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낳고 싶어 낳은줄알아?

그래! 엄마가 돈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지금 징징거리고 있으면 나보고 어떡하라는거냐구! 학교엘 가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해라 엄마는 생선 다라를 머리에 이고집을 나설 채비를 한다. 00는 엄마! 나 오늘 등록금을 안가지고 가면 또 앞에 불려나가서 맞는단 말이예요. 엄마는 아무말도 없이 다 떨어진 보자기 두 개를 둘둘 꼬아서 머리에 받칠 것을 만들며 머리에 생선다라를 이고 나가려고 합니다. 00는 엄마나더러 어떻게 ㅡ학교에 가라는 애기예요? 오늘은 정말 학교에 갈수가 없어요. 엄마는 그럼 집에서 살림이나 하고 있으라며 두말도 않고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00는 엄마가 나간 뒤에다가 악을 씁니다. 책임도 못 지을 것을 왜 낳았냐고? 나가려다가 이말을 들은 엄마는 발길을 안으로 돌려 집안으로 들어오며 악을 쓰며 울고 있는 딸아이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흔들어대며 욕을 합니다 그래! 이0야 내가 너를 낳고 싶어서 난 줄 아냐. 니 에비가 술 처먹고 달겨드니까 할 수 없이 네 년을 낳았지! 누군 너를 낳고 싶어서 난줄 아느냐며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가합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아프다는 소리 한마디 안 하고 입에 거품을 문 채 소리를 질릅니다.
왜 낳았냐구? 왜 날 낳아서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
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그래! 이0야 살고 싶지 않으면 죽으면 될껏 아니야!
야 이000같은 0야 누군 살고 싶어 사는줄 아냐?
어차피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보다 죽어 버려라 너 하나 죽어버리면 쌀값 줄어드니 좀 좋냐?
가뜩이나 니 오빠들 먹일 것도 힘이 드는데 니0하나 입 줄어들면 좀 좋아?
너무나 가난하여 교육도 못받아보고 공장에 다니다가 아버지와 살림을 살게된 엄마는 입에 담을수 없는 욕을 다해가며 딸아이를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댑니다. 딸아이의 머리채에 엄마의 의 한을 다 쏟아 부으려고 하는 것처럼…..
그러잖아도 지난밤 새벽까지 술주정을 부리며 밤새도록 소리를 질러대는 남편에게 말대꾸 하다가 한바탕 전쟁을 치루었던 지난밤의 분풀이를 못한 엄마는 그 분풀이를 등록금을 달라는 딸아이에게 다 쏟아넣습니다.
마침 너 잘 만났다는 듯이. 그리고 우는 딸아이에게 오늘 학교 가지 말고 집에서 살림이나하고 있으라며 집을 나섭니다. 딸아이는 엄마가 떠난집에서 한참을 울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마당에 나가서 찬물로 세수를 합니다. 아궁이에 끓고 있는 뜨거운 물은 오빠들과 아버지가 사용할 물이라 00가 떠다 쓸만큼의 여유가 없습니다. 세수를 하고 난 후 벽에 걸린 지난달 아버지가 술주정을 하다가 집어 던져서 한구석 조금 붙어져 있는 깨어진 거울을 봅니다. 조금 전 엄마에게 끄들렸던 머리채 자리가 띵한 느낌이 듭니다. 얼굴은 엄마에게 맞은 자리가 뻘갛게 부어 올라 있습니다. ㅇㅇ 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지난 저녁에 먹다 남은 김치죽을 훌훌 들이 마시고 집을 나섭니다.
00는 공부하는 것이 너무나 좋습니다. 특별히 영어는 아주 자신이 있습니다. 특별히 영어 선생님이 친절하시기도하시고 아주 좋은 성품이셔서 반에서 큰소리를 내시지를 않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중에 딴짓을 하면 그냥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며 집중할때까지 수업을 중단하십니다. 그러면 딴짓하던 반 친구들이 눈치를 채고 자세를 고쳐 앉고 선생님께 집중을 합니다. 영어 선생님을 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래서 영어시간을 더 좋아하다보니 00는 영어를 아주 잘하는 학생이었습니다. 00 는 영어 선생님이 내 엄마 아버지 였으면 좋겠다고 상상을 해봅니다.
학교에 가까이 오게 되자 00는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겁이 납니다. 담임생님은 지금 임신중이라 불편한지 가끔 학교를 빠져서 00는 오늘도 선생님이 안왔으면 하고 기대해봅니다. 교실에 들어서니 반 아이들은 아직 많이 오지를 않았습니다. 00의 기대와는 다르게 담임 선생님은 불룩 나온 배를 긴 스웨터로 감싸며 검은 출석부를 옆구리에 끼고서 교실로 들어섭니다. 그리고는 교단에 서자마자. 교실 전체를 둘러보더니 한 아이들씩 이름을 불러댑니다. 00의 순서가 다가오자 00 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숨이 가빠옵니다. 앞에 불려나가 또 맞을 생각을 하니 온몸이 떨립니다. 마침내 00 순서가 됐습니다. 선생님은 00의 이름을 부르지도 않고 묻습니다. 너 등록금 가져왔느냐고? 00는 앞으로 나가면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립니다. 앞으로 불려간 00의 머리는 별안간 날라드는 담임 선생님의 출석부에 정신없이 맞습니다. 한참을 출석부로 00에게 화풀 하던 선생님은 00에게 저 뒤로 가서 손들고 서 있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공부를 하는데 00 는 뒤에서 손을 들고 서있습니다. 들고 있는 팔이 저려와 잠시 내려놓다가 선생님과 마주치게되어 또 한차례 매타작이 시작되었습니다. 팔을 들고 서 있는 00는 잠시 눈을 감고 상상의 나라로 가 봅니다.
