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꾼과 선녀

아니 어떻게 된거지?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20 분전에 162 번 옷장에 옷을 벗어 놓고 몸을 씻으러 갔다왔는데 1 62번 옷장안에 있어야할 내옷들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162번 옷장에 없자 나는 그옆의 빈옷장은 다열어 보았다. 마침 지금시간은 사람들이 많치 않은시간때이라 탈의장안에는 사람들이 없었고 나는162번에 옷이없는것을 재차 확인한후 그옆에 빈 옷장 163,167,1 69 그리고 위로 아래로 붙어있는 옷장들을 다 열어 보았으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내가 벗어놓았던 내옷들은 그야말로 깜쪽 같이 날라간것이다. 어디로 갔지?

아니 나뭇군과 선녀도 아니고 무슨일로 내옷이 없어진것일까?( 국민학교때 동화속에 나오는 나뭇꾼과 선녀 이야기)

샤워를 마친 내몸은 샤워를하 러가면서 입구에서 건네 받은 수건으로 감싸고 있지만 이미 온몸은 차가운공기에추워서 바들 바들 떨리며 옷을 못찾을것 같은 불안감에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는것이다. 휘트니스에서 일하는직원들이 있는곳으러 나가려해도 밖으로 나가려면 모든사람들이 운동하는곳을 통과 해야하는데 난 달리기에 자신이 없다.

옷이 없으니 수건으로 둘러싼 몸으로 뛰어 나갈수도 없고 정말 난감해서 여성 탈의실 에서 밖으로 나가는 곳에 몸을 기대어서는 저쪽에 운동하는여자 하나를 조용히 불러 보았다. 큰소리로 불렀다가 남자들도 고개를 돌리면 웃길테니까!

몇번씩 얌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온몸을 수건으로 가리고 벽에 기대어 고개만 삐죽이 내밀며 Hello, Hello, 라고 부르는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느긋이 다리를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운동을 하다가 나를 보게된 여자하나가 궁금한얼굴로 나하고 눈이 마주치자 이상한느낌이 들었는지 탈의실로 들어왔다. 나는 그여자에게 20분전에 샤워를 하러 갔다가 와보니1 62번에 있어야할 내옷이 없어졌다고 설명를 하면서 미안하지만 앞에 나가서 여직원들에게 말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자 여자는쏜살같이 달려나가더니 여직원둘이 달려들어왔다.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을 하며 내옷이 없어졌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니 두여직원들은 잠기지 않은 옷장들을 하나씩하나씩를 다열어보더니 I am sorry ! I don’t understand what happened. (글쎄 이런일은 없는데 왠일인지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자기네는책임이 없다면서 네가 자물쇠를잠그지 않았으니 너의 잘못이란다.

나는 옷잃어버린것도 화가났지만 지금 속이상해서 머리에 뚜껑이 열릴것 같은나에게 네가 잘못한것이라고 애기를하는직원여자가 얄미웠다.그냥 머리한대 쥐어 박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 내가 싸울형편은 분명히 아니다. 재들은 옷을 입고 있고 나는 벌거숭이 임금님도 아니고 그냥 목욕탕에서 옷 잃어버리고 타올로 둘러싸고 있으니 이런모습으로 싸우는것은 아무래도 나에게 불리하다.생각만해도 웃기는일이기에 올라오는화를 꾸욱참고 설명을 했다.( 내가 너희들이 잘못 했다고 그러는것이 아니라 누가 내옷을 가지고 갔을껏인가 ?라고 묻는것이라고.그런데 여직원 하나가 애기를한다. 그애기가 우리 잘못이라고 하는거지 뭐냐구! 아이구 미친0

우선은 어떻게 수건으로 둘러 싸고 있는 나를 어떻게든 해결을해주던가 아니면 당장입을옷이라도 해결해보려고 해야하지 않은가? ( 내가 나중에 우리 직원들에게 이상황을 애기를하니까 같은직원인 에비가 애기를한다. 문제를 해결해야하는것은 우리들이 쉽게 생각하는일이지. 우리는쑈 셜월커니까) 그래서 매니저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매니저는 남자란다.그럼 여자 매니저를 불러 달랬더니 지금 아직 출근을 안했단다.

그러면서 나에게 You know what? this is your responsibility (이런일은 완전히 내잘못이란다. 그리고 저벽에 있는 문구가 보이냐면서 나를 오른쪽 입구에 있는 메모를 보란다) 메모에는 Welcome to our fitness. Watch your items carefully. Please lock the cabinet. (우리 휘트니스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자기물건들을 조심하시고 꼭 자물쇠로 잠그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가 서있었다.

