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째 고거이 거기 있다냐?

“워째 고거이 거기 있다냐?


2층 프론트 데스크에서 내 자리로 전화가 왔다. 지금 waiting room 에서H할아버지가 미리 예약도 없이 레지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약속이 없었으니 그냥 돌아가시라고 하셔도 막무가내로 무조건 기다리신다니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본다.

오늘은 사무실직원들끼리 트레이닝도 있고 또 보고서를 작성해야하는 일도 밀려 있어서 아무도 만날 수가 없다고 미리 프론트 데스크에 부탁을 해온터라 미리 약속없이 오셔서 무조건 저를 만나겠다고 우기시는 이 분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그래서 전화로 할아버지에게 설명을 드리니 본인의 일이 너무 급하니 몇 시간이고 기다릴테니 아무때고 만나달라신다.

할아버지를 기다리시라고 한후 일단은 급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난후 할아버지를 뵈러 상담실로 내려갔다.

상담실에 들어서니 이 할아버지는 인근 우와지마야 마켓에서 사온 김밥을 내미신다 .

“레지나씨 일하시느라 수고가 많소잉! 이 김밥으로 말허자면 금시 만든 것으로 나가 만드는 것을 보고 사왔응께 즘심을 드시게나? “
김밥에는 반 값에 파는 스티커(하루가 지난 것으로 빨간색)가 붙여 있었다.
“할아버지 우리 이런 것 받으면 혼나요.”
“괘않아,괘않아.”
할아버지는 그로서리 백에서 주섬주섬 무엇인가를 꺼내더니 ” 레지나씨 이것좀 보쇼잉!”

할아버지가 보여주는 서류를 받아서 읽어보니 할아버지가 사시는 아파트에서 보내온 eviction notice (퇴거 명령서)이다.

편지의 내용은 할아버지가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자쿠지안에서 팬티를 빠는 것을 보고 두번째 경고를 했으나 이번에도 경고를 무시하고 팬티를 빨았으니 무조건 아파트에서 나가라는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께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자기는 결코 자쿠지 안에서 팬티를 빨은 일이 없으니 이 편지의 내용은 매니저가 한국사람인 자기를 우습게 보고 나가라는 말도 안되는소리라는 것이다.

일단은 할아버지 말씀도 일리가 있는듯해서 “그러면 제가 편지를 써드릴테니까 이 편지를 가지고가서 매니저에게 보여주십시오” 라고 말씀을 드린 후에 편지를 쓰려고 하니 ” 레지나씨 핀지에 우리 둘째 아들은 의사고 큰 아들은 그로서리가게 크게 항께 그것도 쓰더라고 잉…. “ 그리고는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 나가 지쿠지에 빤즈를 빨았으면 내 손가락에 장을 지져부러….”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진짜로 빤즈를 빨지 않으셨지요?” 거듭거듭 확인을 하니 “뭣땀시 사람을 고롷콤 못믿는다요.” 하시면서 역정을 내신다. 그리고는 할아버지가 사는 아파트 매니저인 프리실라에게 편지를 써서 할아버지께 보내드린 후에 사무실 내 자리로 올라와 프리실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 Hello, Preshila. I have a question for you? My client informed me that he received eviction notice from you. Can you explain for me?”

“할아버지가 퇴거명령서를 받은것이 이해가 안되니 설명을 좀해줄래?”

프리실라는 기가 막히다는 목소리로 아파트 주민들한테서 몇 번의 진정서가 들어 왔으 나 증거가 없어서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가 없었고 할아버지가 팬티를 빠는 것을 본 두 사람의 증인이 있어 구두로 경고를 주었으나 이번에도 또 빠셨다며 이번에도 묵인을 하면 다른 노인들에게 부당한 것임으로 직원회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니 이해해달라고… 아니면 appear를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기들이 켜논 카메라에 할아버지가 팬티를 자쿠지에서 빨고 터는 모습이 있으니 이메일로 나에게 보내준다고 했다.

다음날 사무실에 도착하자 마자프리실라가 보내온이메일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는 탕 안에서 열심으로 팬티에 비누칠을 해서 비비고 짜는 할아버지 모습의 사진 몇 장이 올라와 있었다.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려서 사무실로 오십사 하니 두 시간후 급하게 달려오신 할아버지를 내 사무실로 모시고 프리실라가 이메일로 보내온 사진 몇 장을 보여드리니 경악하신 할아버지 말씀이 “ 그랑께! 워째 내 빤즈가 고거이 거기 있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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