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통화의 기쁨

전화 한통화의 기쁨

매주 어렵고 힘든 분들을 만나서 그 분들의 어렵고 힘든 일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보면 어떤 날은 잠을 자지 못하고 머릿속에서 어려운 상황인 ‘ 그 사건 또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가 있다.

이번 주에도 어려운 일 때문에 마음이 쓰여서 새벽3시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가 있을까? 생각하고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5시쯤 되어 몸이 피곤하여 다시금 잠자리에 들었다. 별안간 알람소리에 정신이 들어서 벌떡 일어나보니 출근시간이 다 되어있어서 정신없이 옷을 갈아입고서는 차를 몰고 직장을 향했다. 감사한 것은 고속도로에는 차가 밀리지 않아서 직장 시간에 늦지 않고 도착할 수가 있었다.

어제 저녁에는 먼 곳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아이가 겨울방학이라 집에 와 있어서 좋아하는 녹두빈대떡을 해주고는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었었는데 아침에 샤워도 못하고 직장엘 나왔으니 온몸이 근질근질하고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여러가지로 불편하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샤워는 하고 직장엘 오는데…..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나는 직장 근처에 있는 24휘트니스로에 가서는 퀵샤워를 하고나니 정말 기분이 새로워졌다.

샤워를 하면서도 요즈음 내 마음 전체를 사로잡고 있는 이슈 때문에 계속 생각을 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해보고자 하였으나 잘 정리가 되질 않았다. 직장을 마치고 렌톤에 있는 모임장소에 갔다가 돌아오는 405 hwy는 교통체증이 너무나 심하였다. 시간이 아까운 나는 이 시간을 잘 활용하고자 아까 회의도중에 걸려왔었던 전화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열어보았다.

전화번호가 낯선 것이 아무래도 아는 분인것 같지는 않아서 다이얼을 돌린 후에 조심스럽게 “안녕하세요. 저는 레지나 채입니…” 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상대방에서는 “안녕하세요. 너무나 반가워요. 저는 타코마 유니버시티에 사는 Mrs., Kim 이라고 합니다. 저는 레지나 씨의 팬입니다. 매주 레지나 씨의 칼럼을 읽으면서 어떤 때에는 재미있어서 웃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사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고마운 생각이 든답니다.”

미세스 김은 두 아들을 두었고 두 아들은 이미 장성하여서 좋은 직장엘 다니고 있고 남편하고는 결혼한지가 35년이 되었는데 별 어려움이 없이 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에 글을 읽다가 레지나 씨하고 꼭 애기를 하고 싶었다며’ 나를 아끼는 말을 해주시는 것이다. “레지나 씨, 당신이 얼마나 귀한 일을 하시는지 아시는지요?”

큰 아들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수입이 많지 않은데도 자기 직장직원들을 위하여 겨울 코트를 사주고 또 점심값을 아껴서 homeless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 주는 귀한 마음씨를 가진 아들이란다. 미세스 김은 나에게 자기의 생활은 크게 여유롭지는 않지만 평범하지만 감사한 생활을 한다며 기회가 되면 내가 일하는 프로그램을 돕고 싶으시단다.
이번 주는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서 지쳐 있었었다. 그런데 미쎄스 김의 전화 한 통화는 나에게 정신을 차리게 해주었고 다시 힘을 얻게 하였다.

지난주에는 너무나 머리가 무거워서 머리를 두 팔로 받쳐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감기가 아니었다, 몸살도 아니었다. 그냥 너무 힘이 들었던 것 같다.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은 나에게 이런 권유를 한다.

“Regina. When you done your job, get out of area and don’t think about anything just enjoys your time.”

어려운 분들의 일이 많을 때는 나는 쬐끔 휘청거린다. 그 분들을 돕기 위해 난 사랑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냥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의 허기진 마음을 아시고 미쎄스 김이 전화를 주신 것이다. 전혀 모르는 미쎄스김이 전화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며…

내가 어릴 때에 우리 엄마는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자주 집으로 데리고와서 뜨거운 물을 데워서 씻기고 먹이고 입히며 때로는 잠까지 재워주기도 하셨다. 그런데 그 사람들 중에 우리 집에서 슬쩍 물건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었었다. 그러면 우리형제들은 그리고 주위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흉을 많이 보았다. 그러면 우리 엄마는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사람은 실수에서 배울 수가 있다. 분명히 저 사람들은 실수를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믿어준다면 그 사람들은 많이 배울 것이다..”

나는 참으로 부족한 사람이다.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해서 자격지심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열심’이다. 그 열심은 나에게 축복인 것이다. 그 열심 때문에 나는 행복해진다.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힘들어서 쩔쩔매기도 하지만 일을 해결하면서 느끼는 그 기쁨을 누가 알 수 있을까?

2012년도 역시 마찬가지의 일이 나에게 주어질 것이다
나는 세상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잘하는 일을 위해 열심으로 일을 할 것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 그리고 세상도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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