물론 나는 휘트니스에 오게되면 항상 자물쇠로 잠갔었는데 오늘은 잠깐들어와서 급하게 샤워만 하고 갈 요량으로 그냥 샤워장으로 들어왔던것이다.그 잠깐에 사고가 난것이다. 울고 싶은마음이다. 새로산 아이폰도 없어지고 옷도 내가 아끼던옷이고 오늘 신고온 부츠는 지난해 큰맘먹고 장만하고는 아끼느라 잘신지도 않던것인데 ……

참! 아이폰은 보험커버가 되니 다행이다. 전화를 새로 계약하면서 1년동안 잃어버리거나 물에 빠지거나 하면 커버되는 보험을 권유하던 세일즈맨의 달콤한유혹에 저걸 내가 쓸까? 하고 잠깐 고민하다가 그래! 내가 너 오늘 매상 올려주지! 라며 선심쓰듯이 보험을 일년에 들어가는돈이 그리 많치 않아서 들었으니 전화는 걱정안해도 되는것이다. ( 이럴땐 마치 내가 선견지명이 있는것 같아 스스로 잘난것 같아서 우쭐대기도 했지만 , 전화 세일즈맨에게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다)

특별히 이곳 휘트니스는 다운타운 씨애틀에 있는곳이라 집동네하고는다른종류의 고객들일텐데……

오늘아침 일찍 일어났었다. 7시까지 출근하려면 5시 45분이면 집을 나서야한다. 520 번 도로가 유료가 되고나서는( 유료가 되고나서 출근하는길이 힘들어지자 나는 주지사 욕을 한참이나 해대었었다). 90번도로 돌아서 길을 가야하니까는 집을 나서서 직장까지 보통 40여분정도가 소요되고 또 파킹하고 두블락 정도 걸어야 직장이 있는사무실에 도착하니까는 5시 45분이면 나와야하는데 오늘은 아들아이가 지난주 금요일 날 집에 왔다가 아침 수업이없다며 엄마가 출근할때즈음 함께 떠나면 점심때즈음이면 학교에 도착할수있다고 해서 아들아이가 든든한 아침식사를하고 갈수있도록 아들아이가 좋아하는 청국장에 ( 아들아이는 여기서 낳고 자랐는데 할아버지가 좋아했던 청국장을 너무나 좋아한다) 고등어도 구어놓고 어제저녁에 준비해놓은 여러가지 나물들로 상을 차려놓고 또 아들아이가 가지고 가야할 반찬들을 다시한번 확인해보고 또아들아이가 차를타고 가면서 먹을 주먹밥( 아들아이는밥사이즈가 손가락만하다고 해서 손가락밥이라고 한다) 도 만들어놓고 아침에 먹으면 좋다고 사과와 요즘제철인 감까지 예쁘게 깍아서 둥근 플래스틱통에 얌전히 넣고서는 노란 메모지에다 아들에게 주는 메모를 써 놓았다

Dear 00
We love you very much. Drive carefully. Do your best. Enjoy your time.
Love Mom
아들 먼길 운전하는데 조심해. 그리고 재미있게 공부해, 신나게 놀고, 사랑하는엄마가 …

아들아이가 행복한하루가 되게하고자 아침부터 바쁘게 음식 차리느라 출근시간이 급해져서 샤워도 못하고 그냥 출근을 했던것이다. 직장에 도착하니 내머리엔 청국장냄새와 고등어 냄새로 정말 말할수가 없었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절대로 아침에 요리를하거나 냄새나는음식을 먹지 않는데 아들사랑에 나의 불문율이 무너졌다. 나는 항상 깨끗한 옷에 향수까지 뿌리며 우아하게 출근을했었는데 ……

내옆에, 앞에 함께 일하는직원들이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Oh my God! what did you do? 그래서 그랬다. 나! 지금샤워하고 와야하니까. 누가 내대신 내자리 Cover해주겠냐고 얼마나 냄새가 지독한지 옆에 앉은 John도 뒤에 앉은 Linda도ok란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몇블락거리에 있는 이곳로 휘트니스로 달려와서는 샤워를마치고 깨끗한 몸이되어서 나와보니 어느나뭇꾼이 나를선녀로 만들어 놓은것이다. 휘트니스 여직원은 나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손님들이 잃어버리고간옷들중 한참이나 안 찾아간 옷들을 한바구니 가지고 오더니 골라잡아 입으란다. 옷에서는 오래된냄새로 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지만 나에게는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나는 내 좋은 옷 잃어버리고 남들 버린옷중에서 그래도 맞을만한것걸치고 사무실로 터벅터벅 걸으며 생각했다.

그래! 나는오늘 선녀가 된것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