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때까지 써보자

쓸때까지 써보자

“가끔씩 피곤하면 잇몸이 붓고 아프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며칠후에는 괜찮아지고 견딜만해져요”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더라도 평소 건강할때에는 불편함을 못느끼다가 과로나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낮아지면 잠재된 만성염증이 돋아 잇몸이 부풀어오르고 치아가 흔들리고 솟아오른듯한 느낌때문에 고생스러운 생활이 반복되는 치주질환이란 병의 진행 특성상 발병초기에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문을 두드리는 모범환자를 찾아보기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반면에 치주질환의 휴지기와 활성기가 큰 통증없이 반복되다 시간이 지나며 점차 휴지기보다 활성기가 잦아지고 통증도 심해져 내원을 했을때에는 결국 발치를 면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내외과적 전신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없거나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소리없이 찾아 오는 무서운 병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작과 끝이 명백한 충치치료를 단거리 육상종목에 비교할수있다면 어려운 치료과정과 치료후 치주질환으로 주저앉은 잇몸뼈와 잇몸은 결코 원상태로 재생되지 않는 특성때문에 잇몸치료는 환자가 인내와 노력을 가지고 일생동안 완주해야하는 마라톤과 같다.

치아를 잃어버린 빈 공간을 메꾸어 채워넣는 대처방안이 브릿지 보철과 틀니가 유일하던 시절, 임플랜트시술이 대중화 되지 못했던 불과 2~30년전만 해도 최대한 치아를 살려놓고 보자는 보존치료 컨셉이 대세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금니의 성하지 못한 한 쪽 뿌리를 절단(root amputation)하여 “외발” 어금니를 만들기도 했고 아예 치아의 반쪽을 절단(hemisection)해버려 “대구치”라고 불리는 어금니를 “소구치”로 만들면서까지 치아수명의 끝자락까지 매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흔들리는 치아들을 한데 묶어 흔들리지 않는 치아에 연결해 쓰던(perio splint) 시절이 있었다.

통계적으로 시술후 치아수명이 10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이와같은 시술법들은 비교적 간편한 시술과정에 경제적인 부담이 적고 예후가 월등히 우월한 임플랜트라는 대안치료가 보편화된 현대 치과치료에서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추억속의 시술법이 되어 버렸다.

치아보존은 모든 치과치료의 윤리적 기본이 되어야하는 개념임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자칫 그 의미가 과장 확대되었을 경우엔 환자본인에게 더 큰 화근으로 되돌아 올수있다. 치주질환으로 치료예후가 좋지 못한 치아를 “쓸때까지 써보자”는 단순한 목적으로 필요한 발치를 미룬다는것은 “병들은 치아로 인해 중요한 치주골을 더 잃어버리고 난 후에야 치아를 뽑겠다”는 말과 결국 같은 의미이다. 임플랜트의 경우는 물론, 자연치아를 대신해줄 치료가 보철이 되었던 틀니이던 간에 납작하게 녹아 내려앉은 부족한 치주골 분량으로는 만족스런 그 어떤 치료결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임플랜트의 발달로 잃어버린 자연치아의 기능이 과거 그 어느때보다 원만히 대처가능한 현대치과학계의 페러다임은 치아보존에서 치주보존으로 바뀌고 있다. 발치를 피할수 없는 치아라면 제 때 발치하여 1mm의 치주골이라도 더 보존하여 그 다음 단계 치료를 기약하는 개념이라고 볼수있다.

참고 견딜만한 치아를 굳이 뽑아야 한다고 말하는 치과의사보다 “쓸때까지 써보자”라고 환자에게 사탕발림하며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치과의사가 일반 대중들에겐 더 양심적이고 훌륭한 의사라고 삐뚤게 평가될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치주보존을 내세워 신이 주신 자연치아보다 자신의 손재주를 과신하는 의사가 시대를 앞서가는 진보적인 의사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결국 학술적인 이론과 임상적인 실력의 창과 방패로 무장하고 치아보존과 치주보존 양갈래길의 옵션을 항상 열어두어 환자의 상황에 최선인 판단을 내리는 치과의사를 선택하는 어려움은 환자가 풀어야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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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공 :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원장 425-582-8923

Shaun s. Lee, DDS.
Edmonds Implant & General Dent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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