며 자기 스스로에게 한탄을 해야할 것을 배불둑이 젊은 여자에게 퍼부우며 0씨는 그러잖아도 복장이 터지고 울화가 날일인데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가지고는 대문 밖에 서있자 자초지종을 들을 필요도 없이 도망간 남편을 찿아온 배가 남산만한 젊은 여학생에게 악을 쓰며 욕을 퍼붓고는 너! 지금이자리에서 안 없어지면 내가 어떻게 할지 몰라! 빨리 이 자리에서 살아져버려?라고는 고함을 질러대었단다. 0씨의 남편의 소재를 찿아왔던 배가 남산만한 여자는)씨의 악을 쓰며 해대는 소리에 흘러내리는 눈물도 딲을 틈도 없이 사라져 버렸단다. 남편은 그 이후로 아예 행방불명이 되었단다.

아이들이 틴에저가 되어있는때 어느 한여름 그 싸가지 하나도 없는 남편이 한번 전화가 왔단다. 사랑한다고! 0씨는 야! 이 미친0 아 무슨 놈의 얼어죽을 사랑이 그런거냐고 울며불며 악을 써대고 아이들 키우기에 돈이라도 보내라고 하자. 남편은 그냥 전화를 뚝 끊어버리더란다.

세월이 흘러 두 아들은 그래도 잘 자라주어서 큰아들은 군대에 가고 작은아들도 좋은 대학엘 가게 되었단다. 큰아들은 고등학교 졸업반 때에 학교로 찿아온 군인모집하는 사람들의 과장된 인포메이션에 자기가 군대에 가서 전쟁을 한번 갖다오면 고생을 하면서 살아온 엄마에게 목돈을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하며 아프가니스탄으로 자원하여 1년 3개월 동안 포탄이 빗발치며 같은 동료들이 적이 쏘아대는 탄환에 죽어나가는 전장터에서 겨우 살아나왔는데 나중에 받은 보상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작은 금액이어서(중고 트럭 살돈) 그들이 말하던 이야기와 다른 것을 알고 군대에 간 것을 가슴을 치며 후회하면서도 계약기간을 채우느라 지금도 군대에 있다.0씨는 아들이 잘 때면 발뒤꿈치를 들고 다닌다. 아들은 전쟁의 휴유중으로 침대에서도 잠을 못 자고 마루바닥에서 자면서 머리맡에는 총과 칼을 놓고 잠을 자다가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하다가 얼마전엔 무슨 꿈을 꾸었는지 잠을 자다가 별안간 소리를 치면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가려는 것을 간신히 붙잡아 말렸단다.

두 아들은 엄마가 남의 옷가게에서 일해서 버는 돈과 함께 사는 외할머님한테 나오는 쇼셜베네 핏으로 정말 필요한 것만을 사며 살아왓다. 0씨는 말을 한다. 많은 틴에이저 아이들이 좋은 브랜의 옷과 신발을 신고 다녀도 두 아들들은 저런 것 사달라는 소리 한번도 없이 엄마가 무엇이라도 사주려고 하면 엄마 괜찮아요! 엄마 필요한 것 사세요. 라며 사양하고는 해서 0씨는 더욱 가슴이 아프면서도 감사한 마음이였단다. 그나이의 아이들이 얼마나 갖고 싶고 입고 싶어하는 물건들인데…. 아이들의 옷은 홈스테이로 와있는 조카의 옷을 물려 받아서 입히고 신발은 월마트에서 사다주어도 그저 감사해 하는 아이들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며칠전 0씨는 잘 아는 분에게 전활를 받았단다. 한국방송국에서 하는 휴먼드라마를 빌려서 보고 있는데 거기에 0씨의 남편이 얼굴엔 살이 두둑하게 붙어서 휴먼드라마의 주인공의 가족으로 나와서 아주 행복해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촬영을 했단다. 처음엔 이애기를 들은 0씨도 설마 했지만 직장에 다녀오자마자 빌려온 비디오 안에는 강원도 00라는 곳에서 음식점을 하는 곳에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에 0씨의 쓰레기만도 못한 (0씨의 표현) 남편이 두 아들들의 아버지인 000가 너무나도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모습이란다. 물론 주인공은 000가 아니라 000의 동서였지만 온가족을 촬영하는 자리에 쓰레기만도 못한 000가입가엔 행복한 미소를 띄우며 있단다.

0씨는 레지나 선생님, 이 0이 아주 미친0 아니예요? 아니! 지가 어떻게저렇게 얼굴버젖이 내놓고 TV에 나올수 있냐고요? 정말 미친0 아니예요? 우리아이들이 알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요? 선생님 너무 기가 막혀서 숨쉬기도 힘이 드네요. 0씨의 이야기는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이날 나는 잠을 포기했다 아니 잠이 안 왔다.0씨가 얼마나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0씨는 나에게 애기를 했다 자기 온가족이 휴가 내어서 그곳으로 찿아가서 한바탕 화풀이라도 내어야겠다고……. 그래서 그랬다. 우리 날 밝으면 다시 만나서 모든사람이 잘될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해보자구! 그런데 난 이젠 잠을 잘 수가 없다. 그 싸가지하나도 없는0 생각이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