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메나 답답했겄어!

을메나 답답했겄어!

내가 아는 교회의 K권사님은 누구에게 무슨말을 하시던 그 분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칭찬이다 .

예전에 함께 같은 교회에 다닌적이 있는데 이 분이 옆에 있으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따듯해진다. 지금은 가끔씩 힘든 일이 생길 때 만나뵙고는 속상한 이야기들을 늘어 놓으면 가만히 들어주시고 맛있는 음식까지 챙겨 주셔서 입 맛 없어 끼니를 거르던 나도 숫가락을 들게 하는 그런 분이시다.

예전에는 나의 어머니가 함께 계셔서 마음이 상할 때 들어주시고 토닥거려 주셨으나 어머니가 한국으로 역이민 가신 뒤로는 권사님은 나에게는 좋은 멘토이고 좋은어머니 같으신 분이다. 권사님은 학교라곤 문 앞에 가본 일 밖에 없으시지만 이분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명철함은 많이 배운 그 어느 분보다도 훌륭하시다.

교회의 어떤 여자분이 지나갈때 그분의 머리 스타일이 바뀐 것을 보게 되면 K권사님은 그 분을 불러세우시면서 00씨 머리 스타일 바뀌었네? 무슨좋은 일 있는가? 하시면서 그 머리 스타일 참 보기좋다며 칭찬을 하신다.

권사님은 사람에 대한기억도 좋으시다. 저 분의 머리 스타일이 바뀐 것은 또 어떻게 아시는지!

조금있다가 H씨가다른 사람과의 대화중에 영어를 섞어 사용하시면 (이분은 가끔씩 말씀중에 영어가 섞어나오는데 미국에 오신지 얼마 안된 분중에 이분에게 몇번씩 핀잔을 준적이 있다.) 권사님은 또 이런 코멘트를 하신다. “00씨는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도 쉽게 나오니까 얼마나 좋은감! 우리는 백 년살아도 영어 한 마디 하기 쉽지않은데 영어가 저렇게 술술 나오는 것을 보니 H 씨는 굉장혀! “ 내가보기엔 별로아닌 어려운영어 아닌 것인데도….

교회 예배를 마치고 친교 시간를 위해 모두들 싸가지고 온 음식을 상위에 펴 놓으면 음식 하나하나에 칭찬을 아끼시지 않으신다.

상에 차려진 잡채를 보시더니 “이잡채는 스페셜이야! 스패셜! 어찌 이렇게 많은 재료를 예쁘게 넣고 음식을 맛나게 했누! 또 김치는 어떻구!” 마침 어느 분이 만들어온 김치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아이구! 이 김치는 예술이네 예술! “

권사님 이 예술은 아시는지?
내가 보기에도 좀 너무 익힌듯 싶어 보이는 호박전을 맛보시던 여자 집사님이 “호박전을 이렇게 익히면 어찌하누! “ 하고 불평을 하자, 권사님이 그 말을 받아서 금방 하시는 말씀이 ”이 호박전은 우리 같이 이빨이 약한 노인들에게는 최고네! 최고야!” 그리고 한마디 더 거드신다. “노인들 생각해서 이렇게 하느라 고생했구먼! “

물론 호박전을 만드신 분은 실수로 그렇게 만든 것을 나중에 말씀하셨지만 그때에는 권사님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얼마 전 오랫동안 안 보이던 00 씨가 예전하고 달라진 모습을 하고 교회에 나타났다. 이 분을 평소에 마음에 안들어 했던 00씨가 이 분에게 한 마디를 던진다 . “아이구 돈많이 쓰셨네? 어디서 했어? 그래서 안 보였구나? 나는 자연미가 좋더라.” 라면서 자기 취향까지 말을 한다. 그 애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내가 무안하고 머쓱해서 한 마디 거든다.

“요즘엔 눈과 코는 누구나가 하는데 뭘……..” 그랬더니 이 말 받은 무서운 00 씨 ”그런데 레지나 씨 하고 00 씨하고 누가 위야?”
무엇 때문에 누가 위인지 알 필요가 있나? HAPPENED TO BE WE ARE SAME AGE. 무서운 00 씨는 나를 사용해서 눈수술하고 온 00 씨를 곤란하게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이보다 젊어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것은 내가 철이 덜 들었기 대문이다. 아직도 우리 큰 아이들은 엄마를 걱정한다.
무서운 00 씨는 내가 자신의 레이더 망에 걸려들지 않자 곧이어서 계속 눈수술하고온 00씨를 향해 “눈을 크게 수술하니까 인상은 훨씬 좋아보이는데! 수술한 눈은 60대 중간에 가면 또 다시 쳐질텐데 그때 또 하느니 그때 하는게 났지!” 하면서 혼자서 결론까지 내린다.
옆에 있던 우
리는 00씨의 직탄발언에 할 말이 없어서 우물쭈물거리고 있는데 “00권사님, 아이구! 눈이 커지니까 정말 이쁘다. 그리고 눈이 시원하게 커지니까 을메나이 쁘구 잘 보이겄어? 나는 너무나 좋은디! 에전에는 을메나 답답했겄어!”

우리들은 권사님의 발언에 모두들 배꼽을 잡고 웃으며 권사님의 지혜로움에 모두가 마음이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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