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엄마

두여자

발라드에 있는 피자집에서 일을하고 있는 나의 고객인 A를 만나러 가던 중 (매주 사무실로와서 나를 만나야 하는데 일의 스케줄때문에 사무실까지 올 수가 없다며 부탁을 해와서) A가 일하고 있는 피자집 근처에는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가게하고는 조금 먼 곳에 차를 세우고,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중 건너편 쪽에 함께 일하는 동료J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손을 들어 눈길을 끌었더니 그제야 나를 발견한 J는 건너오지 말고 기다리란다. J는 내가 있는 곳에 와서는 허그를 하면서,

“What’s up doing here?”
“Well, I am visiting one of my client working places.”

J의 입에서는 대낮인데도 시큼한 술 냄새가 폴폴나서 나는 잠깐 뒤로 물러 서 있었다. J는 샤워도 하지 않았는지 머리는 엉크러져서 지저분하고 얼굴은 부시시하며 입고있는 옷은 아무거나 걸쳐 입었는지 영 엉망인 모습이다.

나는 J에게 ‘what are you doing here?’하고 물으니,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직장에sick call 하고 쉬다가 술을 사러 나왔다며 대답을하는 J의 손에는 맥주 한 박스가있었다.

몸이 안 좋으면 쉬어야지 어떻게 술을 먹느냐는나의 말에 ‘I know! I know!’라면서 고개를 끄떡거린다.

J는 내가 일하는 직장으로 온지 9개월이 다 되어간다. J는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중학교 카운셀러로 일을 하다가 우리 직장으로 온 참으로 재미있는 성격을 가진 청년이다.

J가 우리 직장으로 온지 한 달이 지나고, 사무실 분위기에 익숙 해 질 즈음 J는 내가 출근하기 전, 사무실에 도네이션으로 들어온 속옷 (남자팬티) XXXL싸이즈를 (homeless 고객들을 위한) 내 의자에 덮어씌어 놓기도하고, 어느 날은 내 의자 방석 밑에 weepy cushion에 공기를 채워 방석으로 덮어놓았었다. 아무생각 없이 자리에 앉던 나는 커다란 방귀소리에 무안 해 했던 기억도 있었고, 어느 날엔 죽은 거미를 내 컴퓨터 스크린에 붙여 놓아서 질색을 하게 한 일도 있었다.

항상 당하는 나도 아니기에 나역시 다른 동료와 함께 여러가지 방법으로 J를 골려주기도 하였다. 하루는 우리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라텍스 장갑10개 (무작위로 가끔씩 고객들의 가방을 뒤질 때 사용하는)를 입으로 불어서 공기를 막은 후 J의 책상위 천정에 매달아놓고, J가 앉을 때를 기다려 공기가 가득한 손가락 풍선 10개를 동시에 J의 머리로 내렸더니 J는 기절할만큼 놀래서 (하얀 고무장갑 풍선 10개가 갑자기 머리위에서 내려오니 얼마나 놀랬을까?) 자리에서 펄쩍 뛰던 일 (지금 생각해도 그 광경이 생생하게생각나 웃음이 나온다.)도 있었다.

J는 우리가 만나는 모든 고객들에게 제일 인기가 많은 카운셀러였다. 아주 선량 해 보이는 모습과 잘 생긴 얼굴에 넉넉한 성격까지 갖췄다.우리 사무실 직원들은 가끔 여러 가지 일로 사무실 근처에있는 커피집이나 와인바에서 happy our time을 위한 모임을 즐긴다. 거의 모든 직원들은 한 잔의 와인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곤하는데, 반면 J는 매번 술에 취해서 그야말로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신다.

