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토요일 하루

가끔씩 일 때문에 못오는 분들의 가족들을 토요일 마다 만났었는데 오늘은 집앞뜰에 있는 화단에 주저 앉아서 잡초를 뽑기 시작하였다 . 그리 큰 사이즈가 아닌 화단인데도 조금만 방심하고 있으면 꽃들 사이사이로 잡초들이 마치 땅따먹기 하듯이 꽃밭을 점령을 해버린다. 이번 여름이 오기 전 앞마당 화단에 많은 종류의 꽃을 심었다. 그래서인지 이웃집에 사는 이웃들이 모두들 한마디씩한다.

Wow! You have beautiful flower in your garden. We love your garden.

이번 여름에는 앞마당 화단에 더 많은 시간을 두고 돌보았다. 오래동안 자라서 커다란 군단을 이루고 있는 하얀색 데이지 가족들을 분리를 해서 에쁘게 다듬어주고는 더러는 가까운 친구에게 분가를 해주기도 하였다.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체리꽃 나무와 히바스코스나무에는 달팽이 군단이 온 잎사귀를 갉아먹어서 잎사귀 마다 구멍이 숭숭 나서 이제 곧 모든 잎사귀가 사라질 판이다. 3주동안 너무 몸이고단해서 그리고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독감 때문에 일도 못하게 아팠었는데 그래서 관심을 두지 못했더니 화단에 있는 꽃들은 그야말로 달팽이 판이 되어있는것이다.

가까운 이에게 어떻게 해야 달팽이를 없앨 수 있을까? 문의를 해보니 소금물을 연하게 타서 잎사귀에 뿌려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소금물을 연하게 타서 스프레이를 해주니 진딧물은 사라졌는데 달팽이가족은 여전히 빠쁘게 꽃들 사이를 순회 중이었다. 달팽이가 얼마나 예쁜 쉘로싸여 있는지 너무 예뻐서 잠시 고민을 하였다. 이렇게 예쁜 달팽이를 죽여야 한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어쩌지? 꽃들이 다 죽어가는데…… 몇몇 분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에 들어가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보았으나 별신통한 방법이 없었다.

지난 해에 심은 블루베리 몇구루에는 블루베리가 열려서 자주 빛을 띄우고 있다. 나무가 작아서 아주 많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자그마한 나무가지에 마치 구슬이 꿰어 있듯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모습이 어느 보석이 이보다 이쁠까? 블루베리가 다익으면 가까운이들을 불러모아 블루베리파이 파티를 해야지! 아 참 블루베리 나무 앞에 숲을 이루고 있는 민트를 보니 키가 멀쑥하게 자라서 아마도 블루베리 나무에게 가야할 햇빛을 막고 있는듯하여 가위로 가지를치기 시작했다. 민트야 미안해! 너무나 키가 커버려서 어쩔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잘라낸 민트 몇 가지를 투명한 컵에 꽃은후 식탁에 놓아두고 나머지 잎들은 대나무 채반에 늘어놓고 살랑살랑 바람이 들어오는집안 창문 그늘에 놓아두었다. 몇년 전 모로코를 여행을 하는데 길가에 쭉 늘어앉아있는 모로코 사람들이 민트잎를 컵에다 잔뜩 넣고 흑설탕을 듬뿍넣어서 자주 마시는 모습을 보아서 나도 한잔 청해 마셔보았는데 너무인상적인 맛이었다. 나에게는 설탕은 넣지 않고 마시는 것이 더 좋았다.

동백나무 밑에서 자라는 로즈메리는 지난해에는 웬일인지 잘자라지 못하였다. 돼지고기 요리를 할 때면 로즈메리를 꺽어다가 향신료로 쓰고는 하였는데 이번에는 더 아껴 주어야 할것같다. 로즈메리는 전에 나를 자주 찾아오던 homeless client 잭이 준 것이다. 그해겨울 감기로 기침을 계속 해대는 나에게 로즈메리 가지를 꺽어와 나에게 차로 만들어먹으라고 주는것을 내가 로즈메리는어디에서 났느냐고 물어보니 자기가 가끔씩 일하는 집마당에 로즈메리가 아주많아서 기침을 많이하는 내가 염려가 되어서 꺽어가지고 왔다고 했다. 나는 주인에게 허락 받지않은것은 받을 수 없다고 하니 잭은 그렇게 많은데서 잔가지 하나 꺽은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면서 기분이 상한 얼굴이 되었었다. 그래서 잭에게 어찌되었든 그것은 남의 것이니까 안된다고 하였더니 그로부터 며칠후 나에게 작은로즈메리 플래스틱 화분을 선물로 주었다. 자기가 공사하는데에서 flag man (깃발을 들고 차량행렬을 도와주는일)을 하면서 받은 돈으로 홈디포에가서 하나사왔다며 나는 잭이 주는 $3.99 짜리 로즈메리를 정성스럽게 땅에다 심고서 로즈메리를 보면서 잭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잭은 아직도 homeless 이지만 그래도 임시쉘터에서 2년동안 지낼 수가 있다. 잭은 악보를 보지 못하는데 어떤 음악이든지 한번만 들으면 4부로 된 악보보다도 훌륭하게 피아노를 연주를 하고는 하여서 지난 번 우리 사무실 Fund Raising 때에는 음악에 관심있는 나하고 듀엣으로 ”How great art”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세계)를 부르기도 했다.

