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그런지 나도 몰라요

사무실로 들어오는 J씨의 얼굴은 걱정으로 어둡다. 자리를 잡게한 후 앉으라고 하면서 따뜻 한차 한잔을 주고자 하니 찬물 한컵을 달라고 한다. 나는 물한컵을 다 마시기를 기다린 후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물어보니 한숨만 푹 쉬신다. 그리고는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다 갔느냐면서 주위를 둘러보면서 재차 확인을 한후에 정말 이 사무실에 아무도 없지요? 물어온다. 복도에서는 저녁에 청소를 하는 미국인 아저씨만이 왔다갔다 하는 발걸음 소리가 들릴 뿐이다.

레지나씨, 제가 왜 그런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잘지내다가도 이런일이 가끔씩 터져서 이젠 나도 걱정이 되고 이제는 식구들 보기도 부끄러워서 정말 죽고싶은 심정이네요.
J씨는 고개를 숙이며 한숨만 길게 내쉰다.

그리고는 선생님, 제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하면서 말문을 연다. 이분은 며칠 전 전화가 왔었다. 전화 받았던 직원의 이야기에 의하면 소장님하고만 아무도 없을 때 상의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퇴근을 한 후에 오시겠단다. 나는 이번 청소 년워크샵 준비로 너무나 바쁜데다가 지독한 목감기로 오래 사무실에 있을처지가 아니었지만 전화 받는 직원분의 말에 의하면 오늘 꼭 만나보아야 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 다 퇴근하기를 기다려서 이분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이분이 하는 말의 내용은 이분이 S 미국 대형마켓에서 샤핑을 하면서 $9.99짜리 물건을 하나 그냥 가지고 나오다가 문앞에서 기다리는 보안요원에게 붙잡혀 위층으로 끌려 올라가 가방을 다 조사당한 후 자기 가방안에 있던 $9.99짜리 물건 nut package를 압수당하고 자기의 라이센스를 복사하고 또한 경찰서에다가 신원 조회를 해보니 지난해 모백화점에서 몰래 가지고 나오던 옷을 걸린 것이 있어서 이번에는 Civil fine까지 $2995.00을 물어야하는 데 이 돈을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고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소장님이 많이 도와 주실 수 있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내가어떻게?) 본인은 이 돈을 낼 수가 없으니 어떻게든 도와달란다.

J씨가 보여주는 법정에서 날아온 편지에는 이번이 3번째이므로 벌금을 못내면 감옥에 가야한다는 내용과 이번일로 벌금을 내야하는데 지난번 일도 있으므로 벌금은 $5.00 모자라는$3000.00 이었다.

본인의 이야기는 집안 식구들에게 알려지면 자기는 죽어버릴 것이라며 (이렇게 말하는 이분이 안쓰럽기도하고 밉기도하다) 어떻게든 이돈을 갚아야 하는데 소장님이 전화를해서 벌금을 좀 감해주십사 하는 부탁이었다.

나는 벌금 문제보다도 이분이 걱정이 되어서 그런데 혹시 상담을 해보면 어떨까요? 하고 물어보니 이 돈만 해결해 주면 그때부터 상담을 받겠단다. 그래서 나는 돈문제는 마켓측과 어떻게든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습관적인 병을 고쳐야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말을 하니 J씨는 맞는데요…… 라면서 말끝을 흐린다.

이 분은 상담을 받을테니 돈문제 부터 해결을 해달란다. 이 분이 가지고온 서류에는 S 마켓에서 $698.00을 차지하였고 코트fee가 $1495.00 그리고 나머지는 Civil fine 으로정말 $5.00 모자라는 $3.000.00이었다.