이 날은 함께 일하다가 다른 주로 이사가는 Abby의 환송회로 모였다. 어김없이 우리는 사무실 근처에 있는 Owl이라는 와인바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우리 직원들은 거의 자리를 떠났고, Abby와 나는 Abby의 새로운 직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와중에 옆으로 눈을 돌려보니 직원들이 떠나간 자리 한 구석에J가 널부러져자고 있었다. Abby와 나는 J를 흔들며 깨워보려고 노력했었지만, 이미 곯아떨어진 J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Abby와 나는 J의 차를 그 곳에 놔둔 채 내 차로 J의 집으로 향했다. J는 내 차 안에서 속이 괴로운지 뒤척거리다가 결국에는 웩하고 토하더니 뒷 자석에 방금먹은 음식물찌꺼기로 기가 막힌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발라드에있는 J의 집에 도착 해 J를 침대에 눕힌 후, 나와 Abby는 우리의 코를 막으며 수건으로 J가 만들어 놓은 작품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며칠 후 J는 나에게 미안하다며 자그마한 쵸콜렛 한 박스를 내 책상에 갖다 놓으며 점심을 대접하길 원했다. J와 나는 사무실 근처의 타이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평소에 궁금하던 질문을 J에게 하기 시작했다.

“What’s going on your life? (무슨일이 있니?)”
“Why you are drink so much?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니?)”
“What made you to drink that heavy and knockabout many times? (무엇이 너를 그렇게 힘들게 하며 왜 항상 술을 마시면 쓰러질때까지 마셔야 되니?)”

이런 나의 질문에 J는 고개를 수그리고 한 동안 아무 얘기도 하지않다가 재차 묻는 나의 질문에,

“Regina, do you really want to know what’s going on in my life? (레지나, 진짜로 내 인생에 무슨일이 있는지 알고 싶은거야?)”
“Of course! But if you don’t feel comfortable you don’t have to explain to me.”

이미 음식은 우리 앞에 놓여있은지 한 참이 지났고, 음식들은 식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J는 이야기를하기 시작했다.

“Regina, I have a two real mother. (나에게는 두명의 엄마가 있어.)”
“What? (뭐라고?)”
“I have a two Biological mother. (나에게는 나하고 피가 같은 두명의 엄마가 있다고.)”
“How could that happened?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지?)”
“There is no way you or any one can’t have a two biological mother at all. (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어떻게 두 명의 친 엄마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이지?)”

J는 눈을 지긋이 감더니, 설명하기 시작한다.

자기 엄마와 아버지가 결혼 생활을 한 지가 20년이 될 즈음, 아버지가 자기의 성 정체성 문제를 가지고 괴로워하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했다. 자기의 아버지는 000스테이트 대학에 학장으로 일을 했었던 그 자리를 그만두고 지금은 씨애틀로 내려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지금은 여자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자기도 아버지가 보고싶어서 이 곳 씨애틀로 내려와서 살게 되었지만, 아버지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여성으로서 살아가는것을 보게 된 후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 괴롭다는 이야기였다.

자기 아버지의 이름은 Ben 이었는데, 지금은 Bonnie로 부른다했다. 6피트 2인치로 체격이 건장한 아버지가 여성옷을 입고 손톱에는 매니큐어를 칠하고 여성으로서의 삶을 사는 것을 보니 자기가 너무 괴롭고 힘이들어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가서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하는J의 눈가에는 눈물이 젖어 있었으며, 듣는 나 역시도 눈물이 맺혀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었다.

“Regina, What do I call my father? Mom or dad? What do you think?”

J와 나는 아무말도 없이 식어 버린 음식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내가 J에게 대답했다.

“You can call him Bonnie. He likes people to call him Bonnie, don’t you think so?”

J는 자기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두 사람이 이혼 할 때 즈음이었으며 이미 이혼때문에 상처를 받은 J는 아버지가 성전환 수술로 여자가 되고 난 후,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너무 두렵고 싫어서 괴로울때면 더욱 더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폭음을하게 된 것이란다.

J와 나는 시켜놓은 음식에 손도 대지않고 그냥 놔둔 채 밖으로 나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밖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J는 이제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생각도 않고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나는 울고있는 J를 두 팔 벌려 안아주었다. 그리고,

“I am sorry! I am so sorry!”라 말하며,
“It is not your fault! It is not your fault! It is not your fault!”만 하염없이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