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지 그랬슈?

어제오지 그랬슈?

예전 어느 개그맨이 Tv에 나와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한 일화가 떠오른다. 충청도 어디에 행사가 있어 급히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일차선 도로에서 앞차가 길을 가로막으며 느릿느릿 주행하길래 급한 마음에 클락숀을 울리며 빨리 옆으로 비키라고 손짓발짓을 하며 한참을 뒤따라 갔다고 한다. 뒷사람의 급한마음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뭉게적 거리던 앞차 운전사는 마침네 차를 세우고 내리더니 걸쭉한 사투리로 한마디 하더란다. “아니, 그리 급했으면 어제 오지 그랬슈~?”

원형경기장에서 패배한 글래디에이터가 황제의 엄지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기다리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순간 , 또는 심폐기능을 잃어버린 중환자의 입에서 산소호흡기를 떼느냐 마느냐 의사의 최후결정을 기다리는 극적인 순간만큼 드라마틱하진 못하지만 치과의사들은 자주 극단적인 상황에서 환자의 치아를 살리느냐, 죽이느냐 결정을 내려야만하는 적잖은 스트레스가 있다. 신경치료를 통해 치아속 신경을 죽이면서까지 치아를 보존시키는 치료와 치아를 지탱시키는 치주를 재생시키는 잇몸수술이 치아를 살리려는 예다.

신경치료의 경우 치아를 살리기 위해 신경을 죽여야한다는 아이러니한 결단은 모든 치과의사가 신중에 신중을 기울이는 판단이다. 한번 죽인 신경은 영원히죽는것이기에 되돌일수없는 치료인만큼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치골과 잇몸조직을 일컫는 치주가 좋지않아 수술이 필요한 경우 또한 수십년 오랜시간동안 붕괴되어온 환자의 치주환경을 단발적인 수술로 온전하게 회생시킬수 있다는 임상적인 근거와 환자의 절대적인 관리협조 없이 섣불리 수술을 감행할수 없기에 성공적인 치료는 의사의 손끝이 아니라 상황을 판단하고 계획하는 의사의 머리에서부터 시작된다.

임플랜트 시술이 라식수술처럼 일반인에게 널리 보편화된 오늘날에도 치아의 생과사의 기로에서 치과의사로써의 딜레마는 변함이 없다. 치아를 잃어버렸을때 임플랜트가 브릿지나 틀니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는 전문지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치과의사들이지만 자연치아를 보존하며 기능을 회복시킬수있다면 그 어느 임플랜트보다 그것이 최선의 치료라는 것을 너무나 잘알고 있는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임플랜트의 성공적인 임상결과가 입증되고 예견할수있는 마당에 막바지 수명에 다달은 자연치아에게서 산소호흡기를 어느 시기에 떼어내느냐하는 딜레마는 과거어느때보다 더욱 가중되어있을뿐이다.

치아를 누구보다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치과의사들이다. 때론 환자본인보다 더욱 치아에 애정을 갇는 사람들이다. 타인의 가지런한 백옥같은 치아를 보며 그 어느 금은보화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특이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다. 때론 자신이 치료한 크라운을 환자의 입안에 넣어 놓고 가슴뿌듯한 만족감에 사진이라도 찍어 집에 가져가 식탁앞에 걸어두고 매일매일 감상하고픈 충동을 느끼기도하는 사람들이 바로 치과의사들이다.

메디컬 닥터들의 사명이 인간의 생명을 지키고 보존하는것이듯이 치과의사들은 치대생 햇병아리적부터 치아를 보존하여 기본적인 기능을 다할수있도록 치료관리하는것을 치과의사의 의무와 사명이라 교육받으며 생활한다. 그러나 치과의사도 환자에게 치아 뽑기를 권할때가 있다.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치과의사가 발치를 권할때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마련이다. 아무리 치아를 향한 짝사랑하는 마음이 무한할지라도 치료의 때를 놓쳐 소생할수없는 치아는 소실대익을 위해 희생시켜야하는 경우가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자신의 치아를 어떤 상태에서라도 무조건 보존해야한다는 이유로 의사의 강력한 권유를 귀에 담지 않는 환자들을 종종 볼수있다. 썩어 들어가는 팔,다리를 절단하면서라도 생명을 유지시키려는 외과의사의 의도와 같은 치과의사의 뜻을 이해못하는 환자의 고집에 그저 답답한 마음뿐이다

“그리 급했으면 어제 오지 그랬슈~?” 자신의 치아를 그리 소중하게 여겼다면 발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닥치지 않게 평소에 관리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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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공 :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원장 425-582-8923

Shaun s. Lee, DDS.
Edmonds Implant & General Dentistry
www.edmondsimplant.com