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더린

캐더린은 빨간구두 한짝을 가슴에 품은채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나는 캐더린을 지켜보다가 캐더린 “여기엔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여기 앉아” 라고 부드럽게 권해 보았으나 내 얘기를 듣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지 불안해 하는기색은 역력한채 그냥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여전히 주저 하고 있었다. 캐더린 아파트에있는 패트릭의 말에 의하면 어제 저녁 캐더린이 밖에 나갔다가 맞고 들어와서 상처가 있었는데 어디서 다쳤냐고 물어보아도 통말이 없었단다. 그리고 가벼운 상처라 그냥 간단한 치료를해주었단다. 그리고는 재차 앉으라고 권하는 나의말에 “Are you sure no one coming this place?” “Of course!” 캐더린은 주저주저 하면서도 천천히 자리에 앉고 있다. 한쪽 팔에는 베게 만한 헝겊인형을 팔에 끼고 말이다. 캐더린은 구두 한짝을 의자 깊숙히 내려놓고 팔에 안은 베게 인형을 더 깊숙히 껴안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수그린다.

캐더린은 네이티브 인디언 에메리칸이다. 엄마는 드와미쉬 인디언 아빠는 아이리스계 미국인이다. 캐더린에게는 매달 들어오는 금전적인 혜택이있다. 미국정부에서 주는 인디언들을 위한 베네핏이다. 캐더린은 지금 여성 중독 가정폭력 희생자들이 비밀리에 사는곳에 살고 있다.

나하고의 인연은 몇년전 여름에 다운타운 시애틀에서 미팅을 하고 나오는길에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 중 캐더린을 괴롭히는 고등학생 아이들 몇이 캐더린이 안고 있는 인형아기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을 내가 보게 되면서 학생들에게 부탁을 했었다. 지금 이 사람에게는 이 아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너희들은 잘모르지만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텐데 너희들이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의 간곡하게 부탁하는이야기에 이아이들이 감동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이유 였든지 아이들은 캐더린의 아기인형을 돌려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캐더린을 잘안다. 캐더린은 시애들 다운타운에서 십여년간 길에서 구걸을 하고 있다. 한손에는 인형아기를 팔에끼고서 말이다. 나는 인형아기를 다시 찾은 캐더린을 데리고 캐더린이 살고 있는 중독자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로 갔다. 그리고 후런트 데스크에서 문을 열어주는 패트릭에게 캐더린을 안내해주고 다시 내 직장으로 갔다.

패트릭하고는 예전에 함께 일한 적이 있어서 잘 아는 사이이고 오랜시간을 homeless program에서 일하다보니 웬만하면 상담자끼리 안면이 있다. 다운타운 씨애틀에는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어서카운셀러들이나 케이스 매니저들에게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몇 개의 에이전스가 함께 직원훈련들을 하면서 들어가는 경비를 줄이기도 하기에…… 우리가 만나는 고객들도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는 고객( homeless)들이라 마치 서로 서로 잘알아서 집안식구 같기도하다. 우리 사무실에서 개인상담을 위주로 돕는다면 다른 에이전시에서는 먹는 것을 해결해주기도 하고 또 필요한 것을 준비해 주는 그래서 한 사람에게 필요한것 들을 나누어서 돕기도 한다.

캐더린을 패트릭에게 안내해주고 있은 며칠 후 나는 또 미팅이 있어서 캐더린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지나가는 나를 캐더린이 붙잡았다. 그리고는 주머니 깊숙히 감추어둔 밀키 알사탕 하나를 꺼내더니 나보고 먹으라고 한다. 나는 캐더린에게 이따가 먹겠다고 하니 옆에있던 패트릭이
“Regina It is ok to eat, that candy from us”
나는 좀 께름칙했지만 패트릭의 권유대로 껍찔이 사탕에 늘어 불어서 쪼글쪼글한 사탕을 입에 넣었다. 이때부터 캐더린과의 나하고의 인연은시작되었다. 캐더린은 일주일 에 한번씩 나를 방문하면서 내가 바쁘다고 하면 로비에서 그냥기다리다가 가기도 하고 내가 짬이나서 만나주면 어디서 얻었는지 사탕이며 과자들을 갖다 주었다. 이러기를 여러해 이젠, 캐더린하고 나는 매주보고 싶어하는 사이가 되었다. 캐더린이 자기가 살고 있는 중독자 아파트에서 말을 안들으면 아파트 매니저가 나에게 전화 해와서 캐더린을 설득하게 하기도 했다. 캐더린하고 나는 자매같은 관계가 되었다.

캐더린은 엄마가 약물중독으로 자살하고 아버지마저 12 살때 자동차사고로 죽은 후 할머니 하고 살다가 18 살때 정신병(망상증)이 나타나면서 집을 떠나 길거리로 나오게 되었다. 길거리에서 많은 중독자들과 함께하면서 코케인, 헤로인 등을 하게 되면서 감옥을 내집처럼 드나들게 되었고 배가 고프면 물건을 훔치기도 하였고 약에 취하면 아무 남자하고 잠을 자고는했다. 캐더린은 몇번씩 교도소 출입을 하면서 약물 치료도 받아왔지만 출소 할때마다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는 나이가 들고 약물중독때문에 생긴 치매( 심하지는 않다.) 때문에 현실과 과거를 분간이 잘안되어서 정상적인 생활이 쉽지가 않다.
그래도 캐더린같이 정신병과함께 약물중독 자들을 보호해주는 프로그램에서 준비해준 아파트에서 먹고 자는것 걱정안하고 살수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오늘은 캐더린이 무엇이가에 쫒기는마음이 들어서 나에게 온것이다. 어릴때 집을 나와 거리로 돌다가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를 정부에 빼앗기고(그 아기는 입양되어서 곧 죽었단다 (엄마의 약물중독 후유증으로) 그 이후로 베게 인형에다가 good will에가서 아기 옷을 사다 입히고 베게 인형을 항상 팔에끼고 다니는것이다. 그리고는 베게 아기를 얼르기도하고 “Pick of boo”게임도 하면서 마치 살아있는 아기를 대하듯이 하는것이다. 병들고 약물중독이었던 캐더린에게도 아기는 빼았기고 싶지 않은 생명이었던것 같다.

캐더린의 삶의 애기를 듣다보면 이세상 어떤 상황이라도 불만을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한 여자의 인생에 이런 일들이 있을 수가 있을까? 생각해보기도한다. 캐더린의 케이스매니저는 나에게 이런애기를 한다 캐더린이 lucky라고 자기의 애기를 아무조건 없이 들어주는 레지나가 있어서… 그런데 나는 내가 lucky라고 생각이든다. 어떻게 내가 이런 사람의 인생을 헤아릴 수가 있는가 하고 , 나에게는 많은사람들의 인생을 함께 듣고 알아가면서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축복의 통로가 아닐까? 생각이든다.그리고 다른이의 삶에 좋은 영향이 된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는 사람과의 관계가 나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하는지는 나만이 아니까는…….

캐더린은 빨간 구두를 좋아한다. 자기가 어릴때 엄마가 빨간 구두 를 사주었는데 얼마 후 엄마가 자살을 한 후엔 그빨간 구두가 캐더린에게는 엄마가 되었었다. 지금도 가슴에 앉고 다니는 빨간 구두는 한쪽 뿐이다. 나는 왜 한쪽이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캐더린의 생각엔 그 한쪽의 빨간구두가 분명히 이유가 있을테니까는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