상상의 나라에서 00 는 부잣집 딸아이였습니다. 식탁에는 여러 가지 반찬들이 있으며 보글 보글 끓고 있는 돼지고기 된장찌개도 있습니다. 음식을 갖다놓는 엄마는 핑크색 롱드레스를 예쁘게 입고 부드러운 말씨로 00에게 맛있게 먹으라며 00를 부드럽게 바라봅니다. 아버지는 따뜻한 미소를 띄우시며 입으려던 가디건의 단추를 끼우면서 아이구! 우리딸. 이렇게 예쁠수가 있나 자! 맛있게 먹교 학교에가서 공부 잘해야지! 라며 흐믓한 미소를 띄고 딸아이를 바라보십니다. 식사를 마치고 문밖을 나서자 자가용운전사가 차문을 열며 자! 아가씨 타시지요? 상상의 나라에서 행복해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야00 너 자리에 가서 앉아라고 합니다.
00는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동네 교회에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마침 다니던 교회에는 캐나다 선교원이 있어서 영어를 잘하는 00는 나이많은 여선교사님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며 친해질수가 있었고 어느 날 선교사님은 00의 몸에 나있는 상처를 보시다가00 를 미국으로 보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00의 엄마아빠는 그러잖아도 쌀값 걱정을 하는데 선교사님이 미국에 데려가 공부 시키겠다는 선교사님의 의견에 무조건 환영입니다.
00는 미국에 와서 열심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상상의 나라에서 꿈꾸던 좋은 환경이 이루어졌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왔던 남편과도 만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행복해하며 한해 두해가 지나며 00는 남편이 무슨 말을 해도 화를 내기 시작 했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인데 불같이 화를 내며 남편을 몰아세우며 남편에게 온갖 욕을 다하게 됩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하고는 연락도 잘 안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혼자 사시던 엄마가 오갈곳이 없어졌다는 애기를 듣고는 잠이 안 옵니다. 엄마가 그렇게 아끼고 애지중지 했던 아들들은 왜 엄마를 모시고 살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나만 혼자 배불리 먹고 따뜻한 곳에서 지내는가 싶은것이 죄의식이 생깁니다. 남편에게 애기를 해보았습니다. 우리 엄마를 미국으로 데리고 와야겠다고? 남편은 아내가 외로워서 성격이 그러는가 싶어 대환영입니다. 엄마가 미국에 오셨습니다. 딸아이와 엄마는 반가워서 행복하게 지내게되었습니다. 엄마가 딸아이와 함께 계신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00의 마음속에 엄마를 보면은 공연히 분노가 납니다. 화가나서 숨을 쉬기가 힘이 듭니다. 엄마는 이제 곧 80십이 가까워져 갑니다. 엄마에게 잘해주다가도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못견딜것 같습니다.
엄마에게 따져 묻고 싶습니다. 왜 내게 그렇게 심하게 매질을 했었느냐고? 왜 내게 그렇게 심한 욕을 해서 나를 모욕감을 느끼게 했느냐고?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편하게 지내느냐고?
엄마에게 잘해드리면서도 공연히 분노가 일고 있는 00씨는 다니고 있는 00에 00님에게 상의를 해봅니다. 대답은 인내하시고 기도 하라시는 말씀입니다.
용서 해야한다고. 그것이 000 뜻이라고…… 그런데 기도하다가도 불끈불끈 일어나고 있는 분노가 있습니다.
00씨와 함께 어릴적 상처를 애기를 하다가 00씨의 가슴속 깊숙히 숨겨져있던 슬픔, 모멸감 학대의 상처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00의 어머니는지금 아무것도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합니다. 아니 떠올리고 싶지 얺은것인지도 모르겠지요. 그리고 연세가 그렇게 드신분에게 어떤 애기를 할 수가 있을까요? 딸인00 가 용서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합니다. 함께 살면서 고통스러워하고 분노가 일 때마다 죄의식에 괴로워해야한다면 둘다 아니 가족 전체가 죽는 일이지요. 그래서 권면을 했습니다. 따로 사십시요. 어머니가 여기에서 혼자 사실 입장이 아니시라면 다시 한국으로 보내시고 차라리 경제적 도움을 주십시요. 그리고 가끔씩 찿아뵈시면 00의 고통이 많이 나아질껏입니다.라고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 에 남편이나 자식들에게나 쉽게 화가 나는 일은 00씨의 어릴쩍 상처 때문인 것을 함께 나누고 이제는 벗어 버려야할 인생의 슬픈 과거의 찌꺼기인것을……. 그리고 계신 동안 어머님께 잘해드리세요. 어쩌면 어머님도 가난했던 그래서 못배웠던 그 시대의 한사람의 피해자 입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