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바뀔상황이 아니라면…

어차피 바뀔상황이 아니라면…


Jail 건물안에 들어서서 방문록에 싸인을 하고 육중한 철문앞에서 벨을 누르고 1분쯤있으면 그철문이 열리고 조그마한 공간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 다음문의 벨을 누르면 또다시 1분쯤의 적막감이 흐르고 두번째의 철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리면서 감옥안에 들어섭니다.
우선 3명의 무섭게 생긴 (가끔씩 혼자 질문을 해봅니다 감옥에서 일하는 쉐리프들은 왜 모두들 무섭게 생긴것일까? 그런 사람들만 골라뽑았나?) 쉐리프들이 둘러 쌓여 있는 책상앞 방문록에 또다시 싸인을 하고 기다리면 (내가 싸인을 할때 모두들 시선을 집중하고 쳐다보는 눈초리가 별로 마음이 들지않지만) 벌써부터 저를 기다리고 있는 A씨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난주에는 제가 몸살(몸이 살려달라고 데모를 해서)이 와서 이곳 jail을 방문을 할 수가 없었는데 jail 규정상 제가 이곳으로 전화가 가능하지를 않으니 그전주에 이곳을 떠나면서 다음주에도 제가 이곳을 방문줄로 알고 기다리고 있던 A 씨는 저를 보자 너무 반가워서 눈물까지 흘리며 “ 레지나 선생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 하면서 그동안의 Jail 안에서 있었던일들을 얘기를 하기 시작합니다.(마음같아서는 껴안아주고 싶지만 규정상 불가능하니..)

A씨가 속해있는 이곳 jail안에는 40여명의 여자들이 있는데 20대의 젊은 여자가 얼마전 새로 들어왔는데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곳으로 들어오게된 이유를 묻기 시작하더니 A씨에게도 무슨 연유로 이곳으로 들어오게 된것이냐고 하도 끈질기게 며칠째 묻고 늘어지는 통에 마음이 여린 A씨가 드디어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렸노라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니까 먼저 함께 있었던 낯익은 동료가 자기를 감싸며 That’s ok. you don’t have to tell us,그리고는 짖굳게 따라붙던 그여자 죄수에게 “Do you know she can’t speak English? 하면서자기를 보호해주었다는 얘기하며 지난주에 반장을 뽑았는데 레지나선생님이 어떤환경에서든지 적극적으로 일을 대하라고 해서 자기가 반장을 해보겠노라고 해서jail 내무반에서 반장을 맡아서 매번 식사때마다 자기가 쟁반도 나누어주고 식사도 떠주고 식사를 마친후에는 청소도 하니까 시간이 훨씬 빨리 지나가게 되었다고.

Jail 안의 여자들은 대부분이 술먹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거나 아니면 마약을 소지했거나 가정폭력으로 남자를 때린 여자까지….

A씨에게 절대로 본인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고 혹시라도 그여자가 또 힘들게 할 경우를 대비해서 제가 교도관에게 이야기를 해놓겠다고 이름을 달라고 하니 그여자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이야기를 하지않는다.이곳에서의 일과가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다시 11시까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야하는데 각자의 방에 돌아가면 또다시 잠자리에 드는 사람 아니면 책을 보는 사람.

그러다가 11시에 다시 모여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점심때부터 2시간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때는 social hall에 모여서 서로 살아온 얘기도 하고, 어떤 일은 어느 변호사가 일을 잘하니 좋다는 얘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답니다.

A씨에게 이번 주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차피 환경이 변할 상황이 아니라면 ‘이 환경안에서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

그래서 첫번째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을 보자’ 그리고 오늘 하루 일어날수있는것에 감사하자.

그리고 두번째 ‘내가 벌지 않았는데도 마련된 식탁에 감사해보자’

세번째 A씨가 있는 방안벽 위쪽으로 조그마한 창문이 있는데 ‘그 창문으로 비추어주는 햇살에 감사해보자’

네번째 ‘밖의 날씨는 추운데 jail은 난방걱정이 없으니 감사해보자’

다섯번째 ‘사회에서는 영어가 부족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영어쓰는 사람 뿐이니 영어를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하자’

‘때가되면 사회로 나갈수있으니 그때를 준비하면서 하루하루를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내자’
A씨를 위해 상담의 시간이었지만 위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인것을….

기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