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나무

토마토 나무

금년 여름 6월 말경 가까운 nursery 에 가서 토마토 모종4그루를 사다 집안에서 키우다가 7월쯤 날씨가 따뜻해져 앞 뜰 햇볕이 가장많이 드는곳에 심다가 옮기는중에 모종중에서도 가장 튼튼하게 생긴 토마토 나무 하나가 몸통이 뚝 부러져 버렸다. 그동안 매일 클래식음악을 틀어주고 집안에 들어오는 햇빛을 따라 다니며 키워온 정성과 사랑때문에 부러진 아기 토마토나무를 그대로 버릴수가 없었다.
이미 내게온것은 나의 책임안에 있으니 내가 최선을 다해야하니까!

그래서 어떻게 할까? 궁리를 하다가 덕 테잎으로 부러진 부분을 둘둘 싸맨 후에 받침대를 세워주며 다른 아기 토마토와 함께 심었다.

7월이 지나가고 8월이 되었지만 날씨탓인지 우리집 아기 토마토, 매운고추, 복초이, 오이 호박등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꽃이 피고 열매맺기를 기다리는 우리가족들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더니 9월초 그동안 쌀쌀한 여름날씨를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이 덤으로 주는 뜻하지않는 따사로운 햇빛 아래 토마토 꽃이 활짝 피기 시작하더니 주렁주렁 발가스름한 토마토가 가지 가지마다 열려서 탐스러운 모습이다. 시간이 되는 오후 한나절 나는 긴의자에 기대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으며 토마토하고 말을 하기도했다.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렴! 나는너를 사랑해!

신기하고 감사한것은 몸통이 부러져서 테잎으로 정성스레 싸매어주었던 토마토 에서도 열매가 주렁 주렁 열린것이다. 나는 방학이라 집에 와있는 아들아이에게 부러졌던 토마토 가지를 보여주며 Abe! ” this is miracle”이라며 또 이산교육의 순간을 놓칠새라 부러졌던 토마토를 보여주며 인생길에서 힘들땐 서로 도와야되는거야!. 이 다음 엄마가 힘들고 아프면 우리 아들이 엄마를 도와주어야해 !

지금으로 부터 23 년전 하와이 마카킬로 초등학교에서 학교 카운셀러로 일할때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차를 타려는 내 눈앞에 비둘기 한마리가 퍼득거리며 날지를 못하는것이다. 하와이엔 망구스가 많아서 내가 모른 채 그 자리를 떠나면 이 비둘기는 망구스의 밥이 될 것은 뻔한 일이라 잠깐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비둘기 한테가까이 가니 도망가려고 퍼득거리다가 그냥 쓰러져버린다. 그래서 비둘기를 살짝들어서 차안에 있는 방석에다가 내려놓으니 내눈을 빤히 쳐다보더니 그냥 머리를 날개안으로 숨겨버리며 알아서 하시오, 하는 모습이다.

집에 도착해서 거실 한 구석 커다란 박스 안에다 비둘기를 놓고 마침 함께 있던 엄마가 비둘기를 이리저리 살펴보시더니 비둘기는 어찌된 영문인지 두다리가 부러져 있었다고 하신다.

엄마는 예전의 솜씨를 발휘하여 ( 엄마는 어렵고 불쌍하고 다친이들, 집에 동냥온사람들을 보면 무엇이라도 먹이거나 채워 주셨다. 또 옷이 남루한 이들에게는 오빠들의 옷이라도 입혀보내거나 다친사람은 치료해서 보내시고는 했다. 집에 줄것이 없으시면 누룽지라도 쥐어주셨다, 언젠가 어떤 낯선이가 우리집 안마당에 있었다. 그사람한테는 더러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무릎도 다 깨어져서 피가 나기도 했다. 그리고 무쇠솥에서는 물이 끓고 있었다 . 엄마의 말씀이 시장에 서 구걸하는 걸인인데 무릎이 다쳐서 피가나니 물을 끓여서 씻긴후에 약을 발라주고 아버지의 안입는옷을 입히고 따뜻한 밥 한술 먹여서 보내야겠다는것이다. 자주 있었던일이라 우리형제들은 별로 놀래지도 않는다.)비둘기의 두다리 를 알콜로 소독하고 몇가지 약을 바른 후 먹고난 팝시클 막대기로 깁스를 만들어 비둘기 두다리에 댄후 오래된 면옷 을 잘라서 깁스로 싸매고는 비둘기의 상처에 매일 저녁 약을 바르고 비둘기에게 이야기를 하였었다.

