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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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로 전화만 하던 시대가 지나갔고 치과에서도 레이져와 컴퓨터가 보철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치의학 모든 분야가 최첨단 과학시대를 맞이한것은 아니다. 아직도 모든 치과의사가 건강한 치아를 부르짖으며 유일하게 권하는 도구가 (칫)솔과 (치)실이 전부인것만 보아도 짐작할수있다.
국부마취제의 발전을 언급하기 전에 현대 치의학의 역사를 논하기란 어렵다. 독한 위스키 한 병을 마취제삼아 치료하던 치의학은 110여년전에 Novocaine이라는 국부마취제가 발명된 이후로 장족의 발전을 하게된다. 치과치료를 위해 없어선 않되는 마취제, 그러나 때로는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한다.

치과에서 치료받고 나오면 마취가 쉽게 풀리지 않아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동양인, 특히 체구가 아담하고 연약한 한국여성들은 적은양의 마취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마취가 쉽게 되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감각이 되돌아 오기까지 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혀가 말을 듣지 않아 발음은 만취 상태이고 웃을때 한쪽으로 얼굴이 찌그러지기도 일수이고 물 한잔 마실려해도 어린애처럼 턱으로 줄줄 흘려 버려 옷을 적셔버리는 모습은 누가봐도 정상인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 사람이 화장실들어 갈 때와 나올때가 다르다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깊은 마취를 원하고 치료후에는 재빨리 마취기운이 없어지길 바라는것이 아마도 대부분 환자의 마음일것이다. 환자가 움찔움찔 움직이는 상태에서는 정교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의사로써는 완벽한 마취상태가 필수이지만 실제로 치료후 자신의 마취되어 있는 무감각 상태가 단지 불쾌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꺼린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는 환자도 있다.

마취상태에서 밥을 먹기가 어려워 한 끼정도는 건너 뛴다하더라도 불편하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치료 후에 일터로 되돌아가 정상적인 업무를 소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업무에 지장이 없는 시간과 날짜를 골라 치과치료 약속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눈코 뜰새없이 빠듯한 일정을 가진 환자들에겐 ‘치료받기 좋은’시간을 일상에서 찾아내기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같은 시기엔 일에 지장이 없는 짜투리 시간을 만들기가 더욱 힘들고 분명 치과병원을 찾아 가는데 있어 걸림돌이 아닐수없다.

최근 미국에 최초로 소개된 Oraverse라는 약품이 호평을 받고 있는데에는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환자와 의사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Oraverse는 치료후 마취를 빨리 풀리게끔 도와주는 회복제(reversal agent)이다. 치료전 마취주사를 받듯이 치료후 주사로 투입되는 이 약품은 자체 실험결과 Oraverse를 투입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마취가 풀리는 시간이 두배 이상 단축된다고 한다. 투입된 마취제의 양과 마취국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시간이내에 정상적인 감각이 되돌아 온다고 한다.

모든 주사마취를 대신할순 없지만 ‘바르는 마취제’도 딥클리닝(root planning)과 같은 치료에 많이 쓰이는 추세이고 입안 전체가 마취되지 않도록 치아에만 마취를 하는 시술법도 늘어가고 있다. 치료후 불필요한 마취후유증을 감소하는 대안이 그 어느때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솔과 실이 치과에서 알파와 오메가임에 변함이 없지만 치과 마취학에 새 바람이 불고 있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