이번 봄에는 한국마켓에서 상추 6포기 깻잎6포기 호박3포기를 사다가 심었다. 그동안 날씨가 협조를안해주어서 상추와 깻잎은 잘 자라질 못하더니 7월에 들어서면서 가금씩 살짝 살짝 보여주는 햇빛을 받아서인지 조금식 키가 자라며 잎사귀도 생기기도 했다. 7월말쯤이면 상추와 깻잎을 따서 상에 올릴 수 있을것 같다. 7월말 쯤이면 전공을 바꾸어서 여름학기를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들아이가 집으로 돌아오면 솔잎을 따서 돼지고기와 함께 찜을 하여서 상추랑 깻잎이랑 싸서 아들아이가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즐거워진다.

날씨는 도움을 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얘네들을 심기 전 커피 찌거기와 자연 비료를 만들어 땅을 갈아준후 상추와 깻잎 그리고 호박들을 심어서 인지 애내들은 건강해보인다.

집앞 창문 앞에 심은 딸기가 예쁘게 자라면서 옆으로 퍼져 나가는 잎사귀에 가려 조그마한 딸기 열매가 빠알갛게 익어가며 부끄럽게 “나 여기있어요” 하면서 홍보석같은 에쁜 모습을 살짝 보이고 있다. 너무나 귀해서 저걸 어떻게 따야하나? 생각중이다.

오레곤에 사는 후배집에서 선물로 받은 봉숭아 꽃은 화분을 바꾸어 주어야 겠다. 별안간 부쩍 자라버려서 화분이 너무 작아보인다. 중학교 때 엄마가 봉숭아를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여주어서 너무나 좋아했는데 다음날 학교에 서 체육선생님이 내 손톱에 물들인 손톱을 보며 학생이 손톱에 물들였다며 당장 지울 것을 명령을 했는데 손톱이 다자랄때까지 지울수없다는 나의 설명에 한참동안 선생님의 눈총을 받았지만 그래도 주홍색 봉숭아 물들인 손톱이 너무나 예뻐서 즐거워 했다. 봉숭아 꽃이 피면 나도 딸아이들에게 봉숭아 들이자고 해보아야지.그런데 백반은 어디서 구하나? 집 입구에 줄지어서 심어져 있는 라벤다가 휘어지도록 풍성하게 꽃이 피었다.

지난 겨울이오기전에 동그랗게 자랄수 있도록 나무밑둥가까이 잘라주어야 했는데 겨우내내 초록빛을 보여주는 라벤다를 잘라버리기가 아까워서 그냥 나두었더니 지금은 라벤다 꽃이 제맘대로 퍼져 버렸다. 8월 말에 라벤다를 잘라서 향기로운 차 도 만들고 라벤다 시럽도 만들어놓아야지 한겨울 비가 후적후적 내리고 머리가 복잡하여 마음이 고단할때에 라벤다 시럽에다 이탈리안 소다수 그리고 진한 진을 1OZ 넣어서 마시며 좋아하는음악을 듣다보면 어느덧 머릿속에 맴도는생각들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잠못이루는 사연 때문에 나의 사무실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라벤다가 들어있는 예쁜 보라색 망사파우치 를 주면서 베게옆에 놓아두시면 잠이 솔솔 올거라고 애기 주었다.

뒷뜰에 있는 자그마한 연못은 8년전 남편과 아들이 생일 선물로 만들어준것인데 연못주위에는 파인애플 민트가 연못주위를 점령했다 . 연못안에는 지금은 2마리의 금붕어가 잉어사이즈만큼 자랐다. 연못을 만들고 12 마리의 아기 금붕어를 사다 잘기르던 3년전 너구리 일당들이 밤새 연못을 헤쳐놓으며 예쁘게 자라던 금붕어 가족들과 강집사님이 이사가시면서 분가해주신 하얀 연꽃을 거의 다죽여놓었다 .물론 10 마리의 금붕어는 너구리 가족들에게 맛잇는 식사가 되었고, 나는다음날로 홈디포에 가 망사모양의 와이어를사다가 연못에다 높게 씌어 놓았다. 빨간색과 은빛의 붕어 두마리는 아침에 밥을 주러가는 발자국소리만 들어도 얼른 물위로 떠오른다. 다듬고 뽑아주고 예쁘게 정리를 하다모면 허리도 아프지만 예쁜 나의 화단의 가족들은 나에게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준다. 꽃들아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