비둘기야 빨리나으렴!
그리고는 비싼 검정콩을 사다가 먹이로 주며 돌보았다. 우리 가족들과 비둘기가 함께 있은지 3주가 지난 어느날 비둘기가 날고 싶어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 엄마와 나는 비둘기의 깁스를 풀어주니 비둘기는 방안에서 이리저리 날라다녔다. 그동안 우리가족들은 비둘기의 이름을 온가족이 공모하여” 큰딸아이가 제안하는” 큐티파이”로 지었다. 우리 온가족은 큐티파이를 정성스레 돌봤었는데 막상 비둘기가 날 수 있으니 마음이 기뻤지만 헤어짐에 섭섭했다. 우리는 방안의 문을 열어주고 비둘기에게 작별인사를 하니 비둘기는 저멀리 날라갔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정들었던 마음에 하늘을 바라보고 아쉬워하던 며칠후 저녁 왠지 귀에 익은 구구구구 구구 소리가 들려와서 우리온가족이 문밖으로 나가보니” 큐티파이”가 우리집앞 망고나무에 앉아서 반갑다는듯이 우리에게 가까이 날아왔다갔다 한다. 그로부터 비둘기는 우리가 하와이를 떠날때까지 우리집 망고나무 에서 살았었다.처음엔 혼자 있더니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엔 가족이 되는것을 보았다.

몸통이 부러졌던 토마토 나무가 제대로 살리라 생각을 못했는데 튼튼 게 자라서 주렁주렁 열매까지 열려주니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나는 어렵고 힘들고 고달퍼서 아파하는 사람들의 받침대가 되고 싶다. 아픈이들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싸매주며 그들의 받침대가 되어서 그들이 혼자 스스로 삶의 열매를 맺을때까지 함께하는 동행의 삶이 되고싶다. 인생은 긴여행길, 그여 행길에 함께 걸어가는 다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
잠시동안 머무는 인생길에서 나에게 힘이 있다면 ,나에게 능력이 있다면, 그것을 나누며 함께 걸어가는 그러한 삶이 되고싶다.

나의 친구가 내가 하는일을 함께 기뻐하고, 아파하며 보내준글이 있다.
힘들며 아플때에 그리고 지쳐서 주저앉아 있을때에 이글을 읽으며 새로이 힘을 얻는다.
받침대 같은친구 에게 우정은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아름다운친구, 소중한 우정이길 바라니까요.

혼자 울고 있을 때 아무말없이 다가와 내어깨를 두드리며 “자! 힘내자!”라고 말해주는 당신은 바로 나의 친구이길 때문입니다.

함께 있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서로를 염려해주고 칭찬해주는 그런 친구, 주위에 아무도 없어도 당신이 있으면 행복해지는 친구, 자기의 만족보다는 서로의 만족에 더 즐거워하며 기뻐하는 친구, 고맙다는 말이 없어도 그 얼굴에 쓰여 있는 감사의 미소를 읽을수 있는 친구, 내가 잘못했을 때 속상해하며 미안해하는 얘기를 먼저 해주는 친구, 잠시의 기쁨이나 웃음보다는 가슴깊이 생각만 해도 편안해지는 친구, 그런친구가 있어서 행복한 하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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