S마켓에다 전화를 걸었더니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전화번호와 담당하는 매니저의 전화번호를주었다. 매니저에게 몇 번의 전화를 걸어서 마침내 통화가되 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J씨가 말한대로 설명을 하였다. J씨는 지금 남편과 별거중이고 조그마한 음식점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하는 가게라 자기는 남편이 주는 돈만 받기 때문에 이만한 돈을 갚을수가 없는데 다시는 이런일이 없을터이니 벌금을 줄여달라고……
Hello Mr. Chad
I am a director of Washington Family Service Center. I have a client with me, she reported that she had to pay fine to your store,……… 핼로우! 챠드씨, 나는 워싱톤 한인 가정상담소 소장인데 손님이 받은 벌금이 이 손님이 낼수 없는 형편이니 조금 깍아주길 바란다고하니 매니저의 대답은 먼저 코트에서 깍아주면 자기네들도 깍아줄 수가 있단다. 코트로 전화를했다.

며칠씩 전화를 하면서 보이스 메일에 멧세지를 남긴 후에서야 코트에서 연락이 왔다. 너희 고객이 정신적인 질환이 있으면 모를까? 아니면 조금도 깍아줄 수가 없단다. 그리고 돈을 낼 수 없다면 시간당으로 계산을해서 코트에서 주문한 장소에 가서 노동을 할 수도 있고 감옥에 가는 것도 있단다.

전화를 마친 후 J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고 울면서 한숨을 쉰다. 자기는 건강이 안좋아서 일을 할 수가 없으니 payment로 내는 것으로 해달란다. 그래서 그런것은 본인이 직접 하실 수 있잖아요? 하니 자기는 가슴이 떨려서 말을 하게 되면 심장이 벌렁벌렁거린다고……

그래서 물어보았다. 물건을 그냥 가지고 나올때는 불안하지 않아요? 나의 질문에 J씨는 자기도 잘 모르겠단다. 언제부터인가.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집어오는 습관이 있는데 왜그런지? 그리고 왜 지속적으로 훔치는지? J씨에게 어릴 때의 가정생활을 물어보았다.

어머니 아버지가 J씨가 어릴 때 이혼을 하여서 의붓엄마 밑에서 구박을 받고 살았는데 환경에 비관한 아버지의 술주정으로 자기와 동생들은 밖으만 돌았고 배가 고프면 얻어먹기도 했지만 구멍가게에서 몰래 음식이나 우유 등을 훔쳐서 동생들에게도 먹이고 본인도 먹었다며 그래도 커서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자기가 조금만 불안한 마음이 되어지면 또 이런 습관이 나타나서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현재 냉전 중인 남편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니 다행이지만 알게되면 이혼하자고 할터이니 어떻게 돈을 마련해야 하느냐고 눈물을흘렸다.

그래서 J씨를 바라보면서 J씨가 진심으로 고치고 싶으면 방법이 있어요 라고 말하니 그게 뭔데요?물으며 정신이 든 듯했다. 벌금을 내지마세요. 그리고 어차피 남편하고 떨어져 있으니까 다른 가족에게는 멀리 휴가간다고 애기를 하고 감옥에 가서 일주일을 사십시요. 감옥에 가셔서 얼마나 힘이 든지, 얼마나 외로운지, 수치스러운지 느껴보십시오. 그러면 그 고통스러웠던 감옥에서의 생활 때문에 다시는 안하게 될꺼예요 라고 말하니 J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를 내면서 레지나씨, 정말 너무하군요! 하면서 화를 내었다. 나는 J씨를 가만히 쳐다보면서 그럼 어떤 방법으로 도울까요? 하고 물어보니 화가 난 얼굴로 그냥 가버렸다.

며칠 후 J씨가 다시 전화가 왔다.생각해 보았는데 자기가 살아오는 동안 지속적으로 이런 일을 반복하니 레지나씨 말씀이 옳은 것 같습니다. 라며 그런데 감옥에 갈 자신은 없고 자기를 도와주십사한다.

글쎄 내가 어떻게 이 분을 도울 수 있을까? 불안에서 해오던 습관을 고쳐야 한다. 해오던습관이 중독이 된것이다. 그래서 대답을 했다. 제가 얼마나 도울 수 있는지는…모르겠습니다만. 우리 함께 지난 이야기들을 하다보면 원인이 나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