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은 16살 소년이다. 처음에 나하고 만났을때는 14살이었는데 집중력부족으로 만남이 시작되었으나 눈이 맑고 해맑은 미소를 가진 수줍은 소년이었다 .켄은 나하고 첫만남때에 잔나무가지(손바닥사이즈)를 잔뜩가지고와서 나무가지를 엮어서 바구니 만드는법(위빙)을 보이스카웃에서 배웠다며 가르쳐주며 우리의 만남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동양사람인 나에게 호기심이 생겨서 그리고 자주 만나서 상담을 하다보니 엄마같은 느낌도 있지 않았나 싶었다.한 달에 두번씩 나를 찾아오던 켄이 발걸음이 뚝 끊어진 것은 켄이 15살이 되던 해이다. 그동안 만나면서 학교생활도 이야기하고 부모의 별거로 인하여 상처받았던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면서 켄과 나는 카운셀러와 고객의 관계보다 긴밀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동안 켄은 나의 사무실까지 찾아오기가 힘이 들다며 학교 카운셀러를 만나보겠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학교 카운셀러와의 상담을 주선 해 주었다.

  가끔식 켄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잘 지내려니… 하면서 생각하고 있던차에 켄의 할머니로부터 켄이 집을 나갔다는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소식을 듣고는 무척 염려가 되어 잠을 이루기가 힘이 들었다. 노숙자들의 생활을 너무나 잘 아는나이기에…

  15살소년이 집을 나가면 어디를 가겠는가?
세상에 못된 것들이 하도 많은데 그 유혹을 어떻게 피하려고?
얼마 후 켄의 할머니는 켄이 친구들 몇몇과 씨애틀의 어느다리 밑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왔다 그래서 우리사무실에 아웃리치 카운셀러와 함께 켄을 찾아나섰다.

  마침 켄은 씨애틀 킹스트릿과 8가에 있는 다리밑에서 서너명의 친구들과 엉겨서 자는모습을 찾아내었다. 이전에 보았던 켄은 맑은 눈에 해말간 미소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의 켄은 약물복용으로 얼굴이 창백하고 초췌해 보였으며 어깨까지 늘어뜨린 머리는 몇일 째 씻지를 않았는지 냄새가 심하게 난다. 손톱에는까만 때가 끼어 있었다.

  켄을 불러서 만나자고하니 순순히 따라나선다.

  켄을 청소년 보호소로 데리고가서 샤워를 시키고 내가 준비해온옷으로 갈아입히니 어느새 말쑥한 모습으로 되었다. 나는 먼저 켄이 목욕을 하기전의 모습을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나중에 켄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진을 보여주었다

  “ 어떤모습의 네가 좋으냐고? 물론 켄은 싱긋이 웃으면서 나에게 말쑥한 모습의 사진을 가르켰다 . 몇일 전 켄의 엄마를 통해서 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켄이 집을 나가기 전 켄의 침대밑에서 마약봉투를 발견하고 심하게 꾸짖으며 다그쳤다며 속상해하던 이야기를 들은 터라 켄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켄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켄의 엄마는 어머니 아버지가동반 자살을 한가정에서 16살때부터 오빠하고 살았었다.( 두부모가 자살하기까지의 생각을 해보면 얼마나 어려워겠는지! 생각해볼수가 있다) 함께 살던 오빠는 켄의 엄마가 18살되던해에 집을 나가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한다.

  켄의 엄마는 본인의 상처( 16살 소녀앞에 부모의 정상적인 죽음도 쉬운일이 아닌데 두사람이 한꺼번에 자살을 했으니 그때부터 말문을 닫아버리고 공부만을 하였다고한다.) 로 인하여 어떻게 가정을 꾸려가야하는지 잘 몰랐으며 켄의 아빠는 평범한가정에서 자랐으나 월등한 형 밑에서 항상 좌절감을 느끼면서 살아왔고 켄의 아빠는 어릴적 다친다리로 인하여 핸디캡이었기에 자기의 핸디캡에 대한 자격지심이 엄청나서 사람들하고의 관계가 어려웠으며 켄은 아버지하고 의 좋은 기억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 아마, 어떤기억이라도 있었을터인데 아픈기억 때문에 좋은기억은 우리의 무의식 세계로 깊숙히 파묻혀 버려있는 상태이니까)

  켄하고 켄의 동생은엄마가 해주는 다양한 요리를 맛 본기억이 없어서 ( 켄의엄마는 생활에 아무런 의욕이 없었으며 음식은 아무거나 먹으면 되니까 새로운음식을 만들어본 기억이 없다)지금도 햄버거 아니면 피시 칩( Ready to eat frozen package food)만을 먹는다. 켄의 엄마아빠의 결합은 두사람이 힐링이 안된상태에서의 만남이었기에 결혼후에도 서로 대화하는법을 몰랐으며 화가 났을때에 어떻게 감정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없어서 엄마는 화가나면 쇼핑으로 자기의 화를 풀다보니 집에는 쓸데없는 물건으로 가득차있고 은행잔고에는 항상 마이너스 상태라 집안살림은 항상 쪼들렸으며 쓸데없이 사다논 집안의 물건 때문에 집안은 늘 어수선하였다. 켄의 아빠는 화가나고 감정이 생기면 화를 못 참아 무조건 집어던지니 켄이 어려서는 아빠가 무서워 일단 아빠만 보이면 숨어버려서 16살이 되기까지 아빠하고의 대화는 거의 불가능상태인것이었다.

  켄에게 가정은 어떤것이지? 라고 물었을때에 켄의 기억에는 가정이란?
“싸우는곳, 비명소리나는곳, 소화가 안 되는곳( 밥먹다가도 엄마 아빠가싸우게 되면 제대로 밥을 먹으적이 없어서 함께 모여서 밥을 먹을 기회를 서로 피하다보니 구석에서 급히 먹다가) 서로 욕하는곳, 접시들이 날라다니는 곳 이었다.

  켄에게 어떤 기대를 할수 있는가? 켄이 치료가 되려면 켄의 부모가 먼저 치료를 받아야하는것이다. 지금은 두사람이 헤어진상태이다 . 그래서 나는머리를 짜내어 연구를해본다 어디에서 부터 시작할까? 아이를 위해서라도 두사람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 그리고 슬프고 아픈과거의 기억들을 토해버리고 직면하여 상담을 통해서 새로이 태어나야하는 것이다. 무겁고 불필요한 쓰레기 같았던 기억들을 담고 살기엔 인생은 너무나 귀한것이다. 말끔히 목욕한 켄을 꼭 안아주었다(그런데 2년전보다 지금은 내 머리길이만큼 자랐다. )그리고 눈을 들여다보며 얘기를 했다.
Ken, do you know how much I love you?

  내 작은가슴의 사랑을 이 아이가 느낄수있다면그래서 그사랑때문에 아아이에게 어떤 새로운삶의 끈이 되었으면 하는바람에서…. 켄은 내눈을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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